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행 홍정이 목사
▲당시 통합의 주역인 서기행 목사(좌)와 홍정이 목사(우).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 합동과 개혁이 2005년 교단 대통합을 이룬 지 올해로 15년, 오는 29일 감사예배를 앞두고 합동의 주역인 서기행 목사(당시 합동측 총회장)와 홍정이 목사(당시 개혁측 총회장), 현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대담을 가졌다.

세 목사는 합동 교단지 기독신문과의 특별 대담에서 “교단 합동은 하나님의 역사였다”며 “비전공동체가 되어 교회의 미래를 세워가자”고 다짐했다.

서기행 목사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감사 기도 올려”
홍정이 목사 “많은 의심과 비판에도 묵묵히 걸어갔다”

두 교단은 1979년 정통성과 정체성 문제, 주류와 비주류 간의 갈등으로 분열됐다. 26년이라는 세월을 뒤로하고 다시 하나되는 것에는, 나뉘는 것 못지 않게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합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이 이를 가능케 했다.

서기행 목사는 “한국교회 역사는 분열의 역사다. 지금도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예장 합동과 예장 개혁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인간의 노력으로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목사는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세계교회에 진정한 개혁신앙을 보여준 사례”라며 “지금도 자고 일어날 때마다 하나님께 ‘합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홍정이 목사는 “(79년 교단을 분립했던) 정규오 목사님께서 부탁하신 말씀이 있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합동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은 저에게 유언과 같았다”며 “또한 앞에서 나선 분들은 의심을 받고 비판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합동을 향해 걸어갔다”고 회고했다.

홍 목사는 “한국교회에 장로교단만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다른 교파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을 정도”라며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교회에 ‘우리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합한다면 합동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했다.

이어 “개혁주의 보수신앙을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길을 더 공고하게 만들었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개혁신학과 보수신앙을 잘 전파하라는 뜻에서 합동을 선물로 주셨다. 합동의 저력을 가지고 복음전파에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32년 전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에서 예장 개혁 간판을 달고 개척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반전이 있었다. 합동의 결과로 최대 교단의 총회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교단 합동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소강석 목사 저”라고 했다.

소 목사는 “2005년 두 교단의 합동은 하나님의 계획임을 기억해야 한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분열된 교단이 다시 하나가 된 것은 교회 역사 속에서 찾기 어려운 위대한 화합과 연합의 열매”라며 “이 거룩한 연합은 양 교단 지도자들이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의 부족함과 잘못을 시인하고 서로를 포용하였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예장 합동 개혁 총회
▲당시 양 교단 합동 감사예배에서 참석한 총대들이 힘찬 박수를 보내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들은 합동 과정에서의 오해와 불신, 난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소 목사는 “당시 저는 교단 합동을 반대했다. 많은 루머가 있었다. ‘15인 위원회에게 놀아난다, 고려측도 합동했다가 큰 교회만 넘겨주고 다시 나갔다, 합동을 하면 물을 흐린다’ 등 각종 오해가 있었다”며 “그런데 (총회) 예배당에 들어가니 눈물이 쏟아졌다. 그때 깨달았다. 합동은 하나님께서 직접 일하신 것”이라고 했다.

서 목사는 “그런 소문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교권주의자들이 만들어낸 가짜”라며 “당시 예장 합동에는 전국적인 모임 두 개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그런데 교단을 합하면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생각해 반대를 했다. 총회를 앞두고 서울의 모 호텔에서 이들 대표들과 만나 담판을 짓고 합동을 약속받았다”고 했다.

홍 목사는 “예장 개혁에서도 반대가 컸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교단지는 노골적으로 비판 기사를 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합동에 힘을 실어주신 분은 정규오 목사님이다. 분열의 중심에 정 목사님 본인이 있었다는 것에 괴로워하셨고, 말년에 교단이 합동되기를 소원하셨다”고 전했다.

이들은 교단 합동 15주년을 기점으로 십자가의 복음을 강력하게 붙들자고 다짐했다. 목회자가 먼저 회개하고 성령으로 변화를 받아 개혁주의 보수신앙으로 강단을 지켜가자고 입을 모았다.

서 목사는 “총회는 더 이상 논쟁이나 탁상공론을 벗어나 실제로 일해야 한다. 앉아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복음을 위해서 일하는 체제로 변화되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목사는 “무엇보다 신학교육이 중요하다”며 “총신대를 살려야 우수한 학생들이 총신으로 올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생 한 명 한 명이 교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