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유튜브 영상 캡쳐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가톨릭 신앙과 관련, 로마 가톨릭 교회 주교들 사이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진정한 제자로서의 투표(Voting as an Authentic Disciple)’라는 주제의 온라인 회의가 인디애나주 세인트 메리 대학과 노트르담 대학의 후원으로 열렸다.

이 회의에서 로버트 매켈로이(Robert McElroy) 샌디에고 가톨릭 주교는 바이든이 낙태 옹호적 입장 때문에 진정한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는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다뤘다.

매켈로이는 회의에서 “후보자들의 구체적인 정책 입장 때문에 가톨릭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공공연히 부정당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정은 가톨릭의 사회 교육을 단일 문제로 축소하기 때문에 해롭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이 같은 주장은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공격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욕적인 것”이며 “하나님의 사랑의 장엄하고 다차원적인 은총을 공공정책이라는 하나의 문제로 축소하는 것은 혐오스럽고 공개적인 담론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켈로이는 낙태를 “본질적으로 악한 것(intrinsically evil)”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낙태에 관한 개별법을 제정하는 것과는 별개”이며 “빈곤 퇴치 및 기후 변화 문제와 마찬가지로, 법과 공공정책에 있어 낙태 문제는 신중한 판단이 필수적이고 결정적인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워싱턴주 스포칸 지역의 토머스 달리(Thomas Daly) 주교는 ‘국립 가톨릭 기록(National Catholic Register)’과 가진 14일 인터뷰에서 매켈로이 주교가 ‘윤리 신학자(moral theologian)’임을 지적하며 “그는 낙태가 가톨릭 신자들에게 ‘무엇보다 우선하는(preeminent)’ 도덕적 문제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결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그의 가톨릭 신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지난 9월 그의 가족과 같은 델라웨어 주 월밍턴 교구에 속한 여성의 내레이션을 담은 캠페인 광고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선거 동영상에는 “조 바이든은 40년 이상 우리 교구의 일부였다. 지금도 조가 고향에 돌아오면 일요일 미사에서 그를 본다”면서 “조의 믿음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것이 모든 것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조의 신념과 가치관, 조는 그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 보수파와 반낙태 지지 운동가들은 바이든이 생명의 존엄성과 결혼의 전통적 정의에 대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특히 최근 보수 성향의 가톨릭 지도자인 레이먼드 버크(Raymond Burke) 추기경은 바이든의 정책관을 고려해 볼 때 그는 “올바른 태도를 가진 가톨릭 신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크 추기경은 ‘가톨릭 신앙가족행동(Catholic Action for Faith and Family)’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낙태를 조장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가톨릭 신자는 낙태를 찬성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물론 그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런 적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