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가수 에스더가 공개한 가족 사진. ⓒ에스더 공식 SNS
“아이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요. 세상이 너무 악하고 저는 보잘것없는데,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올바른 신앙, 그게 제일 위안이 돼요.”

광야의 시간을 지나 베드로의 고백으로 돌아온 가수 에스더(본명 한에스더). 그녀는 또 다른 사역지, ‘가정’이라는 곳에서 참된 ‘부모’가 되어가고 있었다. 특별히 전통적인 건강한 가정을 위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우려를 느낀 그녀는,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꺼내기 어려울 법한 주제에 대해서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었다.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해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겠어요.

“한국교회도 회개하고 저도 회개하고 깨지는 시간인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요, 처음엔 현장 예배를 못 드리고 유치원도 못 보내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 상태를 납득하고 고난을 겪으니까 자세가 달라지긴 하더라고요. 모르고 겪는 고난과 알고 겪는 고난이 정말 다른 것 같아요.

한동안 방황하면서 아이와 시간을 못 보냈는데, 이제는 이 시간을 통해 아이와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마음을 먹으니, 상황과 몸은 똑같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기분이 좋든 싫든, 감사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감사하고, 이전에는 제 의가 있었는데 지금은 승리해도 제가 또 넘어질 수 있고, 하나님을 다시 붙들고 일어나야 하는 이런 연약한 저를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정죄감과 죄책감이 덜해지고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모든 부분이 편안해졌어요.”

-아이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 마음인가… 한없이 사랑하는 게 이런 건가… 누구도 이렇게 사랑해 본 적이 없거든요. 생각해 보면 저는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저는 모성애도 없고 아이도 싫어하고 강아지도 싫어하고 오직 ‘나’밖에 없었는데, 아이를 키우는데 너무 예뻐서 미치겠어요. 아이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요. 키우면 키울수록 엄마가 되는 것 같아요. ‘세상이 너무 악하고, 환경은 안 좋아질 텐데, 나는 너무 보잘것없는데,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건 정말 올바른 신앙밖에 없겠구나.’ 그게 엄마로서 제일 위안이 되고, 제가 태어났을 때도 세상은 악했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보호하시고 부르셨다는 마음을 주시니까 하나님께 더 기도하고 맡기게 되더라고요.

에스더
▲가수 에스더. ⓒ김신의 기자
아이가 예민하고 고집이 세요. 뻔뻔하게 ‘해 달라’고 하고, 좋으라고 얘기한 건데 당당하게 ‘안 한다’고 하고. 그래서 제가 분노할 것 같으면 저쪽 방 가서 기도하고 와서 설득하고, 또 저쪽 방 기도하고 와서 설득하고 그러는데, 아이를 통해 제가 보여요. 신랑이 에스더가 두 명이라고, 아이를 보면서 화가 나는데 왜 그러는지도 알겠어요. 제 엄마가 ‘너 같은 딸 만나 보라’고 했는데, 다행히 아들이니까 덜 걱정돼요. 절 닮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해요, 그렇게 타고났는걸요. 제가 어렸을 때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했을 때 하나님 믿고 깨닫게 된 정답이, 하나님께서 절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였거든요. 제가 호세 엄마고 아이가 저랑 닮았으니까 이해해 주려고 하는데, 그러기에는 제 인격이 너무 부족하고, 그러니까 더 기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춘기가 오는 게 적그리스도가 오는 건 아닐까… 무서워요. 아이 때문에라도 기도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감당할 시험을 주시는 게 아니라 감당하게끔 해주시는 거 같아요.”

-남편분도 모태신앙인가요?

“저희 신랑은 안 믿는 사람이었는데, 저랑 결혼하면서 교회를 다니긴 했어도, 저처럼 바닥을 쳐본 사람이 아니고, 인생의 굴곡도 없고 성격도 한결같은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제가 신앙이 바닥이었을 때 신랑은 신앙이 좋아졌어요. 신랑이 저를 사랑해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계를 느낀 것 같아요.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잘해도 에스더란 사람이 변하지 않는 걸 보고 깨지면서, 하나님께 저를 맡겨드리는 시간을 겪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로 신랑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하나님께 더 나아가고 있어요. 서로 아침에 큐티하고, 제가 상태가 좀 안 좋으면 ‘기도 안 했냐’고, ‘예배드리라’고 해줘요.”

-SNS를 통해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독려하셨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저희 집안이 1남 5녀인데, 제가 어렸을 때 아들이 아닌 게 상처였어요. 그래서 남자처럼 놀았어요. 싸움질하고, 키도 커서 남자애들도 때리고 골목대장 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중을 갔을 때 인기가 많았는데, ‘내가 여자를 좋아하나?’ 이런 생각을 문득 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레즈비언 사교모임에도 간 적이 있었고,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전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랐고 잠깐의 방황이 있었지만, ‘그건 아니다’라는 게 정리가 됐어요. 여성성이 20살 넘어서 열린 것 같아요.

또 제가 과거에 이태원에서 많이 놀다 보니 주위에 게이, 트랜스젠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을 보면서 정신적인 요인이 크다는 걸 알았어요. 어린 시절의 상처와 가정 환경으로 인해 그렇게 되는 걸 보게 된 거예요. 이태원 사태로 논란이 된 수면방도 20대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 아이들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해 불쌍하고 안타깝게 생각했었죠. 자기는 여자라 생각하는데 군대에 가려니 수술을 하려는 아이랑 상담도 한 적이 있고, 그러다 보니 일반 사람보다 그 상황을 잘 알아요.

그런데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이걸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재하는 거잖아요. 납득할 수 없더라고요. 제가 조울증인 게 정상은 아니잖아요. 기준은 있어야 되잖아요. 내가 아픈 건데, 그거에 대해서 내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너 나 이해 못 해?’ 해서 그 사람들을 고소하거나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 자체가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들고, 말도 안 되는 법이란 생각이에요.

더 화가 나는 건,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우리 아이들이 겪는 환경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벌써 미국 등은 동성애적 교육이 들어가 있고 제3의 성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자료가 어마무시하게 많아요. 영국 같은 경우 자녀가 성적 취향을 선택하는 걸 부모가 반대하지 못하게 해서, 아이 때 트랜스젠더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후회해서 그걸 다시 복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잘못된 폐해가 너무 많아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법이 통과돼선 안 되는 거예요.”

-특히 아들 둔 부모들은 요즘 군대 내 성추행, 성폭행을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도 아들 엄마이기 때문에 더 분이 나더라고요. 제가 그 세계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어떤 사람들은 ‘그들도 불쌍하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 법은 인정을 넘어서 법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재하겠다는 거잖아요. 그 법이 통과된다고 게이를 안 싫어할까요? 말을 못할 뿐이죠. 그저 또 다른 자유, 표현을 억압하는 거죠.

저는 바른 시선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불안한 사춘기 아이들이 겪을 상황에서 ‘지켜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데, 사회의 법이 윤리와 도덕적 면까지 제재하고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돼요. 만약 제가 중학교 때의 그런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환경에서 자랐으면 전 100% 레즈비언이 됐을 거예요. 근데 전 그게 옳지 않다는 걸 배우는 환경이 있어서 저를 지킬 수 있었어요. 지금 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잖아요.

제 주위 대부분의 게이들이 성추행을 당해서 그렇게 된 경우가 많아요. 선청성은 사실무근하다고 과학적으로 발표됐고, 정신적 상처, 트라우마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거든요. 찾아보니까 법과 관련된 한 여자 의원분 동생이 장애우였더라고요. 동생과 같이 지내온 상처의 시간들 때문에 차별금지법에 대해 맹목적으로 통과시키려는 것 같아요. 그분한테 메일까지 보냈어요. 상처에서 비롯된 것들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개인의 문제고, 그것에 대해 이해를 받든 못 받든 사회적 윤리와 도덕적 교육에 대한 문제지, 법으로 제재하는 건 말이 안 돼요.

특별히 불안정한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엄청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니 절대 반대해요. 그래서 광화문까지 갔다 왔어요. 그런데 광화문 갔다는 것 때문에 연락이 왔어요. 제 개인정보보호는 어디 있는 거죠? 제 연락처를 어떻게 아셨느냐 했더니 통신사 통해서 알았다고 하는데, 완전 이건 공산주의 같아요. 제 돈 들여서 가족 셋 다 병원에서 검사하고, 다 음성 나왔죠. 전 우파도 좌파도 아닌데 코로나를 이용하는 것 너무 싫고, 우리만 모이는 것도 아닌데, 광화문 터지기 전에 분명 정부가 여행 가라고 쿠폰 날렸잖아요? 제가 정치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사람인데, 이번 기회에 아이를 통해서 차별금지법 진짜 적극 반대하고 나서고 있어요. 이것은 솔직히 기독교를 떠나서도 반대해요.”

-그래도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전 연예인 안 해도 돼요. 욕한다고 그러면 어쩔 수 없지만, 저도 제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미 성경에서도 핍박당할 것을 얘기하고 있어요. 적어도 우리가 해야 할 말은 해야 하는 거죠. 반대할 부분은 확실히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이것 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했는데, 지혜롭지 못하게 제 성격대로 하는 건 잘못된 부분인 걸 깨달았고, 뱀처럼 지혜롭게 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 나름대로 쓰임이 있는 건데, 기도하고 있어요.

잠이 안 올 정도로 분노가 일어났는데, 분을 갖고 욕하는 건 하나님의 뜻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분노는 잠재우고 뱀처럼 이야기하는 것, 그게 요즘 저의 숙제예요. 카톡에도 ‘지혜’라고 써놨어요. 제가 성격 자체가 모 아니면 도여서, 그런 부분에서 제 의가 강하고 교만할 수 있잖아요. 요즘 느헤미야 본문으로 한 온라인 설교를 듣는데, 원망과 시비가 있는 상황을 잘 피해서 지혜롭게 가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