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죽고 싶었지만, 매일 큐티를 하면서
‘광야’라는 시간 주시는 이유 보게 됐어요
하나님의 사람, 그 답 없는 시간 누구나..

에스더 미제이
▲미제이 워십을 이끌었던 가수 에스더. ⓒ크투 DB

“자괴감과 상실감 속에 찾아오신 주님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셨을 때 ‘주님이 아십니다’라고 고백했던 베드로… 그 고백이 고스란히 나의 고백으로 불렸습니다.”

베드로, 그는 주님의 수제자였지만 십자가 앞에서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그를 다시 찾아오셔서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주셨다. 여기 베드로의 그 고백을 하는 또 한 사람이 있다. 가수 에스더(본명 한에스더). 그녀는 주님을 만나고 이전과 180도 달라져 많은 사역을 했지만, 무너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전에 내려놓지 못했던 자신의 의를 내려놓고, 자신의 약함을 고백하고, 베드로와 같은 고백으로 주님만을 의지하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예전에 미제이를 했었는데, 결혼하고 아기를 키우면서 병행할 수 없어서 미제이는 공식적으로 없어지고 각자의 사역의 위치로 흩어진 지 꽤 됐어요. 제가 워낙 자유로운 영혼인데,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몸도 아프고 조울증이 심해져서,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난 것도 있지만 많이 힘들어했고 방황도 많이 했어요.

출산 때 이틀 진통하다가 고생을 다 하고 제왕절개를 했는데, 몇 년 동안 절뚝거리고 살도 20kg까지 쪘어요. 제가 자랑했던 건강과 외모 모든 것이 바닥이 됐어요. 갑자기 몸도 가눌 수 없는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기도하고 싶을 때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싶을 때 기도할 수 있었는데, 자유도 내려놓아야 했고요.

사실 약을 안 먹고 신앙으로 이겨내고 싶었는데, 괜찮아지지 않고 심해졌어요. 그런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네가 기도 안 해서 그렇다’고 정죄하니, 제 스스로도 정죄감을 갖게 되고 극단적으로 됐었어요. 끊었던 술도 다시 마시고, 모든 게 다 싫어서 집도 나가고, 이혼까지 생각했었어요.

에스더
▲가수 에스더. ⓒ김신의 기자

‘예전에는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셨는데 왜 이번엔 치유해 주지 않으시지?’ 이런 생각도 들고, 하나님께서 저를 버리신 것 같고, 원망하고 왜곡해서 생각할 때도 있었고, ‘하나님을 만나도 또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내가 무슨 사역이냐’ 하면서 선데이 크리스천이 됐었죠. 정신차려야겠다고 생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그 상황을 버틸 수 있었나요?

“예수님을 믿고 회심을 하긴 했으니, 예전처럼 자살 시도를 하진 않고 그 시간을 계속 버텼어요. 매일매일 죽고 싶었지만, 매일 큐티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를 했어요. 그렇게 큐티를 하다가 하나님께서 ‘광야’라는 시간을 주시는 이유에 대한 것을 보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은 욥의 친구들이 정죄하는 것처럼 제게 그랬는데, 그 책은 너무 와닿았어요. 한 챕터 한 챕터를 읽으면서 눈물로 보냈어요.

결론은 광야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시간이다, 제 힘이 온전히 빠지는 시간이다,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나님만 바라보고 버티는 시간이다, 그게 굉장히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이런 시간이구나. 제 힘을 빼는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러한 시간은 정말 괴롭지만, 깨달음도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얼마나 자아(ego)가 강하고, 모든 것이 제 위주로 되어야 했던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해주셨어요.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10년 전 미제이 했을 때 하나님께서 제게 광야의 시간을 허락하실 거라는 마음을 주셨었거든요.

당시 우연히 솔개에 대한 영상을 봤었는데, 솔개가 40살 정도 되면 그대로 죽을 건지 아니면 높은 고지에서 100일의 사투를 벌인 건지 선택을 한대요. 부리로 자기 털을 다 뽑고 부리를 바위에 쳐서 다 부러뜨리고 다 죽은 다음에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이 있다고. 그 후에 멋있는 독수리처럼 변화된 모습으로 40년을 더 산다는 내용을 다룬 영상이었는데, 예전에 하나님께서 그런 시간을 허락하시는 때가 있다고 그 마음을 주셨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지금 겪는 시간이 그 시간들임을 알게 됐어요.

저는 예수님 믿고 제 주장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진짜 많이 변했다 하고 살았는데, 여전히 제 안의 강한 자아를 이야기해주는 그게 들리더라고요. 저와 오래 친분 있던 언니가, 예전의 저는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충고를 듣고 충격이었어요.

그 얘기를 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제가 귀가 꽉 막혀 있었고, 듣고 싶은 것만 들었고, 제 의가 있었고, 그런 식으로 하나님을 계속 믿어오다 망가지는 자신을 모습을 보게 됐고, 제가 정말 쓰레기고 주님의 은혜가 제일 필요한 죄인이란 것을 더 많이 느끼게 됐어요. 딱 술이 먹기 싫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 조금씩 주시는 말씀도 단비처럼 감사해요. 코로나도, 예배를 풍요롭게 드리다가 못 드리게 될 줄 몰랐잖아요. 이러다 보니 예배에 대해 간절함이 생기는 것처럼, 단절이 있어 봐야 사람이 겸손히 하나님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감히 비교할 수 없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걸 아시고 그 길을 가셨고 선택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단절되는 시간이 있었잖아요. 그걸 알면서도 하나님과 단절된 고통이…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너무 한창 힘들 땐 저를 혼내 주셨으면 하면서 죄를 더 짓는 거예요. 망가져 보고, 나를 좀 혼내주기라도 하셨으면 좋겠다고. 나를 외면하시는 것 같고, 아무 음성도 안 들리고, 그게 죄로든 나의 의로든, 오해로든, 하나님과 단절되는 시간이 제일 고통스러운 것 같아요.

또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게 힘들었어요. 10년만 훈련하라 하시면 10년 동안 참아보겠다 할 텐데, 10년일지 20년일지, 모세는 40년이었잖아요. 그런데 하나님의 사람은 그 답 없는 시간을 누구나 지나가게 된다는 글을 보면서, 하나님께 더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