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제공
복음주의자 마틴 휘톡(Martyn Whittock) 목사는 최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복음주의자들은 계속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했다.

신앙과 정치 간 상호 작용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휘톡 목사는 지난 1월과 6월 영국과 미국에서 ‘트럼프와 청교도: 복음주의적 종교 우파는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켰나’(Trump and the Puritans: How the Evangelical Religious Right Put Donald Trump in the White House, 제임스 로버츠 공저)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칼럼에서 휘톡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는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며 이 같은 현상이 분열된 사회와 우익 정치 및 기독교 원리가 혼합된, 교회의 현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휘튼 목사의 칼럼 전문.

이번 미국 대선은 심하게 분열된, 치열한 경쟁이었다. 마침내 바이든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를 확보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과에 도전하고 있다. 소송은 극도로 양극화된 국가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는 승자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트럼프가 미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초여름 트럼프의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인종적 혼란이 미국을 뒤흔들면서, 이 지지는 약간 흔들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대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2016년 미국 대선 때는 복음주의자들 중 81%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월 대선의 경우, 에디슨 리서치가 전국 선거 여론조사를 위해 실시한 출구조사의 예비 추정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76%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의 보트캐스트(Vote Cas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수치는 78%로 약간 더 높았다.

이 같은 지지는 여름부터 구축돼 왔다. 10월 초 퓨리서치센터와 워싱턴포트/ABC 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에 대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는 78%에 이르렀다. 대선 전 주말까지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FRC)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보수 기독교인으로 분류된 이들 가운데 96%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지지는 91%였다). 이 단체는 유권자의 1/10에 불과한 수이지만, 복음주의 공동체의 핵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특정 그룹의 높은 투표율은 그들의 실제 무게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복음주의자들과 우익 정치를 엮은 구조적 패턴의 최신의 표현일 뿐이다. 미국이 극도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미래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라. 그러나 그가 이처럼 헌신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수적 대법관 지명(현 낙태법 폐지 가능성 포함), 총기 사용 권리 지지, 과학 경시, 이스라엘을 향한 특정 형태의 정치적 지원, 미국 민족주의 , 봉쇄령보다 경제 회복 약속, 복음주의 공동체를 향한 뚜렷한 호소 등이 그의 개인적 행동, 코로나19 사망률, 인종 간 불의, 기후 변화 위기, 국제적 의무에 대한 경시, 심지어 복음주의자들에 대한 사적인 조롱보다 훨씬 더 컸다. 후자의 문제들은 다른 영역에서 성공하기 위해 경시되었다. 최악의 경우, 그들은 많은 미국 복음주의자들에게 거의 관심이 없었다.

많은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정치적 발전을 사건에 대한 신성한 지지의 표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은 현상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트럼프가 과거에 이룬 성공은 하나님께서 (그를) 인정하신다는 증거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세상의 타락한 본성을 강조하려는 다른 복음주의자들에게, 트럼프 현상은 분열된 사회와 우익 정치와 기독교 원리가 혼합된 교회의 한 부분을 거울같이 비추고 있다.

트럼프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이다. 트럼프를 이끌어 온, 그리고 더욱 악화된 미국의 깊은 양극화는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하고 골치 아픈 유산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특정한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 뛸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같은 문제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시킬 것인지도 트럼프 통치의 문제적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