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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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후 아내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32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1~2년씩 교회를 거쳐간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도 달라진 사람이 있을까요? 아내의 대답은 “한 명도 없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면 본질(삶)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신앙인들은 달라지지 않을까? 무엇이 문제일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대답은 “구속의 은혜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옛 사람과 새 사람이 무엇인지 그 근본을 잘 모르기 때문이겠죠! 천국과 지옥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내의 말을 듣고 주변에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을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많은 목사님들 중 한 두 분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목사님들의 모습은 과거나 현재나 별로 달라진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삶의 열매를 보면 그 사람의 신앙의 수준과 믿음의 수준을 알 수가 있습니다.
제가 15년 동안 강단에서 설교한 횟수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공식 설교만 5,500번 이상이었습니다. 그 많은 설교 중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말)가 “사랑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내와 자녀에게 목사로서 사랑의 본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신이 강단에서 설교할 때 많은 은혜도 받았지만, 때로는 말만 하지 말고 당신이나 잘하세요.”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수십, 수백, 수천 번 설교를 듣고도, 신학과 성경공부를 하고도, 은사는 물론 각종 은혜를 체험하고도, 새벽기도는 물론 금식 기도와 철야기도를 하면서 왜 사람이 달라지지 않을까? 저에게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주일날 어느 집사님께서 이런 은혜 나눔을 하였습니다. “목사님 설교에 눈물 콧물로 많은 은혜를 받고, 집으로 돌아갈 때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고 지나가면 깜짝 놀라 은혜 받은 말씀을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스리랑카에 어느 사모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쪽 귀로 말씀이 들어와 나갈 때는 바람처럼 사라지게 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목사의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한 사람도 변화시킬 수 없는 무능한 목사입니다.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6개월 이상 고민하며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 천지가 개벽되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이 말씀 때문에 몇 날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날을 뒤돌아보니까? 많은 설교와 성경공부는 했지만 내가 전한 말씀대로 내가 먼저 실천하며 살지 못했습니다.
그 후 주일날 성도들에게 광고를 했습니다. “오늘이 저와 마지막으로 드리는 송별예배입니다. 그동안 목사로서 본이 되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일부터는 다른 교회로 모두 출석하시길 바랍니다.” 그 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아내와 아들을 붙들고 2년간 목회를 했습니다. 저는 그 2년이 평생에 제일 행복한 목회였습니다. 매 주일마다 가족이 눈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가 달라지지 시작했습니다. 내 묘비에 “나를 본받으라”는 말로 내 생애를 마감할 수 없다면 나는 실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묵상을 하다가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또 우리로 본을 삼은 것 같이 그대로 행하는 자들을 보이라(빌 3:17)”란 말씀이 레마가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과 눈으로 성경을 볼 때마다 그동안 불행했던 모든 것이 내 책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명품 설교를 해도, 그 설교가 명품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먼저 명품 삶과 명품인격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었던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먼저 변하기 시작하면서 가정은 점점 천국으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아내는 물론 아들과 며느리 이 땅에서 이렇게 행복한 가정이 있을까 할 정도로 온 가족이 천국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개척 후 15년 동안 가난은 물론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도 저도 온 식구가 신용불량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쌓을 곳 없는 복을 주시고 있습니다.
2019년도에 32년간 봉직한 목회를 조기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 사도 바울처럼 귀한 사역을 하나님께서 맡겨 주셨습니다. 목사들끼리 하는 말이 있습니다. “목회는 하루하루가 목 매달린 사역이다.” 저 역시도 그런 목회를 15년 동안 해보았습니다.
어느 날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손에 말굽자석을 주셨습니다. 끈으로 자석을 묶어 땅에다 놓고 끌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자석을 들어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이 붙어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쇳가루가 붙어있습니다. “앞으로 너에게 불필요한 모든 것들은 다 끊어지게 할 것이며, 너에게 필요한 복을 주겠다.” 그 후 모든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한 사역과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축복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