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이기 너무 힘든 요즘 아이들… 스마트폰 때문일까

▲ⓒ픽사베이

아동은 성장의 과정 중 잘 먹는 때도 있고 식욕이 약한 때도 있으나, 심한 경우에는 개선해 주어야 한다. 자칫 식욕부진증으로 이행돼 발육에 문제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욕이 약한 아동은 음식을 두고 갈등하는 아동, 긍정성이 낮은 아동, 신체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식욕이 약한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신체적 측면과 관련되는 문제

식욕이 약한 아동은 신체적 측면과 관련된다. 신체적인 측면이란 신체적 기능 측면으로, 신경전달물질까지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 측면이란 생리적인 이상과 연관성을 시사한다. 신체의 생리적 조건이 식사 행위에 적절히 대응되지 않는 것이다. 식사 행동의 중추는 시상하부(hypothalamus)이다. 그 중에서도 lateral hypo thalamus는 식사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감각센터(feeling center)이며, ventro-medial hypothalamus)는 이를 중단시키는 satiety center이다.

이때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므로 배고픈 느낌을 야기한다. 낮아진 혈당이 오르려 할 때, 즉 당 이용도(glucose utilization)가 떨어져 동맥과 정맥 사이 혈당에 차이가 적어질 때 식욕이 느껴진다. 이를 포도당 항상성 이론(glucostatic theory)이라고 한다.

장(腸)에서 흡수된 탄수화물이 간의 시상하부 혈당수용기(glucoreceptor)에 감지돼 그 정보가 미주신경(vagus)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인슐린이 유리되면,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에서 시상하부는 식욕을 자극하는데 결정적으로 역할을 한다. 음식에 대한 갈망인 식욕(appetite)도 포만감과 함께 음식물 섭취를 조절하는 기전에 관여한다.

배고픈 사람이라면 음식이 많이 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먹을 것이다. 식욕은 사람으로 하여금 포만감의 도를 넘어 폭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2. 식욕 발달 과정의 문제

식욕이 약한 아동은 식욕 발달에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동이 식사가 느린 태도는 식욕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아동의 식욕은 건강한 정도를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부모는 주의력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아동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않은 신체 및 심리적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젖을 잘 먹던 아동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든가, 젖을 잘 먹지 않는 아동이 밥을 잘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주 어려서는 밥을 잘 먹다가 조금 커나가는 과정에서도 잘 먹으려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 또래 아동에게 식사란 그다지 매력적인 것도, 흥미를 끌 만큼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귀찮은 습관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궁핍했던 옛날과 달라서 심한 공복감을 느끼는 일도 없으며, 그렇다고 색다른 음식을 접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아동이 지나치게 채워진 상태에 있고 이 채워진 상태에서 식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기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그 중에서도 3세 아이는 기술이 미숙하며 쉽게 싫증을 내고, 4세 아이는 덤벙대는 난폭자라 식사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있을 수 없다. 5세 아이는 동작이 느려 보조가 맞지 않고, 6세 아이는 귀찮아하기 때문에 전 유아기를 통해 매끈하게 진행될 시기가 없는 편이다.

여기에 더해 가정의 식습관에 결함이라도 있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될 수도 있다. 놀면서 밥을 먹는 상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3. 의욕이 저하된 상태

식욕이 약한 아동은 의욕이 저하된 상태로 보아야 한다. 의욕이 저하되면, 식욕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아동의 심리에 부정성이 작동하면, 의욕이 저하된다.

의욕은 대개 식욕과 연결되어 있기에,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그러기에 아동이 신경증을 보이거나 공포증을 갖는다면, 음식을 편안하게 골고루 섭취하는 태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신경이 예민한 아동이나 강박적인 아동은 모두 심리적 에너지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아동과 음식을 가리는 아동은 그 심리 상태가 다를 뿐 아니라, 성격도 매우 다른 것이 사실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은 음식 섭취에 호기심을 많이 보이지 않거나 그다지 관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는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 불안이 자리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하는 즐거움을 향유하지 못하는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는 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채 남아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부모가 화목하지 못하고 자주 싸운다든지 하면, 아동은 무의식적으로 불안하여 행동에 적극적으로 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런 불안감은 아동의 전반에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일에는 열심히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열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아동은 자신도 모르게 엉뚱하게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불안은 아동으로 하여금 점차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불안 징후를 보이는 아동은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으로부터 가학적인 공격과 함께 버려짐의 느낌과 상실감을 갖는다. 이런 불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동에게는 점차 세상과 사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되지 못하여 회피하는 등 소극적 모습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동의 잘못된 행동에는 그런 불안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식욕이 약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