아동복지포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18차 아동복지포럼 라운드테이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이하 재단)은 1일 제18차 아동복지포럼 ‘코로나19, 애착손상의 위기일까? 기회일까?’를 개최했다. 재단 측은 “가족 내 부모-자녀 간의 정서적 연결고리인 ‘애착’에 주목해 애착형성의 중요성과 애착 손상의 회복방안을 논의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돌봄과 학습이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집에 한정된 생활공간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코로나 블루라는 사회적 심리정서적 문제를 가져왔으며, 가족이 시공간을 같이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자명해졌다”고 했다.

이날 애착 연구 권위자 HD행복연구소 최성애 소장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애착손상 아동청소년의 효과적인 전인 치료’ 주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문제를 ▲아동기 부정적 경험 중에 애착손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높은가 ▲애착손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치료개입이 스트레스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가 ▲애착손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부모교육, 부부상담 등이 자녀의 스트레스 감소와 회복탄력성 증가에 추가적 이득을 주는가 3가지로 정리하고 개별인터뷰, 심리검사지, HRV(심박 변이도)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 5개 반 총 88명을 대상으로 각종 검사를 실시해 스트레스지수가 15점 이상인 학생 16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16명을 실험집단(8명)과 통제집단(8명)으로 나눈 뒤 실험집단에게 스트레스 관리법 교육, 행복일기 2주간 작성, 부모교육 및 부부상담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ACE점수(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Adverse Childhood Experience:ACE)가 높고 애착손상이 있는 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위험군 집단의 ACE점수(평균 3.9)는 스트레스가 0-2점으로 낮은 집단의 ACE점수(평균 0.2)에 비해 현저히 높았으며, 인터뷰 결과 고위험군 학생의 88%가 어릴 때 주 양육자가 부모가 아니었던 반면, 스트레스가 가장 낮은 집단은 80%가 부모가 주 양육자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 고위험군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리법 교육과 2주간 행복일기 작성하기를 실천하게 한 결과 스트레스, 불안, 우울, 청소년 위기지수 감소에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를 나타냈다.

또한 고위험군 학생 중 무작위로 선정하여 부모 감정코칭 교육과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상담을 3회기 실시한 결과 실시하지 않은 비교 군에 비해 학생의 스트레스, 우울, 불안, 회복탄력성 지수에 크게 기여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애착손상의 원인인 부모와의 안정적 유대감, 신뢰감, 친밀감의 결핍이나 단절은 어릴 때일수록 회복이 빠르지만 청소년기에도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해석된다.

이날 포럼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애착손상 아동청소년의 효과적인 전인치료에 대한 제언으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애착손상은 적절한 교육과 상담을 통해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며 ▲개인, 가족, 사회, 국가 차원의 합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예방과 조기치료는 애착손상이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소시킨다 ▲애착손상 회복을 위해 아동뿐만 아니라 부부, 부모, 교사 등 다차원적인 개입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장 효과적임을 밝혔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이성희 한국아동가족복지학회장을 좌장으로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염은정 경기지부장, 서울여자고등학교 최성희 교감,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우현경 센터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오은화 교육사업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정에서의 건강한 부모-자녀 애착형성을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서 '부모교육'의 바람직한 이상과 현실에 대해 가정·보육·학교·민간기관이 다 함께 논의하는 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재단의 아동복지연구소 이필영 소장은 “애착손상으로 인해 정서적 뿌리를 안정적으로 내리지 못한 아이는 타인을 불신하고 세상의 풍파에 쉽게 흔들리며 이러한 영향은 성인기까지 인생 전반에 이어진다”며, “애착손상을 겪었더라도 부모와 아이가 정서적 유대감, 친밀감, 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얼마든지 손상을 회복하고 애착을 증진할 수 있음으로 코로나19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 오히려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60여개 국가 어린이를 돕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미국기독교아동복리회(CCF)가 전신으로 해방 직후인 1948년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