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을 가진 아동이 있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 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살아가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거짓말과 거짓된 행동을 자주 하다가 결국 자신마저 속이고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이는 심각한 병리적인 인격이기에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아동, 허언증이 심한 아동, 과도하게 존재인정을 추구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작화증의 상태

리플리 증후군은 때로 작화증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작화증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허구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행태라는 점에서다.

작화증은 실제로는 없었던 일을 마치 있었던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증상이다. 이는 ‘리플리 증후군’을 현대 의학에서는 뇌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이다. 이 증상은 뇌 질환을 앓았던 환자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작화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뇌의 전두엽 중 안와전두엽 부분의 피질과 전뇌기저부의 연결 손상이 있을 때 작화증이 쉽게 일어난다고 본다.

이런 뇌의 부분이 손상되면 저장된 정보의 시간적인 순서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로 이마를 다치거나 뇌동맥류가 파열될 때도 이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거짓으로 실제의 기억을 대체하는 작화증은 넓은 의미에서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ke Korsakoff Syndrom)’으로도 불린다. 이는 기억력이 “병적으로 끊겼다 이어졌다”하는 기억력 장애, 방향상실, 무의식적인 거짓말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은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지속적이고도 장기간으로 이어진다. 평소에도 기억이 오락가락 하는 증상을 보이며, 간뇌의 시상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연구진은 베르니케 코르사코프 증후군의 원인도 간뇌의 시상이 아닌 해마 부위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신경분야 학술지 ‘뉴롤러지(Neurology)’에 논문이 실리면서 정신의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2. 존재 인정이 결여된 결과

리플리 증후군은 존재인정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증후군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높여 존재감을 가지려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주로 어린 시절 부모에 사랑을 못 받았거나, 심한 박탈감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그들에게는 부모 혹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구가 원인이 된다.

그런 이유로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가장하거나 그런 사람으로 행세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는 필경 허언증이 자리하게 된다.

이를 우리는 상상으로 꾸며서 말한다는 시각에서 ‘공상 허언증’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을 사실처럼 이야기하는 공상적인 허언증(虛言症)을 앓는 정신질환이다.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자신이 만든 허상을 진실이라 믿고, 거짓말과 거짓된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한다. 이들은 실제와 다르게 자신이 만든 허구의 세계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살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자신이 원하는 현실이 너무 달라서 상상의 세계를 가동하여 스스로 자신만의 허구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의 허구의 세계는 다른 아동들에게는 현실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거짓말로 들리는 것이다.

‘공상 허언증’이라는 표현이 최근 매체를 통해서 간간히 소개되곤 했다. 이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꽤 그럴싸하게 꾸며서 말하는 병리적인 상태이다.

공상허언증의 한 가지 가능성은 상대방을 속여서 무언가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신뢰와 진실로 친밀한 사람과 교류하는 것보다 타인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것이나 완벽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허상을 공고히 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중요하다.

3. 환상의 중간단계를 넘은 결과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환상의 중간단계를 넘은 단계로 볼 수 있다. 현실을 뛰어 넘어서는 단계의 영역이란 대개 이상(理想)의 단계, 환상(幻想)의 단계, 망상(妄想)의 단계 등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이상의 단계는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단계라면, 환상의 단계는 지나친 이상으로만 이루어진 단계이다. 나아가 망상의 단계는 도저히 있을 없는 말도 안 되는 단계이다. 정신병리학적으로는 이미 환상의 단계부터 이미 병리적인 단계로 보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리플리 증후군은 환상의 단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의 사고는 현실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은 정신의 핵 주위에는 사방팔방으로 모호한 현상들이 모여 있다.

이런 것을 조건부로 해서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이 하는 생각이나 행동이 무의미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런 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신현상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의식의 내용이 무의미하다든가 또는 최소한 마땅한 이유 없이 지배하고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의식하는 내용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벗어나고 싶지도 않다.

이런 경우 리플리 증후군이 일어나는 요인에서 내부적인 것과 외부적인 것을 구분할 수는 있다. 그들의 내면에서 오는 의식적인 내용인가, 아니면 외부에서 만들어진 체험에 대한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에 대부분의 리플리 증후군은 거의 내부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외부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릴 수도 있지만, 그것의 내부적인 작용이 더 강하게 일어난 결과로 보는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