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침체 원인과 청년들 탈교회 현상,
가나안 성도 원인 세속화에 전가해선 안 돼
목회후보생 급감 원인, 한국교회 자체 문제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김근수 칼빈대
▲김근수 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학회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이승구 교수) 제75회 정기 논문발표회가 ‘새로운 시대 목회 후보생 발굴과 양육’이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31일 칼빈대학교(총장 김근수 박사)에서 개최됐다.

먼저 ‘새로운 시대 목회자 후보생 발굴과 양육’을 주제로 강연한 김근수 총장은 “한국교회와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처한 경제적 지위(status), 정치적 방향성(stance), 신학적 차이(spectrum), 이 3S의 차이가 한국 사회와 교회의 관계를 유연하고 풍성하게 발전시키는 대신,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채색되며 분열과 혼란의 원인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근수 총장은 “교회 자체의 성공지상주의(success supremacism), 신앙의 사사화(privatization), 배타성(exclusivism), 전투적 근본주의(militantly fundamentalism) 성향,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등의 구조적 요인들이 젊은 세대들의 심각한 탈교회(脫敎會) 현상과 더불어 목회 지원자들의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이러한 탈교회 현상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가설로 “모든 세대는 향후 몇십 년 이내에 인간이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세속화(Secularization) 이론은 종교성의 분명한 쇠퇴를 예견하고, 과학이 발전할수록 종교에는 가장 치명적이라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복음주의는 부흥하고 있고, 세속화 가설은 ‘종교적 믿음에 대한 무지와 빈약한 추론화’에 근거하고 있다며 부정당하고 있다”며 “세속화 가설 중에는 ‘종교성(religiosity)이 정신병리학에 기초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종교적 믿음과 행위가 자존감, 생활의 만족, 주된 사회적 스트레스를 감내할 능력, 심지어 육체적 건강까지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세속화와 비교해 종교가 활력을 되찾는 이른바 ‘재신성화(resacralization)’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침체의 원인과 청년들의 탈교회 현상, ‘가나안 성도’ 발생 원인을 더 이상 세속화 가설에 전가해서는 안 되고, 목회후보생 급감 원인을 더 이상 세속화 가설에서 찾아서도 안 될 것”이라며 “이는 분명 한국교회 자체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거시경제학적 가설로 ‘수축 사회(Shrink Society)로의 진입’을 언급했다. 그는 “1997년 IMF 외환위기 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양극화(polarization)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자 대한민국은 수축 사회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며 “양극화 현상은 소득과 세대, 지역, 기업과 중소상공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김근수 총장은 “ 대한민국 사회, 승자독식(winner-take-all)의 축출(expulism)과 배제(exclusion)의 기제가 널리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사회갈등이 강해질 수밖에 없고, 사회갈등이 강해지면 총체적으로 사회적 기반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소득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역할이 미약할 때는 사회적 갈등도 증대한다. 한국사회에 만연된 이 수축 사회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교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오늘날 한국교회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수축 사회형 전투에 뛰어들면서 신뢰를 급격히 상실해 가고 있다. 오늘의 보수 개신교는 개인을 넘어 사회와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며 진정한 이웃을 섬기고, 이 땅 위에 존재하는 하나님 나라를 현시하는 본질적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축인 기독교가 본질적 역할을 방기하고, 신자유주의 경제의 특징인 제로섬(zero sum) 전투에만 열중한다면, 사회적 자본은 더욱 빠르게 고갈되고 교회의 영향력은 급격히 감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축 사회 속에서 각 교단 총회의 자세는 ①20-30대의 학력, 소득, 직업, 인맥, 문화적 역량 등 다차원적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고 절감하라 ②팽창사회에서 성공한 경험 때문에 인식과 대안을 팽창사회에서 찾으려는 것을 지양하라 ③위, 아래, 옆으로부터의 개혁을 아우르는 입체적 개혁을 지향하라 ④과거의 성공 스토리에 함몰되지 말고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집중하라 등을 제시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학회
김근수 총장은 “<기독교의 발흥> 저자인 로드니 스타크(Rodney Stark)의 ‘합리적 종교 선택 이론’에 따르면 종교시장의 경쟁 상황은 반드시 종교의 약화로 유도되지 않는다. 종교의 약화는 오히려 변화하는 환경에 종교적 제도들이 불충분하게 적응한 결과”라며 “이를 탈교회 현상에 적용해 보면, 시장에서 적절한 공급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시장을 빠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를 한국교회에 원용하면, 탈교회 현상은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발견하지 못한 신자들이 철수한 것”이라며 “이는 수평이동(switching)과 가나안 성도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시해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美 바나 그룹에서 조사한 40대 이하 청년층 세대의 탈교회화 이유를 소개했다. 이는 ①교회의 세상으로부터의 과잉 보호 ②교회의 깊이 없는 믿음 ③신앙과 과학의 대립 ④교회의 배타적 문화 등 4가지다.

이에 대해 “이 네 가지 문제점들의 중심에는 목회자의 리더십이 있다. 그들의 형식적 권위주의, 위계화된 가부장적 스타일 수직적 리더십, 목회자들의 도덕적·윤리적 추락과 근본주의적 배타성을 장착한 행태 등이 문제”라며 “결국 한국교회의 문제는 목회자들의 문제이다. 개신교 신자들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신뢰할 만하고 존경할 만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가르침을 따랐다. 이러한 양상은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한국교회 상황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그는 결론으로 한국교회 문제가 사람의 문제, 목회자의 문제인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효율적 시스템과 목회행정학적 작동기제에 주목하면서, “목회자를 ‘유기적 지식인(intellecttuale organico)’으로 양육하기 위한 11가지”를 제안했다.

①교단 내 탁월한 싱크탱크 필요 ②목회자만을 양성하는 신학대학원(M.Div.)을 만들고 목회사역 중심적 커리큘럼 개발 ③목회후보생들의 인턴십 다양화 ④목회후보생 3년 사역 중 난이도에 따라 인턴과 레지던트로 나눠 연도별 전문화 ⑤M.Div. 과정 3년 이후 장점과 특기를 살린 전공 사역(설교, 상담, 선교, 교육, 음악 등)을 이수하는 ‘Post-M.Div.’ 1년 코스 개설 ⑥전문 목회사역학 과목에 노인학과 사회노인학, 노인목회학 개설 ⑦M.Div. 3년 6학기 학비는 전액 총회에서 감당하고, 지방 학생들에게 기숙사 제공 ⑧총회에서 M.Div. 3년 6학기 동안 목회후보생들에게 기본소득 지불 ⑨Post-M.Div. 1년 특성화 전공사역에서는 현장연구와 실습 병행 ⑩여성목회자 안수 문제 준비 ⑪M.Div. 중 기독교 영성학 과정 전공필수 개설.

끝으로 “한국교회는 한창 부흥할 때 오만했고 겸손하지 못했으며, 포용하지 못했고 도리어 배타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불신자들을 상대적으로 종교에 무관심한 채 그 집단 밖에 머물게 했다”며 “그러나 역으로 만일 그들이 원하는 교회가 나타난다면, 즉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달라진다면 이들은 언제든 다시 교회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후 신원하 원장(고려신학대학원)이 ‘새로운 시대, 목회자후보생 발굴과 양육’에 대해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