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향기’ 침향, 의학 연구로 약리 작용 밝혀져
신장병,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불면증 등에 효과적
코로나19 등 전염병 극복 위한 면역 향상 ‘비밀병기’

이것이 침향이다
이것이 침향이다

김영섭 | 중앙생활사 | 208쪽 | 19,000원

<이것이 침향이다>는 한의사이자 침향 전문가인 저자가 난치병으로 분류되는 신장병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불면증, 변비, 동맥경화, 심근경색, 협심증, 두통, 통증, 암, 불임증, 위장병, 여성질환, 갱년기 질환, 성기능 장애 등 각종 질환에 효과적인 침향의 성분과 약리작용을 밝혀놓은 책이다.

침향(沈香)은 말 그대로 ‘향기가 가라앉는다’ 또는 ‘물 속에 잠긴 향’이란 뜻이다. 침향은 비중이 높아 물 속에 가라앉는다.

침향이 나오는 침향나무는 아열대성 및 열대성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으며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생성된다. 때문에 재배한다 해도 10-20년 정도 된 나무는 수지 함량이 낮아 약재로서 효용 가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수확할 수 없어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점점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침향은 성경에도 기록될 정도로 효능을 예전부터 인정받아 왔다. 침향은 신·구약에 걸쳐 5차례 정도 등장하며, ‘여호와께서 침향목을 심으셨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야곱이여 네 장막들이, 이스라엘이여 네 거처들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그 벌어짐이 골짜기 같고 강 가의 동산 같으며 여호와께서 심으신 침향목들 같고 물 가의 백향목들 같도다(민 24:5-6)”.

“왕의 모든 옷은 몰약과 침향과 육계의 향기가 있으며 상아궁에서 나오는 현악은 왕을 즐겁게 하도다(시 45:8)”. “내 침상에는 요와 애굽의 무늬 있는 이불을 폈고 몰약과 침향과 계피를 뿌렸노라(잠 7:16-17)”.

“네게서 나는 것은 석류나무와 각종 아름다운 과수와 고벨화와 나도풀과 나도와 번홍화와 창포와 계수와 각종 유향목과 몰약과 침향과 모든 귀한 향품이요(아 4:13-14)”.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온지라(요 19:39)”.

특히 요한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시체를 가져다 장사지내는 데 침향이 등장한다. 이는 침향의 살균과 방부 작용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침향은 이집트 미라에서도 주검 보존에 사용됐다고 한다.

이것이 침향이다

침향의 딱딱하게 굳어진 수지 부분은 열기를 가했을 때 세상 어느 향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향을 내는가 하면, 약재로 사용했을 때 탁월한 약리작용을 갖는다. 이러한 침향의 탁월한 향, 약리작용, 효능 등의 우월성은 세계 어느 나무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희소한 가치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침향을 원료로 한 다양한 종류의 건강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침향 치약과 침향 비누까지 나왔고, 침향 분말, 침향 차, 침향 환, 침향 녹용환, 침향 수, 침향 공진단 등은 홈쇼핑에서도 인기가 좋다.

특히 침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과 관련, 전염병을 이길 수 있는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비밀병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책에서는 의학 연구에서 밝혀진 침향의 성분과 약리작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또 침향의 생성과 생산지, 분류와 등급, 효능, 침향을 주 재료로 한 처방들을 컬러 사진들과 함께 소개한다. 중국, 일본, 프랑스, 중동의 침향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매향(埋香)도 알려주며, 가짜와 유사 침향 구별법 등 알짜 정보도 들어있다.

책의 저자는 한의사이자 침향 전문가인 백운당한의원 김영섭 원장이다. 저자는 “침향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단단한 덩어리로 만들어진 침향나무의 수지”라며 “침향나무에 상처가 생겼을 때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분비되는 진액이 굳어져 생긴 천연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침향의 약효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그 이유는 침향의 약효가 신장, 비장, 간장, 위장 등 우리 몸 대부분의 장부에 두루 작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침향을 한 가지의 단순한 약재로만 보지 않았다”며 “자료를 찾아갈수록 그것에는 의학과 철학이 있고, 사상과 역사가 있고 문화가 함께 들어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또 중국 대표 미인 양귀비가 왜 다른 장신구 대신 침향 목걸이만 하고 다녔는지, 세계 여성들을 사로잡은 향수 ‘샤넬 No. 5’에 침향이 왜 들어갔는지, 중동 부호들은 어떻게 오래 전부터 침향을 독차지해 왔는지, 우리 조상들은 왜 향나무를 바닷물이 접한 곳에 묻으며 매향의식을 치렀는지 등 침향에 얽힌 일화들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