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채플 의자 교회 자리 예배 목사 마이크 집회
▲한 교회 예배당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코로나19로 세상이 천지개벽을 했다

코로나19는 예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냈다.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30초 동안 손 씻기, 오프라인의 급감과 온라인 급증, 여행업 중단, 국가의 힘이 강대해짐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코로나19 전까지는 마스크를 써본 적 없다. 이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기차 등)을 이용할 수 없다. 대중교통이나 공동시설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파파라치에게 촬영되면 1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촬영자에게는포상금 3만원이 주어진다.

코로나19로 온라인이 일상이 되었다. 직장인들도 근무를 재택이나 원격으로 한다. 회의 미팅은 사라지고 노트북을 통해 원격으로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청춘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온라인 결혼, 심지어는 외출도 2부제로 하고 있다.

시장 경제는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 소상공인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이 있다. 한때 10개 가까이 식당을 오픈하며 이태원에 ‘홍석천 로드’를 만들기도 했던 방송인 홍석천의 이태원 모든 식당들의 운영 종료다. 그는 이태원에서 18년 동안 터줏대감이었다. 과거 하루 매출이 1000만 원에서 코로나19 이후 3만5000원으로 떨어져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월세 950만 원을 감당하기 어려워 마지막 가게까지 폐업 절차를 밟았다.

방송인 홍석천의 이태원 가게뿐 아니다. 2020년 8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47만 영업장이 15일간 문을 닫게 되었다. 학원, 헬스장, PC방, 노래방 등은 사실상 영업이 전면 중단되었다. 식당, 카페 등은 오후 9시에 문을 닫아야 했다.

프랜차이즈도 문을 닫는 가게들이 3배나 급증했다. 대형 쇼핑몰조차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상인들은 위약금을 물어주어도 폐업을 하고자 한다.

소상공인들의 폐업으로 종업원들도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필자의 단골 카페도 매출이 3분 1로 줄자 운영이 어려워져, 정직원이 사표를 냈다. 그는 다른 카페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

코로나19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 필자의 삶마저 180도 바꾸어놓았다. 카페를 편하게 가지 못한다. 매일 가던 서점도 가뭄에 콩 나듯 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바뀐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소비 트렌드도 확 바뀌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는 『트렌드 코리아 2021』을 발표했다. 소비자 트렌드만 봐도 세상은 매 년 격세지감을 느끼도록 엄청난 변화를 가져옴을 알 수 있다.

2019년, 2020년, 2021년만 비교해도 세상의 변화는 우리의 생각 이상임을 알 수 있다. 2019년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컨셉을 연출하라, 세포마켓, 요즘옛날, 뉴트로, 필환경시대,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데이터 인텔리전스.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밀레니얼 가족,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매너소비자였다.

2020년에는 트렌드의 세 가지 중요한 축으로 성장, 양면성, 세분화를 뽑았다. 주요 키워드로는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이코노미, 페어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 인간 등을 선정했다.

2021년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는 브이노믹스, 레이어드, 자본주의 키즈, 거침없이 피보팅, 롤코라이프, 오늘하루운동, N차 신상, CX 유비버스, 레이블링 게임, 휴먼터치 등이다.

이런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세상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1년에는 기존의 방향에서 속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방향이 아니라 속도가 중시된다면, 변화 속도가 느린 교회는 변화의 축에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목회자들은 코로나19에서 우리의 대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본질은 교회뿐 아니라 세상도 이야기한다. 본질만을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속도의 전쟁터에서 교회가 답이 없는 상태라는 말과 같다.

본질을 붙잡고 가야 한다. 동시에 변화의 속도에 있어서도 앞장서 가야 한다. 예전 사람들이 한국교회에 애정을 가진 것 중 하나가 세상보다 빠른 속도 때문이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Henry Alfred Kissinger)는 바뀐 상황이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코로나 끝나도 세계는 과거와 달라질 것이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인 김난도는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과거로 회기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 번 변화된 것은 과거로 회귀하기 어렵다.”

미래학자이자 목사인 최윤식도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에서 이렇게 말한다. “코로나19 행동 수칙이 전체 인류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이런 말들이 맞다면 이젠 바뀐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최윤식의 말대로 어떤 것들은 리턴 현상도 일어날 것이다. 그는 “상당한 것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간다”고 했다. 즉 ‘리턴 현상’이다.

어떤 것들은 리턴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된 것들은 그대로 지속될 것이다. 그래서 김난도는 지금의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거기에 충실하게 대응해 스스로를 바꿔나가는 것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대응이라고 말한다.

교회는 시대를 읽어야 한다

교회도 달라진 세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대면 예배가 금지되고 비대면 예배로 인해 온라인으로 드리게 된 것이다.

목회에서도 심방, 행정 등에서 설교와 교인과의 관계, 소그룹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이런 변화에 대해 목회자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슬기로운 적응을 해야 한다. 적응한 뒤 각 교회에 맞게 준비한 뒤 목회해야 한다.

교회는 10년 동안 150만 명이란 엄청난 수의 교인 수가 줄었다. 도적같이 온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숫자가 줄어들 것이다. 교인 수가 줄어들자 재정이 급감하고 있다. 교인의 급감과 재정의 급감으로 각 교회마다 목회자 수를 줄임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나는 10년 전부터 ‘몸의 목회’에서 ‘머리의 목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외쳤다. 이젠 머리로 목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교회의 크기도 교인 수에서 설교 조회 수로 바뀌었다. 열정적인 목회에서 남다른 콘텐츠가 있느냐로 바뀌었다.

김난도는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롤코 라이프’를 이야기 한다.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Z세대는 갑자기 뜬 챌린지에 너도나도 몰려든다. 그들은 특이한 것에 반응하며, 색다름을 즐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유행이 식어버리면, 더 재미난 새 유행을 찾아 나선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삶을 살아간다는 말이다.

코로나19는 교회에서 Z세대는 물론, 아이들도 급감케 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Z세대와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하는가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특성을 진지하게 관찰한 뒤 맞춤 목회를 해야 한다.

예전에는 이번 주 설교를 들은 교인이 다음 주에도 왔다. 이젠 그들이 다음 주에는 교회에 오지 않을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 모든 설교가 공개된 작금의 유튜브 시대는 어른도 자신이 좋아하는 설교와 교회 등으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교회 기능을 ‘설교’로 축소시켰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목회가 ‘사역 중심’에서 ‘설교 중심’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목회 프로그램 중심’에서 ‘교회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교회는 10년 간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가, 코로나19가 도적같이 오자 허둥대고 있을 뿐이다.

교회는 지나간 목회 방식인 하드웨어 중심의 목회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대형교회에 시사하는 것은, 교회 건물이 소위 깡통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작은 교회들이 힘들어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볼 때, 대형교회들이 더 어렵다. 이는 시대의 흐름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예배가 전환되자, 교회는 가분수처럼 설교 비중이 마치 전체처럼 되었다. 10년 전부터 외쳤지만, 급작스럽게 이런 상황이 전개되었기에 목회자는 사역 방향을 재정의해야 한다.

목회는 설교, 교육, 양육, 심방, 행정 등 수많은 것을 포함한다. 그러나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목회자들은 장례식도 마음껏 집례를 할 수 없다. 이제 축소된 사역 가운데, 설교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설교에 올인해야 한다.

설교 중시는 ‘독서 중시’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설교가 중요하다면, 이젠 더욱 독서를 통한 설교 콘텐츠 계발에 진력해야 한다. 설교자가 진력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말씀 묵상, 독서, 기도다. 그 중 독서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젠 설교자에게 독서는 삶의 일부가 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독서에 매진하고 있다. 많은 회원들이 매일 책을 한 권씩 읽으려 한다. 그들은 아침에는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한 뒤, 나머지 시간에는 독서에 매진하고 있다. 대면 사역 축소로, 하루에 책 한 권을 읽을 시간이 충분해졌기 때문이다.

필자도 더욱더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 시대에 맞춰, 독서에 관한 책인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와 『언택트와 교회』를 썼다.

코로나19는 설교자나 그리스도인들이 ‘독서꽝’을 탈출할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독서광’으로 살아갈 습관을 들이는 데 최적의 기회다.

설교자는 독서해야 한다. 독서의 뒷받침 없이 설교하면, 청중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지금은 한국교회에 있어 위기다. 동시에 기회다. 이때를 기점으로 위기로 전락하느냐, 기회를 만들어내느냐는 독서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기회를 독서하는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는 습관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시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얼굴을 바꿔놓듯이, 습관은 인생의 얼굴을 점차적으로 바꿔놓는다.”

습관은 설교자의 얼굴을 바꿔놓는다. 나아가 독서는 설교자의 목회를 바꿔놓는다. 그러므로 독서를 통해 목회의 패러다임을 시대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