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메시아
ⓒ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이 오는 12월 1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182회 정기연주회 ‘헨델의 메시아’』를 개최한다. 이날 공연 실황은 ‘네이버 TV 국립합창단’ 채널을 통해 유료로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합창단이 ‘헨델의 메시아’ 공연 실황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유료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국립합창단은 바흐 ‘마태·요한 수난곡’, 브람스 ‘독일 레퀴엠’, 하이든 ‘천지창조’ 등 정통 클래식 합창곡들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그간 한국합창곡 개발 및 한국적 특성과 정감을 표출하는 창법, 해석법의 정립 등에 앞장서 왔다. 올해로 182회째를 맞는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음악사적으로 심도 있는 연구와 깊이 있고 농밀한 연주로 공연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며 메시아의 웅장함과 장엄한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세계적 명성의 소프라노 임선혜가 함께한다. 올해로 유럽 데뷔 21주년을 맞은 그녀는 윌리엄 크리스티, 파비오 비온디 등 고음악 거장들을 비롯해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등의 거장들과 함께 종횡무진 세계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소프라노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 임선혜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함께 무대에 서는 솔리스트들 또한 가히 쟁쟁하다. 부드러운 음색과 탁월한 음악성을 겸비한 테너 김세일, 정확한 음정과 안정적인 발성으로 각광받고 있는 카운터테너 정민호, 국내외 다수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김진추, 최상의 연주력을 지닌 바로크전문 연주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협연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따듯한 감동과 위로의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

국립합창단 측은 “올해 <메시아>는 짜임새 있는 음악적 형식과 특색 있는 무대장치로 기존 오라토리오와의 차별성을 더하는 것은 물론, 작년과는 또 다른 극적인 묘미를 선사한다”며 “2019년에는 제1부 <예언, 탄생> 파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나 2020년 공연은 국립합창단의 전막 암보를 토대로 수정 및 보완되어 더욱 심도 있는 한 편의 음악 드라마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인류의 구원자로 처음부터 영원까지 승리의 아이콘인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중 특별히 인간의 형상으로 세상을 구원하러 온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너그러운 자비를 부각시켜 교만과 아집에 가득 찬 인간의 모습과 대비시키며 세상의 혼돈과 무지, 인류의 연약함 등의 메시지를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작년 메시아를 현대 무용의 움직임을 위주로 풀었다면 올해는 백성, 민중의 역할을 하는 국립 합창단이 중심이 되어 각 넘버마다의 키워드를 가지고 디테일한 움직임과 시선처리 등을 통해 솔리스트, 무용수를 이끌며 극적 드라마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합창단의 독보적인 레퍼토리이자 크리스마스 시즌, 최고의 공연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 ‘메시아’는 멘델스존 ‘엘리야(Elijah)’, 하이든 ‘천지창조(The creation)’와 더불어 세계 3대 오라토리오 중 하나로 손꼽히며 수많은 오라토리오 가운데 음악 역사상 단연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기존 합창음악 장르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극적 구성을 가진 오라토리오(Oratorio)는 예배를 위해 주로 작곡되었던 칸타타(Cantata)와는 반대로, 극장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장르다. 레퀴엠 등과 같이 일반 연주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여타의 합창음악과 달리 오라토리오는 오늘날 오페라처럼 디자인을 가미한 무대 위에서 의상을 갖춰 입은 독창자들이 연기와 함께 극적인 노래들을 부르고 별도의 내레이터를 두어 극을 전개해 나간다.

‘메시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부활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구원을 주제로 다루는 동시에 모든 인류의 구세주로서 그리스도를 향한 감사와 찬양이 반영된 곡이기도 하다. 독실한 성공회 신자이자, 헨델 음악의 애호가였던 찰스 제넨스(Charles Jennens, 1700-1773)가 구약과 신약 성경 구절을 기반으로 대본을 썼고 헨델이 작곡을 의뢰받은 지 24일 만에 완성한 대작이다.

제1부 ‘예언, 탄생’, 제2부 ‘수난, 속죄’, 제3부 ‘부활, 영생’의 주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곡을 포함, 총 3부 5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프라노 ․ 알토 ․ 테너 ․ 베이스의 독창 아리아와 레치타티보 ․ 이중창 ․ 합창 등 다양한 장르의 혼성 4부 합창곡 및 관현악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나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 등의 후배 작곡가들이 점점 발전한 근대적인 관현악과 합창을 활용하여 ‘메시아’를 편곡하였는데 모차르트 버전의 ‘메시아’는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된다. 곡의 구성 또한 영국의 앤섬(Anthem, 영국 성공회의 예배식에서 쓰이는 합창음악)과 이태리의 전통 오페라, 독일 수난곡의 형태가 융합되어 오라토리오의 완성형에 가깝다.

1743년 3월, 영국 런던 왕립극장 초연 당시 국왕 조지 2세가 ‘메시아’ 전곡 중 가장 잘 알려진 2부 마지막 곡 ‘할렐루야(Hallelujah)코러스’를 듣고 매우 감동하여 기립하였다는 일화는 오늘날까지도 유명하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바흐의 오라토리오처럼 교회음악이 지니고 있는 종교적 특수성이나 한계성을 벗어나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위대한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