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믿는 우리 신앙인들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진리의 도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초대교회 정신을 자주 인용하면서, 설교나 비유로 말씀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초대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이상적으로 생각하기가 쉽다는 함정도 있습니다.

초대교회 역시 인간들이 모인 곳이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대부분 다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사랑하고 하나 되는 문제는 지금처럼 그 때도 무척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문화도 다르고 신분도 다르며 인종도 다른 사람들이 예수를 믿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거기에는 유대인도 있고 이방인들도 있습니다. 자유인도 있고 노예도 있으며, 종도 있고, 그 종의 주인도 있습니다. 귀족도 있고 천민도 있습니다. 당시로써는 결코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되었던 경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앙의 수준이 달랐던 그들은 저마다 자신의 학문과 지혜가 옳다는 의견 때문에 교만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웃을 멸시하며 천대하기도 했고, 다투기까지 했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같은 병을 앓거나 같은 입장이 되어 보면 그 처지를 알게 되어 이해가 빠르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사랑은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합니다. 이해는 내가 옳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고 그 입장을 수용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해는 사랑이 싹트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내는 남편의 입장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 가정에서 며느리와 시부모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처지와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커 나갈 것입니다.

이후 그것이 무르익게 되면 갈등은 사라지고, 이해의 불씨로 사랑이 곧 뜨거워지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복음의 계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모든 것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분명 사랑이 적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뼈가 시리게 사랑하지도 않지만, 사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는 교회 문턱이 닳도록 주님을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필요가 사라지게 되면 주님을 또 잠시 버립니다. 주님을 잊어버린 채, 핑계거리만 많아집니다. 날씨 탓, 건강 탓, 전염병 탓, 보기 싫은 사람 탓 등으로 주님을 외면해 버립니다.

이웃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 율법은 이방인을 내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자신들도 종살이의 서러움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지도 않고,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에게는 엄청나게 투자를 하며 정성을 쏟고 사랑스런 언어로 이야기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코로나19로 이웃 간 소통은 뜸해졌지만, 많은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몰려 여행을 즐깁니다. 부모님을 찾아뵙지도 않으면서, 자신들이 즐기는 곳으로는 기꺼이 여행을 떠납니다.

십계명에서도 다섯 번째로 인간에게 명령하신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준엄하게 명령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돌보지 않는 신앙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정작 가족은 외면하는 신앙인들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분명 이유들이 많겠지만, 우리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부터 자신의 몸과 같이 돌본다면, 외롭고 쓸쓸하게 고독사하는 노인이 이 사회에 이렇게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통해, 우리 신앙인들은 주님을 향한 굳건한 신앙을 가지길 주님께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주님께서 갚아 주신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의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사랑의 계명을 지켜내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포용력을 키워가야 하겠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내는 십자가의 승리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헛된 것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낭비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귀한 영혼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 해서, 그리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서 내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특히 나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헤아리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필요를 알아본 뒤 그들의 삶에서 신앙생활에 방해되는 일이 없도록 곁에서 지켜주며 아우를 수 있는 신앙인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한 해도 서서히 저물어 갑니다. 특히 올 한 해는 코로나19라는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병을 어떻게 치유하며 이겨나갈 것인가?’를 초점으로, 이제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신앙인들은 ‘이 세상에서 믿을 것은 오직 주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리고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권력과 영화를 누리기 위해선 상대방을 무시하고 핍박하는 사례들을 교회 안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천국을 향해 달려가는 백성들의 훼방꾼이요, 거짓 선지자들일 뿐입니다.

“네 이웃을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 하신 주님의 다정한 음성을 듣고, 박해와 차별 그리고 죄를 짓지 않는 새로운 에덴동산의 시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