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만 겸허한 마음, 책임과 소명 다할 것
수시 소통, 권위적 감독회장 문화 청산할 것
더 이상 다투거나 갈등 조성하면 공멸할 것

감리회 제34회 총회
▲이철 목사가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4회 총회가 10월 29일 오후 서울 마장로 꽃재교회(담임 김성보 목사)에서 개최됐다. 꽃재교회에는 서울연회와 임원 등 필수 인원만 참석했으며, 나머지 총대들은 각 연회별로 모여 화상회의로 총회에 참석했다.

‘세상의 빛으로 다시 서는 감리교회’를 주제로 열린 감리회 총회는 오후 1시 개회예배 후 1시간여 만에 회무를 처리한 뒤 오후 4시 40분부터 감독 및 감독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하고 마무리됐다. 개회예배는 코로나19 여파로 성찬식 없이 진행됐다.

이·취임식에서 신임 감독회장 이철 목사(강릉중앙교회)는 “오늘 제34회 총회를 통해 29대 감독회장으로 첫걸음을 내디딘다. 지금 저는 두렵고 떨린다”며 “당선자로서 지낸 며칠 동안 수많은 의견들을 주셨다. 의견을 듣는 동안, 감독회장이라는 직책이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막중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감독회장 선출 문제로 야기된 혼란과 무질서, 수치와 절망의 시간들을 지나면서, ‘세워질 교회’보다 ‘무너질 교회’의 모습을 연상케 된다”며 “숱한 갈등과 혼란에도 선대들이 일관되게 추구했던 ‘하나의 교회’가 우리 감리교회다. 이제 세상의 빛으로 다시 서는 감리교회를 위해 역사와 감리회의 모든 가족들 앞에서 두렵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소통하는 감독회장이 되겠다. 지금은 자기 주장을 잠시 멈추고, 분주했던 사업과 행사를 내려놓고, 침묵 속에서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에 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여러분을 통해 역사하시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에 집중하겠다. 수시로 소통하는 감독회장이 되겠다. 권위적 감독회장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갈등은 감독회장에게 집중된 권한 때문이다. 신뢰받는 지도력을 위해 권한을 분산시키고, 협의하며 함께 하는 감리교회를 다시 세우겠다”며 “약속을 지키는 진실한 감독회장이 되겠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기겠다. 신뢰받는 감독회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 감리교회가 다시 설 수 있을 것이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다투거나 갈등을 만들면 공멸하게 돼 있다. 마음으로 하나 되어 함께 걸어야 한다”며 “상대를 깊이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감리회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감리회 제34회 총회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꽃재교회
이날 함께 취임한 신임 연회 감독은 서울연회 이광호 목사(도봉교회), 서울남연회 김정석 목사(광림교회), 중부연회 정연수 목사(효성중앙교회), 경기연회 하근수 목사(동탄시온교회), 중앙연회 최종호 목사(광주교회), 동부연회 양명환 목사(횡성교회), 충북연회 안정균 목사(제천제일교회), 남부연회 강판중 목사(갈마교회), 충청연회 유명권 목사(남산교회), 삼남연회 황병원 목사(남문교회), 호남특별연회 박용호 목사(영생교회), 미주자치연회 임승호 목사(빌라델비아교회) 등이다.

이철 감독회장은 총회 이후 감독회의에서 행정기획실장 인준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본부를 잘 아는 사람을 실장 서리로 임명한 뒤 추후 실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회별 감독 이·취임식은 생략하고, 이를 통해 모아진 기금 2천만원을 여선교회 안식관과 농도생협의 김장나눔 행사에 각각 1천만원씩 전달하기로 했다.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목사답게 사는 것, 장정을 정직하게 지키는 것, 성경을 아름답게 준수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애써주시고 동역하며 힘을 실어준 퇴임 감독님들께, 그리고 총회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전명구 감독회장께 안타까움을 전한다. 이철 감독회장과 함께 감리회가 메쏘디스트 정신을 이어가고 부흥하며 발전하는 감리회가 되길 바란다”고 이임사를 전했다.

앞선 회무에서 은희곤 감독의 개회기도 후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의장 역할에 대해 논의가 오갔으나, 그대로 회의를 진행했다. 예장 통합 총회장 신정호 목사,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 기하성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 나사렛 총회감독 신민규 목사 등은 축하영상을 보냈다.

총회에서 각 연회별 입법의회 총대 명단은 취합해 추후 발표하기로 했으며, 본부와 평신도단체 보고는 문서로 대체하고 단체장들이 인사했다. 회계 및 감사 보고는 문제가 발견되면 추후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수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