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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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28일 유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유족들을 향한 위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가(家) 장녀이자 호텔신라 대표인 이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부진 대표는 1970년 10월 6일 서울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태어났다. 대원외고와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호텔 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승진을 거듭해 호텔신라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5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보스가 선정한 100대 파워 우먼에 한국 여성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2017년·2018년엔 국내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호감가는 여성 CEO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부진 대표는 특히 꾸준한 선행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지난 2014년에는 80대 택시기사에게 베푼 선행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이부진 대표는 한 택시 기사가 신라호텔 출입문을 차로 들이 받아 4억 원이 넘는 피해 변상금을 물게 됐지만 이를 면제해줬다. 당시 신라 호텔이 입은 피해를 금액으로 산정하면 5억원에 달했다. 택시 기사는 책임 보험이 5천 만원까지 나왔지만 그 이상은 자비로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택시 기사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다며 집을 방문해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생활 형편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에 “배상을 요구하지 말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부진 대표는 2014년부터 호텔신라 셰프가 조리법 교육·서비스 교육을 제공하는 지역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대표는 식당주인 부부를 직접 찾아가 격려하고 새 출발을 축하하기도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기승을 부리던 2015년에는 메르스 확진자가 신라 호텔에 묵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호텔 영업을 중단하고, 기존 투숙객에게 숙박료와 항공료도 되돌려준 바 있다. 당시 호텔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난 하루 손실액은 3억원에 달했다.

또 2018년에는 제주 지역 폭설로 사흘간 비행기가 결항되자 신라스테이는 비행기가 결항된 날짜 중에서 체크아웃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하룻밤을 더 묵게 했다. 뿐만 아니라 공항에서 호텔까지 돌아올 때 셔틀버스를 불러주기도 하고, 조식도 무료로 제공했다. 이러한 프로모션으로 신라스테이는 3일 동안 객실 200여개, 약 400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했다.

2019년에는 40년 동안 신라호텔이 가꿔온 정문 일대의 땅을 서울 시민들에게 기부했다. 당시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부지는 4000㎡에 이른다.

또 지난 8일 울산에서 대형 화재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신라스테이 울산점은 객실 20개를 확보해 한 달 동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객실을 누가 쓸 것인지는 울산시가 정했고, 울산시는 이재민 중 장애인이 있는 가족, 임산부가 있는 가족, 화재 피해가 큰 가족 등에 우선적 숙박을 지원했다.

이밖에 루게릭병(ALS) 환자를 돕기 위한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기부로 동참,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취지에 세운 재단법인 삼성생명공익재단에 기부를 비롯해 각종 신라호텔을 경영하며 각종 ‘기부 이벤트’를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