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세바스티아노 리치(Sebastiano Ricci)의 ‘목욕하는 밧세바’.
“저녁 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 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이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다윗이 전령을 보내어 그 여자를 자기에게로 데려오게 하고 그 여자가 그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였으므로 더불어 동침하매 그 여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삼하 11:2-4)”.

다윗이 왕궁의 옥상을 거닐다 목욕하는 밧세바를 본 저녁 시간은 이스라엘이 한창 전쟁 중이었을 때였다. 군인과 부하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가 있는데, 다윗은 낮잠을 자고 저녁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삶의 리듬이 깨진 것이 보인다.

다윗도 예전에는 전쟁터에 함께 나갔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자 요압 장군과 부하들이 만류하여 전쟁에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터에는 못 나가더라도 근신하며 국민들과 함께 깨어 합심기도를 하고 있어야 할 때, 다윗은 저녁에 일어나 한가히 지붕 위를 거닐다가 한 여인을 본 것이다.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이 말씀을 묵상해 보았다. 왕궁과 개인 집은 최소한 일정 거리가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우리아의 집과 왕궁이 아무리 가까웠더라도, 왕궁 담도 있고 규모도 있으니 개인 집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멀찍이 여인이 목욕하는 것이 보이면 시선을 돌려야지, 얼마나 자세히 보았으면 아름다운 것까지 알았겠는가? 다윗이 주목하여 자세히 본 것이다. 결국 그 여인을 자기에게 데려오게 하고 동침하여 간음죄를 지었는데, 여인이 잉태까지 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자기의 간음죄를 숨기기 위해 살인죄까지 짓는다. 못볼 것을 자꾸 보면 마음으로 죄를 짓게 되고, 이것이 무르익으면 육체적인 죄로 이어진다. 그래서 특별히 남자들은 시선관리를 잘 해야 한다.

주님의 자랑이었던 욥에 대해 살펴보자.

“내가 내 눈과 약속하였나니 어찌 처녀에게 주목하랴(욥 31:1)”.

이것을 NIV 성경에서 보면 “I made a covenant with my eyes not to look lustfully at a girl”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말 성경에는 ‘음란하게(lustfully)’가 빠졌는데, 영어성경을 보면 ‘음란한 마음을 가지고 주목해서 보지 않겠다고 내 눈과 언약을 맺었다’고 되어 있다.

당시 사람들에게 covenant(계약, 언약)라는 말의 의미는 ‘지키면 살고 못 지키면 죽는다’는 뜻이었다. ‘언약’이란 그 정도로 아주 엄격하고 비장한 의미의 단어이다. 욥은 자신의 시선 관리에 대해 이 정도의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언약을 맺었던 것이다.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출처 <거룩과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