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너 요한복음 1
▲Giotto di Bondone의 연작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1305-1306)’ 중 ‘The Crucifixion of Our Lord Christ’.
본문: 요한복음 1장 39절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주님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세례 요한이 두 제자들을 주님께 소개하면서 양도합니다. 영적 갈증으로 허덕이는 자신의 두 제자들을 주님께로 인도합니다.

이제 세례 요한은 제자들이 주님을 본격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아직은 갈등 상황에 있는 그들입니다. 그들에게 주님께서 “와서 보라”고 갈등을 잠재우면서 확신을 주셨습니다. 이 배경을 중심으로 ‘와서 보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직접 확인하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보라 그러므로 그들이 가서 계신 데를 보고 그 날 함께 거하니 때가 열시쯤 되었더라(39절)”.

직접 확인해 보고 마음의 갈등을 종식시키라는 뜻입니다. 세례 요한으로부터 주님을 소개받은 안드레와 요한은 주님을 새로운 지도자로 알고 따르려 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랍비여 어디 계시오니까?” 하고 주님이 거하는 장소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그들이 주님을 대단한 선생 정도로 알고 있음이 암시되고 있습니다. 그때 주님은 “와서 보라!” 하고 주님이 계신 곳을 보여주겠다고 응수하신 것입니다.

당시 랍비들은 저마다 아카데믹한 개인 연구소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서 양성된 제자들이 하나의 학파를 형성해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습니다.

우리의 옛 유림들이 그랬습니다. 유학을 신봉하는 선비들이 서원을 중심으로 하여 파벌을 조성하면서 정치 세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주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알아야 했습니다.

적어도 주님의 소속과 계보를 알고, 궁금증을 해결한 후에 따라야 했습니다. 잘못하면 출세는커녕 헛수고만 많이 하고 별볼 일 없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주님은 “누구의 말을 듣고 나를 따르려 하지 말고, 너희들이 와서 보고, 나를 직접 확인해 보라”고 응수하신 것입니다. “직접 확인하고 확신하고 따라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2. 직접 체험하라!

와서 보고 직접 체험해 보라는 말입니다. 39절은 “너희가 와서 보고, 직접 체험해 보고 난 후 나를 따라야 한다”는 권유입니다.

체험이란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고 실천해 보는 것입니다. 체험이란 구름을 잡는 것과 같은 막연한 추상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겪어 보면서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험이라고 말하던 것이 더 구체적 의미를 갖는 체험으로 말하게 됩니다. 우리는 경험보다 더 강조된 체험활동, 체험학습, 농촌체험, 체험 삶의 현장 등, 체험을 붙인 것이 익숙하게 된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확실히 체험이란 인식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주님이 안드레와 요한에게 “와서 보라”고 하신 “come and see”의 답변에는, 거처를 확인해 주시려는 이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 위엄이 들어 있는 권위에 찬 말에는 “너희가 직접 체험하라!”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주님이 머무시는 장소에 가 보았습니다. 그 장소에는 많은 책이나 각종 트로피, 기념 공로패나 표창장 하나 없는 곳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는 우승컵이나 입간판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라!”에는 “너희가 조사하고 검사해 보아라, 그리고 검증하고 확신해 보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 무엇이 있다면,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이 충만했을 장소입니다. 그들은 거기서 이제 주님에 대해 직접 체험해야 했습니다.

3. 직접 결단하라!

직접 와서 보고 결단을 내리라는 말입니다. “와서 보라!”는 말씀은 “누구의 말을 듣고 따르지 말고, 직접 와서 보고 결단을 내린 후에 따르라!”는 것입니다.

결단은 결정적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린다는 말입니다. 이 결단에는 결정이나 결심, 그리고 다짐이란 말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말을 듣고 나를 따르지 말고, 너희들이 직접 와서 보고 나서 결정하고 결심을 하라, 그리고 다짐하며 결단을 내리라는 뜻입니다.

결단은 주관적 확신이 관여해야 가능해집니다. 요한복음은 마태, 마가, 누가복음 등의 공관복음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공관복음이 주님을 객관적으로 본 기술이라면, 요한복음은 주님의 내면을 더 깊이 체험하고 기록한 해석학적 기술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주관적인 체험을 동반해서 주님이 부르시는 제자들의 내력과 경위까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관적 확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저술가인 닉 래곤(Nick Ragone)이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책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 13인이 정치 현안들을 결정해서 실행한 것들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하였습니다. 미국 번영의 기초를 닦은 토머스 제퍼슨, 아브라함 링컨, 테디 루스벨트에서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위기의 시대를 헤쳐나간 대통령 13인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습니다.

지도자의 결단은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은 아니라 해도, 우리는 생활에서 결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단을 잘 하면 그만큼 삶이 순탄해지지만, 결단을 잘못 내리면 삶이 엉키거나 꼬여서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그만큼 결단이 중요하고, 결단을 잘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주님을 따르는 일은 우리의 결연한 각오가 요구됩니다. 주님을 따르는 일은 우리의 삶을 건 결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와서 보라!”는 주님 말씀에 확신을 갖고 따르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주님의 “와서 보라”에는 “직접 확인하라!”가 들어 있습니다, “와서 보라”에는 “직접 체험하라!”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와서 보라”에는 “직접 결단하라!”가 들어 있습니다. 믿음의 확신을 갖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