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마을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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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시인은 1913년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양 숭실학교를 나왔고 광주 조선대학 교수와 숭실대학교 문리대학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그는 깨끗하고 깊이 있는 시들을 남겼습니다.
그의 시를 읽노라면 무언가 숙연함을 느끼게 되고 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때맞추어 그의 시 ‘가을의 기도’를 적습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홀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