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김대중
▲바이든의 서신과 김대중의 답신(왼쪽부터). ⓒ김대중도서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력 후보가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주고받은 편지 2점을 11월 9일 최초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1983년 9월 30일 바이든이 김대중에 보낸 편지와 1984년 2월 27일 김대중이 바이든에게 보낸 답신으로, 1983년 9월 30일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이 김대중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바이든은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김대중의 견해에 관심이 있고, 향후 관련 논의를 이어가자는 뜻을 나타냈다.

김대중은 2차 미국 망명 투쟁 당시(1982. 12-1985. 2) 다수의 상하원 의원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민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당시 김대중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한 상원의원 중에는 미국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조 바이든 등이 있었다. 이때부터 바이든과 김대중은 친분을 쌓았고, 바이든은 김대중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으며,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기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현재 김대중 대통령은 서거했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오랜 기간 긴밀한 인연을 맺었던 바이든 의원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향후 대미 외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이와 같은 사실을 참조하는 것은 한국 국익 실현에 있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 망명 기간 중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 민주화와 미국 대외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문과 기고문을 동봉한 편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했다고 한다. 바이든 의원의 이 편지는 앞서 보낸 김 전 대통령의 편지에 대한 답신이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 여부 등을 검토해 밀접하게 접촉해야 할 대상을 구분했는데, 바이든은 중요한 대화 상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김대중도서관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1984년 2월 27일 김대중이 바이든에게 보낸 편지에서 알 수 있다. 이 편지는 바이든에게 개별적으로 보낸 것이고, 당시 ‘긴급 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회의를 제안하고 있다.

편지에서 김대중은 1984년 2월 25일 전두환 정권의 202명에 대한 해금조치는 기만적인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 조치에 대해 즉각적인 환영성명을 내놓았지만, 김대중은 전두환 정권이 핵심 주요 인사들에 대한 해금을 하지 않은 채 대외 선전 목적에서 단행한 기만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김대중은 한국의 현실에 절망하는 많은 국민이 미국을 비판하고 있고 일부는 반미주의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긴급 현안’으로 규정했다.

도서관 측은 “공개 사료를 통해 1980년대 초반 김대중이 미국 망명 투쟁을 할 때 바이든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둘의 친밀한 관계는 당시 만났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고, 바이든이 자서전에서 ‘김대중을 존경한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이 사료를 통해 미국 망명 당시 김대중의 활동 내용을 알 수 있고, 레이건 행정부와 달리 한국의 독재를 비판하고 민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미국 의회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