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사랑 없는 반대만으로 성취 못해
싸우면서도 사랑의 통로 되어야 함 잊지 말자
많은 청년들 교회와 하나님 오해하는 게 현실

위장된 차별금지법 철회 위한 11월 한국교회기도회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11월 한국교회 기도회 현장. ⓒ송경호 기자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11월 한국교회 기도회가 12일 오전 광림교회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주최로 진행됐다.

이날 예배는 소강석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가 인도하고 박문수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의 대표기도, 이철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의 설교, 류정호 목사(한교총 대표회장)의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만물 위에 교회 머리로 삼으셨느니라’(엡 1:22~23)를 제목으로 설교한 이철 감독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교육, 정치, 산업, 경제, 어느 하나 교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다”며 “그런데 지금은 교회가 그 영향력을 잃었고, 비난을 받고 도전을 받고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의 권위 회복과 연합 등을 강조한 이 감독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하지만, 사랑 없는 반대만으로 이 일을 성취할 수 없다”며 “차별금지법과 싸우면서도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의 통로가 되어야 함을 잊지 않고, 믿음에 서 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철 감독 한기채 목사 김태영 목사
▲(왼쪽부터 순서대로) 설교를 맡은 이철 감독, 생명존중주일에 대해 전한 한기채 목사,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소개한 김태영 목사. ⓒ송경호 기자

이후 문수석 목사(한교총 대표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순서에서 김정석 목사(광림교회)와 조일래 목사(세기총 대표)가 각각 환영사와 인사를, 한기채 목사(기성 총회장)와 김태영 목사(한교총 대표회장, 예장 통합 직전총회장)가 각각 생명존중주일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남윤재 변호사(크레도 대표, 법무법인 산디 대표변호사)가 ‘시민운동을 교회에서’를 제목으로 특별 강연한 뒤 라승현 크레도 인턴이 PPT를 발표했다.

김정석 목사는 “교회의 생존권, 낙태 합법화, 건학 이념을 잊어가는 사학법에 관한 문제 등,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찾아가야 할 일들이 참 많다”고, 조일래 목사는 “사람과 세상을 보고 동성애가 만연돼 가는 풍조 속에 차별금지법까지 통과되면, 우리 가족과 나라의 재앙이 될 것이고 하나님께 큰 아픔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기채 목사는 “법치주의가 중요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법을 잘 만들어야 한다. 나치도 법을 만들어 유대인을 합법적으로 박해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법은 윤리적, 신앙적 양심에도 합당해야 하는데 근래 들어 추진하는 법들이 신앙, 양심에 어긋나고 도덕, 윤리에도 위배되고 전통적 가치관과 배치되고 있다”고 했다.

또 한 목사는 “생명(Live)을 거스르는 모든 것은 악(EVEIL)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생명존중주일 설교 자료를 준비했다고 밝힌 한 목사는 “출산율의 세 배를 낙태하는 현실이다. 생명의 시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을 돌보고 같이 책임을 져 나가는 것이 법제화되는 것이다. 교회가 생명주일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며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태영 목사는 “21대 국회가 들어서며 국회와 정부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내용을 보면 사학 지원은 전무하고 규제만 있다”며 “기독교 사학이 사라질 위기까지 와 있다는 점을 보고드린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예컨대 이번 개정안은 4분의 1이었던 개방 이사를 2분의 1로 확대했고, 학교장을 법인이사가 아닌 대학평의회에서 초청한 사람을 뽑게 했다. 또 교사 선발도 시, 도, 교육청이 하게 돼 있다”며 “고유 인사권과 자율성이 사라졌다. 국가가 학교를 통제하려는 매우 잘못된 법”이라고 했다.

남윤재 라승현
▲(왼쪽부터 순서대로) 남윤재 변호사와 라승현 크레도 인턴. ⓒ송경호 기자

남윤재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전면적 논의는 당분간 휴면기에 들어서고 있다. 이때 동성애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회 이슈들에 대하여 한국교회가 향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가 세상에 눈을 떠야 할 때”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현재 각 대학의 대다수 기독 동아리들은 이데올로기에 복음이 잠식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회는 전국에 점조직처럼 퍼져 있기에, 시민운동의 베이스캠프다. 기독 청년, NGO들이 서로 네트워킹해 각 전문 영역끼리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 청년이 자라남에 따라 기독청년 시민운동이 점차 자라나 한국의 문화, 경제, 정치, 법조, 의료, 등 각 영역에서 중심세력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PPT를 발표한 크레도의 인턴 라승현 청년은 “대학가는 인본주의로 세계관이 위협받고 있다. 많은 대학 청년들은 교회와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내 기독교 동아리는 한국교회의 핍박받는 성소수자를 위해 기도하기도 한다”며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흐름이 필요하다. 영성 등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시대적 문제들에 실제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차별금지법 입법 관련 청년 토론회에 갔다. 저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기독교인이자 젠더주의자였으나, 저는 크레도의 지식과 제 입장을 전했고, 토론회 이후 많은 청년들이 차별금지법은 통과돼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교회의 목소리가 충분히 세상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청년들이 사회 각 영역을 탈환할 수 있도록, 성경적 가치관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석하는 교육과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위장된 차별금지법 철회 위한 11월 한국교회기도회 릴레이 기도
▲위장된 차별금지법 철회 위한 11월 한국교회기도회에서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후 박영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총회 총회장), 안성삼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총회 총회장), 김윤석 목사(예수교대한성결교회총회 총회장), 박병화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총회 총회장), 김홍철 목사(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교단장), 김영숙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중앙총회 총회장), 홍정자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진리)총회 총회장), 김명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보수개혁)총회 총회장), 서동원 목사(서울시교회와시청협의회 대표회장), 김길수 목사(인천시기독교총연합회 대외사무총장), 왕영신 목사(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고명진 목사(미래목회포럼 대표), 전용태 장로(세계성시화운동본부 대표),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 학회장) 등이 릴레이 기도하고 김수읍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마무리 기도했다.

이들은 릴레이 기도를 통해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위정자들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유익이 되는 입법활동을 감당하도록,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도록, 나라의 미래와 민족의 번영을 위하여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를 깨닫도록,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입안되거나 제정되지 못하도록, 양극화 현상과 청년 실업 및 산업경제가 해결되도록, 모자보건법과 형법 개정안 논의 등이 잘 이뤄지도록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