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저희가 제일 타격이 큰 것 같아
하나님은 제 생각보다 넓고 큰 분이시다
코로나 동안 사람들 진짜 안 가는 곳으로..

위러브
▲위러브의 박은총 대표.

“다사다난한 해였지만, 이제는 하나님께 이유가 있으셨겠구나 싶어요. 내실을 많이 다지는 해였던 것 같아요.”

‘시간을 뚫고’, ‘공감하시네’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위러브. 위러브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오랜 기간 준비했던 찬양 축제를 취소하고,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부를 했다. 그 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상황 가운데서도, 꾸준히 내실을 다지며 믿음의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박은총 대표는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타격이 제일 큰 것 같다”면서도 “사역자들을 돌보고 신앙적으로 단단하고 하나될 수 있도록 고민한 한 해였다”고 고백했다. 상황은 어려울지라도 신비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WELOVE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한국에 2014년도에 들어왔는데, 영상에 관한 꿈이 있었어요. 우리가 쓴 찬양으로 독특한 장소에서 리얼한 예배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요. 한국에 많은 팀들이 있지만, 정해진 곳에서 영상을 찍어왔잖아요. 힐송 유나이니트의 시온(Zion) 영상에서 카페에 둘러 앉아 찬양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고, 곡을 쓰는 친구, 촬영하는 친구, 주변 사람들을 다 모아서 처음으로 영상을 찍게 된 거죠. 그렇게 영상을 찍고 너무 좋아서 주기적으로 하면서 점점 팀으로 발전했어요.”

-WELOVE의 뜻은 무엇인가요?

“팀을 만들기 전,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깊은 곳에 나아가’ 음원을 냈었는데 녹음을 하려고 친구들을 스튜디오로 부르게 됐어요.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마음에 품고 있던 구절에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골 3:14)는 표현이 있었거든요. 영어로는 ‘사랑을 입으라’고 돼 있었는데, 스스로 저는 아직도 하나님께서 우릴 사랑해 주시는 무조건적(Unconditional)인 사랑을 못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제게 유익이 되기에 사랑하는 모습이 있지만, 사랑하고 싶다는 갈증, 나도 예수님을 닮고 싶고, 사랑과 포용, 넓음을 닮고 싶다는 마음. 스스로 결단한 이름이었던 거 같아요. ‘우린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자’, 그래서 위러브라는 단어로 만들게 됐던 거예요.”

-위러브의 팀 구성과 역할이 어떻게 되나요?

“세 팀이 그렇게 분리가 돼 있진 않은데 크게 세 팀이에요. 찬양, 곡을 쓰고 연주를 하는 친구들, 그리고 촬영 팀. 사진과 영상 쪽 친구들이 있고, 그리고 설교자 팀이 있어요. 사역 팀에 고문 목사님 한 분 계시고 그럴 수 있는데, 저희는 전도사님, 목사님들이 많거든요. M. Div졸업자만 7명이에요. 저도 장신대 졸업했고요. 교단도 다양한데, 중심을 잡아 주시는 것 같아요.”

-사역하면서 깨닫게 되는 하나님 마음이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하고 있는 것을 사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갈수록 하나님의 넓으심에 대해 더 보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고 크신 분이세요.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만, 좁은 길이라고 하지만, 저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이 너무 넓은 분이세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좁은 길이 아니란 생각이 있어요. 다 같은 이유로 하나님을 믿는 게 아니고,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다 다른 이유로 하나님을 믿게 되잖아요.

사람들을 보는 하나님의 마음, 예수님께서 성문 밖으로 나가셨다는 표현처럼 벽을 허물고 나가셔서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더 많이 생각하게 돼요. 하나님은 전 세계 모든 역사의 사람을 품으실 수 있을 만큼 넓은 분이세요. 공의의 하나님이시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넓고 거대하다고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팀 내 어려움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요?

“돈이 돌기 시작하다 보니, 저희 팀 같은 경우엔 계속 얘기가 나오는 게 ‘사업과 사역의 경계가 어디인가’에 관한 것이에요. 많은 기독교 사역 팀, 나이가 젊은 친구들은 계속 고민하는 문제일 것 같아요. 철학적으로 의미를 정리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사역을 위한 사업은 필요하다’ ‘사업이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운영에 있어 사업이 있지 돈을 벌겠다는 의도에서의 사업은 아니다’ 그리고 저희가 어떤 친구는 보수적이고, 어떤 친구는 해외에서 왔고, 정말 다양해요. 너무 다 달라요. 그래서 서로 각자의 신앙을 존중하되 팀 내에서 덕을 위해서 하지 않는 법 등을 정해 가는 과정이 있었어요.

위러브(WELOVE)
▲위러브(WELOVE) 팀이 찬양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서로 간에 오해도 많았죠. 찬양 팀이 드러나는 자리에 있는 반면 소외되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으니 서로 케어하고요, 관계적인 문제를 넘어 하나되게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아직 해결하는 가운데 있기도 하고요. 올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제들이 계속 있어 왔어요. 그렇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하나 해결하고 나면 생각도 많이 변하고, 서로 변하고 있어요.”

-특별히 코로나 시국을 어떻게 돌파하고 계세요?

“저희가 타격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위러브가 큰 수혜자라는 될 거라는 사람도 있는데, 다사다난한 해였고, 팀 내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었어요. 이때까지 문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뛰기만 했다면, 2020년은 하나님께서 멈추게 하신 해였던 거 같아요.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요. 지금은 돌아보면 이걸 작곡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만한 요소들도 있었고, 이제는 하나님께서 이유가 있으셨구나 싶어요. 더 달릴 요소는 달려가고 있지만, 내실을 어떻게 다듬을 수 있지 고민하고 대화하고 있어요. 고쳐나가는 중이에요. 사역자들을 돌보고 신앙적으로 단단하고 하나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내실을 많이 다지는 해였던 것 같아요.”

-다음 세대들의 현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저희는 교회 안의 친구들을 만나는데, 이제 그 친구들이 소수예요. 막상 저희 주변 애들을 보면 안 믿는 아이들이랑 만나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대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교회 안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위로를 준다 해도, 사실상 저희는 더 넓게 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다음 세대를 얘기하는데, 지금 교회 안에 머물게 된 사람들만 얘기하는 것 같았거든요. 이미 많이 놓치고 떠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안 믿는 친구, 떠난 친구들까지 보고 싶어요.

사실 인간적 생각, 절망적인 마음이 드는 것도 있어요. 제 눈으로 보면 희망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신앙적 눈으로 이면에서 신기한 방법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면 소망이 보이는 것 같아요. 양쪽이 다 있어요. 우리의 절망적인 상황, 쉽게 넘어질 수 있는 많은 상황이 보여요. 그런데도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계시니까, 결국 하나님의 때에 일으키시리라 믿어요.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믿음으로 한 발자국 더 걸어가야죠.

결정권이 있으신 분들이 이제 길을 열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른 목사님과 인터뷰 같은 걸 할 계기가 있었는데, 저희는 중간에 낀 입장에서 어려운 것 같아요. 윗세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어른 목사님께서 청년들이 마음을 열어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다음 세대를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임감 없는 말들이 될 것 같아서 정말 어렵게 이야기하는데요, 있는 그 상황 자체에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 내에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몰고 가시지?’ 이런 상황에 처한 친구도 있고, 상황이 충분히 이해되고, 하나님께 원망하는 친구도 있고, 별의별 친구들이 다 저희 팀 안에, 저희 주변에 다 있거든요.

모든 상황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고, 그 모든 순간도 다 사용하셔서 우리를 완성시켜 가시는 분이라는 걸 신뢰하는 것. 지금은 마음은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이성적으로 머리로 알고 모르고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음으로 느끼지 못해도, 알고 듣는 것만으로 미세한 행동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거 같아요.

근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 옆에서 들어주는 것밖에 없죠. 저희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줘야 되지만, 책임감 없는 말로 들릴까 걱정인데, 그 친구들한테 진짜 조심하게 얘기하거든요. 무책임한 말이 될 수 있어서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조금 더 실패해 보고 무너져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단단해질 수 있는 요소가 되니까요. 김태호PD님이랑 했던 말인데요. ‘모든 건 다 50:50 확률이다. 수십 수백 대 1이 아니라 내가 되느냐 안 되느냐밖에 없다’고, ‘다른 사람과 비교될 만한 삶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결정하는 삶에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독특한 너만의 삶’이라고요. 공감을 많이 했어요. 남들이 가는 나이에 대학을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스토리를 삶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넓게 바라보는 삶, 각각 개성이 있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대표님도 사실 힘든 시간을 지나오셨죠.

“제가 가장 꿈이 없던 시절이 미국에 처음 갔을 때였어요. 난 어떻게 살지? 어떻게 살아야 되지? 나이는 먹어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제게 ‘미국 대학이라도 갈 수 있었잖아?’ 할 수 있지만, 저는 학비를 벌기 위해 오히려 학교를 못 가고 일만 하는 케이스였거든요. 똑같은 수업을 계속 듣고 Fail하고, 일주일에 몇십 시간씩 일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 자체를 못 했죠. 한국을 오면 제 인생에 더 답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미국에 어떻게든 자리잡으려 2~3년을 살았는데, 그렇게 살면서 신앙적으로 무너졌었고 교회를 못 가다시피 한 일상생활이었는데, 하나님은 신기하게 그런 상황에서도 찾아오시더라고요.

전 남보다 군대에 훨씬 늦게 갔고, 빙빙 도는 것 같은, 신앙적으로 무너지고 죄도 짓고 생각 없이 사는, 그 시간이 왜 필요했는지 뜻을 부여해보려 했는데 잘 되진 않았어요. 계속 의미를 두려한 것 같아요. 과정 중일 때는 전혀 쓰임받을 거라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신앙의) 끈을 잡을 수 있던 게 영상 매체를 통함이었고, 그 기간 때문에 영상을 생각하게 됐어요. 나의 힘듦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과 공감이 가능하게 됐고, 더 많은 사람을 품게 됐고, 진짜 귀하게 쓰임받는 사람이 됐고, 다른 사람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긍정적으로 그걸 변화시키는 데 하나님의 도구가 된다는 점에서, 확실히 그 시간조차 의미가 있는 것 같긴 해요.”

-다음 해를 어떻게 계획하고 계시는가요?

“아마 더 곡을 쓰는 것에 많이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싶어요. 언제 오프라인으로 자유롭게 모일지 모르겠지만, 오프라인을 좀 준비하는 상황이에요. 코로나 기간 동안에 진짜 사람들이 안 가는 곳을 방문해보고 싶어요. 내륙, 강원도, 아이들 몇 명 있는 곳, 그런 곳을 가서 아이들이랑 찬양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도 계획하고 있고, 최근엔 여행 유튜버 중 그레쓰라는 친구랑 같이 캐럴 작업을 했어요. 내년은 어떤 구성이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예배 곡 작업을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