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정리
▲‘신박한 정리’ 중 한 장면. ⓒtvN 캡처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교회의 무기는 신뢰도다. 신뢰도에 금이 확 갔다. 사람들이 교회를 혐오 집단 취급을 하고 있다. SNS 댓글을 보면 교회가 이 사회에 존재할 필요성을 잃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제 교회는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 신뢰도를 회복하려면 회복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이전 상태로 되돌아갔을 때 과거의 좋은 이미지는 차지하더라도, 사람들에게 교회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교회는 이미지 실추가 아니라 기생충보다 못한 집단처럼 되었다. 우리신학연구소,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인 방영미는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 바이러스·종교·진화》에서 이런 말을 한다.

“코로나19로 한때 한국에서 선진 문화의 하나였던 종교가 21세기에는 후진 문화로 전락해 버렸다.”

2020년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6월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를 통해 실시한 ‘종교(인) 및 종교인 과세 관련 인식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천주교와 불교인은 ‘온화한(각 34.1%·40.9%)’, ‘따뜻한(29.7%·27.6%)’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우세했다.

기독교인은 완전히 달랐다. 기독교인 이미지는 ‘거리를 두고 싶은(32.2%)’, ‘이중적인(30.3%)’, ‘사기꾼 같은(29.1%)’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기독교인의 이미지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이미지 중에서 우리가 곱씹어 봐야 할 표현이 있다. ‘사기꾼 같다’는 표현이다. 진리를 이야기하는 우리가 적어도 사기꾼 이미지는 벗어야 한다.

교회는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했다

2020년 9월 1일 코로나19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위한 설문조사 TF(대표 소강석 목사)와 CBS·극동방송 등 교계 언론 8곳은 ‘코로나19의 종교 영향도 및 일반 국민의 기독교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설문 결과에는, 최근 연이은 집단감염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교회의 처참한 성적표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독교계의 대응에는 74%가 ‘전반적으로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8.7%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을 종교별로 나누어 보면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기독교인들은 56.9%가 ‘교회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무종교인들은 8.8%만이 ‘교회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일으킨 신천지와 교회를 비교하는 질문도 있었다. 기독교인 89.7%가 ‘신천지와 기독교는 다르다’고 응답하고, 3.8%만이 같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무종교인 10명 중 3명에 가까운 29%가 ‘기독교와 신천지가 같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 응답자 전체 1,000명 중 673명은 ‘종교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종교가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82.1%가 ’기독교‘라고 응답했다.

9.2%가 ‘종교에 상관없이 비슷하다’고 응답했으며, ‘가톨릭이나 불교가 제일 타격받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에 그쳤다. 기독교인 응답자들도 82.5%가 ’교회가 제일 타격받을 것‘이라고 응답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독교 이미지는 타종교에 비해 훨씬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별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신뢰도에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기독교는 '코로나19 이후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63.3%에 달했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34.8%, ‘더 좋아졌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불교와 가톨릭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는 응답이 각각 8%와 8.9%로 나타났고, ‘비슷하다’는 응답이 각각 86.8%, 83%였다. ‘더 나빠졌다’는 응답은 불교 5.3%, 가톨릭 8.1%에 그쳐, 기독교와 최대 12배 차이가 났다.

기독교 신뢰도에 대해 응답자들을 종교별로 다시 보면, 기독교인 가운데 4명 중 1명은 이번 사태로 교회 신뢰도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기독교인은 25.5%가 ‘더 나빠졌다’, 66.8%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기독교인들을 제외한 가톨릭·불교·비종교인 등에서는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평균 70%대였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불교와 천주교는 칭찬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대처에 실패했다. 대면 예배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교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민폐만 끼치지 않아도 칭찬을 한다. 그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칭찬을 받으니, 차라리 기독교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으니, 이것도 한 번 고려해볼 만 하다.

교회는 고객의 요구에 맞게 탈바꿈할 필요가 절실하다

기독교 개혁을 고민하는 10여개 단체들이 결성한 ‘기독교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명서를 냈다. 그 성명서는 “방조하고 묵인한 한국교회의 책임”이었다. 그들은 극우 기독교 세력의 반사회적 일탈을 막지 못한 한국 교회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기독교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다.

비대위 일원인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는 기독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는 자정이 불가능하다.”

자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교회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상태로 간다면 교회가 타이타닉 호처럼 침몰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조선 사회가 500년 동안 유교를 받들었지만 나라가 망해갈 때 유학자들이 힘을 못 쓰자, 민중들이 기독교로 갈아탔다. 지금은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1919년까진 동학이 기독교보다 10배 교세가 컸다. 하지만 역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니 지금 동학도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젠 기독교가 바톤 터치 할 차례가 되었다고 경고장을 내민다. 그는 지금 이 상태로의 기독교라면 유학이나 동학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종종 듣는 말들이 있다. “너, 아직도 교회에 다녀?”, “교회는 너 같은 애가 가면 안 돼!”, “교회 가면 사람 버려!”

요즘 이런 말이 왜 들리는가?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 소리다. 지금 이 소리는 적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질 수 있다. 이 소리를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의 제 기능으로 되돌려야 한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교회에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기독교인들도 타종교로 갈아타거나 무종교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므로 교회가 달라지기 위해 몸부림침은 물론, 바꾸기 위한 실제적인 행동을 위해야 한다.

배 교수는 재미있는 말을 한다. “대형 교회는 오래 버틸 것으로 예상한다.”

작은 교회보다는 대형 교회가 오래 버틴다는 것이다. 대형 교회는 작은 교회들에 의해 되어진 측면도 강하다. 대형 교회들이 오래 버틴다고 하지만, 대형 교회는 그리 많지 않다.

2019년 통합교단 기준으로 볼 때, 1,000명 이상 대형교회는 4.9%로, 5%가 채 안 된다. 초대형교회인 1만 명 이상 교회는 0.2%에 불과하다. 대신 50명 미만 교회는 50.3%로 절반이 넘는다.

대형 교회는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작은 교회, 특히 10명 미만 교회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교회들의 무너지는 소리와 아우성이 크게 들리고 있다.

배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교회들은 한 세대를 못 버틸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이 더 시급하다.

배 교수의 말처럼 교회가 한 세대도 견딜 수 없다면, 교회는 즉시 탈바꿈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애벌레가 나방이 되려면 탈피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회가 탈바꿈하려면 지금의 교회 운영 방식, 사회가 교회에 갖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결국 지금의 교회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려면,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중세 종교개혁과 같은 개혁이 필요하다. 현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교회가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인식의 개혁이 절실하다.

개혁은 다른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철저하게 세상의 원츠(Wants)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마존처럼 고객에 ‘집착’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이 언택트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것은 철저하게 고객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회의 목회 방식, 대사회적 관계로는 안 된다.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려면 교회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예수님 말씀처럼 자기 부인은 기본이다. 나아가 본질인 십자가의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세상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하는 모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교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교회, 목회자, 교인은 ‘받음, 누림, 영광’이라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십자가, 낮아짐, 자기 부인’이란 사고방식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교회의 사고방식은 산업화를 통한 급성장의 사고방식이다. 이 사고방식을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0년 이상 된 회사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듯이 확 무너질 수 있다.

교회가 세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안은 두 가지에 맞출 때 가능하다. 먼저는 하나님이다. 다음으로 세상 사람들이다. 코로나19를 통해 이런 교회로 탈바꿈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시대에 맞게 탈바꿈하지 못한 기업은 무너졌다

“100년의 비즈니스가 무너졌다.”

박경수 경영컨설턴트가 『언택트 비즈니스』에서 한 말이다. 100년 이상 된 백화점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니 무너진 것에 대해 한 말이다.

코로나19로 세상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그럼 교회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다르게 만들지 못하면 100년이 넘었어도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는 100년 넘은 백화점들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ædia Britannica)을 예로 들며, 시대에 맞게 바꾸지 않으면 넘어진다고 경고한다.

먼저, 백화점들이다. 2020년 5월 19일 1902년에 설립된 118년 역사의 미국 백화점 J.C페니(J.C Company)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페니 백화점은 100년 이상 미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유통업체다.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판매하여 미국인들의 삶과 궤적을 같이 했다.

하지만 온라인 등 유통채널 변화와 함께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서 8만 5,000명의 직원들과 미국 전역 850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뿐 아니다. 1907년 설립된 미국 명품 백화점 체인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1079년 설립된 독일의 갈레리아 카우푸호프(Galenria Kaufhof), 1778년 설립된 영국 데번햄스(Debernhams) 등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들이 줄줄이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백화점 페니의 2019년 매출액은 107억 달러, 니만 마커스는 36억 달러, 갈레리아 카우푸호프는 26억 달러, 데번햄스는 2018년 35억 달러였다.

백화점만 파산하는 것이 아니다. 소매점의 폐쇄도 예외가 아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말을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소매점 폐쇄가 가속화될 것이다.”

다음으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도 시대에 맞게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 그 결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무너졌다.

25년 전인 1995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매각되었다. 이 백과사전은 4,400만 개의 낱말과 12만여 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게다가 4천여 명의 저자가 참여했으며, 편집 제작비만도 3,200백만 달러에 달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까지 지금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역할을 했다. 결국 2012년 244년 만에 인쇄본 생산을 중단했다. 이 백과사전 인쇄본을 중단케 만든 주요인이 CD롬의 등장이었다.

박경수는 J.C 페니 백화점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무너진 것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혁신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우수한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변화는 인지했지만, 그 변화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했다.

이렇게 파산하게 된 것에 대해 런던 비즈니스 스쿨이 도널드 설(Donald Sull) 교수는 ‘능동적 타성(active inertia)’이라고 부른다. 기업이 변화에 대응을 하지만 그 대응이 실질적 효과가 업는 기존 틀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일시 정지시켰다

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아트설교연구원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잘 운영되던, 지인이 운영하던 소매점이 최근에 폐업했다는 말을 오늘 들었다.

이태원의 명물로 유명한 식당을 운영하던 방송인 홍석천도 이태원에서 장사한지 18년 만에 폐업했다. 코로나19로 장사가 되지 않아 매월 950만원씩 하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태원 마지막 식당을 폐업했다. 매월 적자가 3,5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여행업 등은 거의 멈췄다. 외국으로 여행은 거의 끊겼다. 필자도 올해 여름에 준비되었던 여행을 강제(?) 취소 당했다.

소매점, 여행업, 식당만 정지시킨 것 아니다. 일상도 정지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 마스크가 일상이다. 서점에 입장하려면 온도를 체크해야 한다. 식당이나 카페에 입장하려면 입장 시각과 핸드폰 번호를 기재해야 한다.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어떤 것을 하고자 하면 주위 사람 눈치를 봐야 한다. 확진자 수가 가장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그 결과 아침에 일어자면 확진자의 수를 체크한다. 확진자 수에 따라 생활의 근간이 되는 만남과 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없었다.

그 결과 코로나19는 국회도 멈추게 했다. 국회도 언택트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국회도 3번이나 멈췄다.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가 확진되자, 미국 정치도 멈춘 듯했다.

일상에서 중요한 TV 시청도 달라졌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언택트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트롯신이 떴다」, MBC의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KBS2의 「2020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등이 언택트로 방영되었다. 이젠 프로그램마다 코로나 확산 전에 촬영했음을 고지한다.

채용박람회에서도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 2020년 추석 열차 승차권 예배도 비대면으로만 판매를 했다. 코로나19는 오프라인의 일상을 멈추게 했다.

교회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세상이 멈추었다. 교회도 오프라인이 멈추었다. 그 결과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다.

온라인으로 바뀌자 교회의 예배가 초라해졌다. 비대면이었다가 대면으로 전환된 적이 있었다. 그 때, 교인의 예배 출석률이 아주 저조하다.

친구에 따르면, 100여명 되는 교회가 대면 예배로 바뀌자 20%밖에 출석하지 않아 깜짝 놀랐을 정도라고 한다. 작은 교회는 오직 가족만으로 모임을 유지했다.

주일학교는 더욱 심각하다. 주일학교 학생이 40명이었는데 3명에서 4명 출석을 했다.

이젠 교회가 언택트 시대에 맞게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 다음 교회만의 뉴 노멀(New Normal)을 세워야 한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는 기존을 틀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뉴 노멀을 세우려면, 교회는 본질적인 것 외에는 모두 버릴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기득권과 관련된 것 생각조차 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욕망과 관련된 것은 상관없게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마누라 외에는 다 바꾸라’고 한 말처럼, 버릴 것들은 버리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다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118년 된 미국 J.C 페니 백화점처럼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삶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 결과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언급한 ‘미래 쇼크’가 현실화되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코로나19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BC를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AC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부르며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시대에 교회는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찾고 또 찾아야 한다. 마태복음 7장 7절의 말씀처럼 말이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기도만 하면 안 된다. 대안을 찾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공부로 그치면 안 된다. 실험을 해야 한다. 실험을 통해 꼭 필요한 것만 남겨두어야 한다. 요즘 ‘신박한 정리’가 인기다. 교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본질만 남기고, 신박한 정리를 해야 한다.

리부트하라

리부트(reboot)라는 말이 있다. 소프트웨어를 재시동하여 시동시 상태로 되돌아가는 시스템 파일 등을 다시 판독하여 환경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한 마디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재시동이 필수적이다. 이는 위기 때도 마찬가지로, ‘리부트’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과 상황이 바뀌었기에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인 김미경은 리부트를 통해 회사의 대안을 찾았다. 그녀는 『김미경의 리부트』에서 자신이 위기 속에서 찾은 대안에 이렇게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고의 강사였던 그녀의 삶이 멈춰버렸다. 그녀는 지난 28년간 강연장 연단에 서기를 쉬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천재지변에도 일주일 이상 강의를 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손쓸 방법도 없이 모든 것을 완전히 멈추어 서게 했다. 이런 기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20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었다. 회사를 운영에 있어 가장 오래되고 탄탄한 수익처는 그녀의 강의였다. 강의가 멈췄다는 건, 곧 회사 경영이 위태로워졌다는 말이다.

그녀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그녀가 먼저 한 것이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이었다. 매일 변화하는 세상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펴보고 단서를 채집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최소한 서너 명의 전문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수백 권의 책을 읽었다.

눈 붙이는 잠깐의 시간을 빼고는 단서를 찾고, 아이디어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솔루션을 생각해보는 데 하루를 모조리 썼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썼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그녀가 공부한 뒤 내린 결론은 이랬다.

“코로나19는 ‘혼돈으로부터의 질서’였다.”

코로나19는 혼돈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질서, 곧 이전과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발견해야 한다. 그녀가 한 것은 각 사업별로 리부트하는 것이었다. 정리할 것은 확실히 정리하고, 변화된 세상에 맞춰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회사는 위기를 넘어 순항중이다.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매달 신규 직원이 입사하고 있다.

강의는 여전히 한 건도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을 찾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책을 출간했는데, 바로 『김미경의 리부트』다.

우리는 그녀에게서 교회의 위기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제를 찾아 재시동해야 한다. 그녀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수 백권의 책을 읽으며 공부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를 찾아 대화하고 인터뷰를 해야 한다.

시간을 아끼며 단서를 찾고, 아이디어를 찾아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의 목회 환경에 맞게 나만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