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주권 고백
거룩하고 경건한 삶으로 살아내는 것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의 적극적 참여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아브라함 카이퍼 | 박태현 역 | 더함 | 132쪽 | 10,000원

“우리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유의 주재이신 그리스도께서 ‘나의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는 영역은 한 치도 없습니다(71쪽).”

‘영역주권 사상’을 가장 잘 집약한 이 문장은 1880년 10월 20일 암스테르담 새교회(De Nieuwe Kerk)에서 전했던 신설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의 개교연설에서 나왔다. ‘영역주권 사상’을 정의한 것과 같은 이 말은 오늘날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명언 반열에 올랐다.

‘세계 3대 칼빈주의 신학자’로 불리는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의 <영역주권>은 이 개교 연설을 활자화한 것이다. 다함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 <영역주권: 인간의 모든 삶에 미치는 하나님의 주권>은 박태현 교수(총신대)가 화란어(네덜란드어) 연설을 직역한 것이다.

이 책은 네덜란드의 당시 상황과 ‘개교 연설’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돼 있고 함축적 언어를 사용해 단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본문에 이어지는 번역자 박 교수의 해설을 통해 배경지식을 파악할 수 있다. 뒷부분의 해설을 먼저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세속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고백하며, 그 고백을 거룩하고 경건한 삶으로 살아내려는 적극적 요청”이라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사회생활 전반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의 적극적 참여와 행동을 요구하는 선언이었다”고 소개했다.

아브라함 카이퍼 영역주권
▲아브라함 카이퍼.
카이퍼가 설립을 주도한 자유대학교는 이 영역주권을 구현하는 장이었다. 교회 밖에서는 계몽주의와 유물론, 인본주의 사상이, 교회 안에서는 자유주의 신학이 개혁교회 전통을 파괴하고 성도들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던 그때, 개혁주의를 바탕으로 국가의 지배와 교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종합대학을 세워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었다.

그가 직접 가담했던 정치와 언론부터 경제, 사회와 문화와 예술, 교육, 스포츠 등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구현하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만유의 주권자이신 그리스도의 통치가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주장은, 코로나19로 교회를 비난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다시 새겨야 할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자유대학교를 세우기 1년 전 반혁명당을 창당한 정치인으로, 1901년 수상의 자리에까지 오르며 오늘날 크리스천 정치인들의 표상이 됐다. 뿐만 아니라 ‘더 헤라우트(De Heraut)’와 ‘더 스탄다르트(De Standaard)’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칼빈주의 강연>, <하나님께 가까이(이상 CH북스)>, <일반 은혜 1(부흥과개혁사)>, <아브라함 카이퍼의 정치 강연(새물결플러스) 등이 있다. 올해 11월 7일이 서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