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고니 필리핀
▲태풍 ‘고니’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 지역의 아동과 월드비전 긴급구호활동가. ⓒ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11월 20일 ‘세계 어린이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와 아동폭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월드비전이 영국 국제개발 싱크탱크 ODI와 공동 발간한 보고서 <기후위기 관점에서 바라본 아동폭력 근절(Ending violence against children while addressing the global climate crisis)>에는 범세계적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아동폭력에 대한 밀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진행한 내용이 담겨있다.

월드비전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 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 상황 △기후 관련 분쟁 상황 △기후로 인한 실향 상황의 3가지 맥락에서 기후변화와 아동폭력의 연관성과 그것이 아동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정한 식량 공급과 자원 부족, 토지 분쟁 등은 지역사회의 불안정을 넘어 가정폭력이나 노동착취, 인신매매, 조혼 등 직·간접적인 폭력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남수단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악화된 토지분쟁 때문에 살인·성폭력·납치 등 아동폭력 및 권리 침해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며 근거를 더했다. 또한 가뭄, 홍수, 흉작 등으로 인해 생계 수단 및 수입원을 상실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양육자들은 폭력적인 훈육을 행할 가능성이 높고, 기후 변화로 인해 내전과 이주 등 인도적 위기에 놓인 아동들은 더욱 폭력적인 상황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또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아동의 역할을 강조하며 재난위험경감[1]계획 시, 아동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위험경감을 위한 유엔 회원국 간의 합의문인 센다이 프레임워크에서는 기후변화적응[2]을 포함해 재난위험경감에 기여하는 아동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가 단위의 실행에 있어 아동의 참여는 명목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응함에 있어 아동의 필요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의 참여를 통해 재난위험경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동폭력 감소·예방 및 보호 체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UN 아동 권리 협약에 명시한 아동의 생존, 발달, 참여 및 보호의 4대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월드비전은 이를 위해 사회적 변화의 매개자이자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미래 세대인 아동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능동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직접 재난위험 및 위험경감 활동을 분석하고, 보호 체계를 개선하는 등 잠재력이 키워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에 참여한 국제월드비전 타마라 투트네비츠 아동폭력근절 정책옹호 선임고문은 “기후변화를 기반으로 한 아동폭력 사태가 심화됨에 따라 당사자인 아동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발전목표에는 기후변화 경감과 아동폭력 근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2가지 목표의 연관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때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은 “세계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운동의 상징이 된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아동들이 직접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투쟁하는 시대가 왔다”며 “월드비전은 기후변화로 인한 아동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아동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고아와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