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을 가진 아동이 있다. 실제와 다르게 말하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자신의 행동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편이다.

아동은 어느 정도 꾀병적 특성이 있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조금 심한 정도에 해당한다. 이런 현상이나 행동은 이중적 특성을 갖고 있기에,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관심을 끌고자 하는 아동, 허위성이 심한 아동, 잠재적인 우울증상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애정결핍 상태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애정결핍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이들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의 허약함을 감추고 있는 편이다. 내면의 허약함을 정상적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포장하면서,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동들은 주로 아동기 과보호로 자립능력이 떨어지는 아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황회피를 위해, 또는 아동기의 정신적 상처로 타인의 관심을 끄는 것에 집착하는 아동에게서 나타난다. 실제적 증상은 없어도 병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이른바 병원, 의사 쇼핑을 하는 증상이다.

뮌하우젠 증상을 가진 아동은 증상이나 병원검사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런 지식은 의료계통에서 일하면서 얻기도 하여 실제 환자 중에서 의료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런 아동은 과거력을 숨기고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검사가 정상으로 나오거나 시험적 개복술이 시행되고 나서야 환자의 주장이 허위임을 알게 된다. 또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도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자녀나 주변인이 아무런 병 없이 건강한데도 병이 있다고 하며, 병원이나 의사를 찾아가 가짜 증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2. 정서가 결여된 상태

정서의 결여는 자꾸만 허탈감을 경험하게 만들어 무엇인가로 채우고자 하는 심리적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또래와의 관계에서 대체로 소극적이며 자신감 부족과 사회적 위축 등의 태도를 보인다. 이는 리플리 증후군과 비슷한 현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18세기 독일 실존 인물인 뮌하우젠(Münch hausen) 남작을 모델로 한 소설집 ‘허풍선이 뮌하우젠 대공의 놀라운 모험’에서 이름을 따왔다. 모델이 된 뮌하우젠은 유쾌한 재담가였는데, 소설 속에서 엄청난 허풍이 섞인 모험담을 마치 사실처럼 늘어놓으며 사람들 관심을 끌어보려는 인물로 묘사된다.

1951년 영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애셔(Asher)가 이 소설에 착안해 실제로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해 질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자해를 하는 증상에 ‘뮌하우젠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증세를 보이는 아동은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 또는 동정심을 끌어내기 위해 아픈 척 연기를 한다. 어린 시절 과보호로 자립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타인의 관심을 끄는 것에 집착하는 아동에게서 나타난다.

3. 꾀병으로 포장하는 상태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상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현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자신이 하지 않았는데, 마치 그 일을 직접 한 것처럼 믿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심리학자 아바나 토머스(Thomas) 등은 2002년 상상이 기억을 왜곡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줬다. 연구팀은 ‘펜으로 종이에 이름 쓰기’, ‘연필 깎기’, ‘코에 숟가락 올려놓고 중심 잡기’, ‘비닐 백에 발 넣기’ 같은 54개 행동 목록을 마련한 뒤 대학생 210명을 불렀다. 학생들에게 18가지 행동은 직접 해보게 하고, 18가지는 상상만 하도록 했다. 나머지 18가지는 어떤 행동인지 말해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음 날에도 학생들을 불렀다. 이번에는 54개 행동 중 일부를 상상으로만 해보라고 했다. 연구팀은 2주 뒤 학생들을 다시 불러 54개 행동 리스트를 주면서 직접 해봤던 행동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런데 여러 학생이 실제로 그 행동을 한 적이 없으면서도 직접 해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실험은 우리의 상상이 기억을 왜곡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가 리플리 증후군이나 뮌하우젠 증후군에서처럼 새빨간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때로 우리의 기억이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내 기억이 100% 맞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화할 필요가 있다. 기억은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