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상황 속 예배드릴 수 있게 해준 기술에 감사
미래 목회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 삼아야
어렵다고 사역자들 내보내는 대신, ‘공존’ 보여주길

김은혜
▲김은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10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 1층, 새문안홀에서 온라인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포스트코로나 목회연구 2020’은 코로나 시대와 마주하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현장 목회자의 고뇌와 소장 신학자들의 숙고를 통해 새로운 교회의 모델을 그려보기 위해 공저로 도서를 출간하고 컨퍼런스를 기획했다.

1부 ‘코로나 이후 뉴노멀 목회를 상상하다’에서는 컨퍼런스를 기획을 주도한 김은혜 교수(장신대)가 ‘언택트 시대의 관계적 목회 가능성’을 발표했다.

김은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교회 대해 “신학자로서 이론적 연구보다 목회 현장이 가장 마음에 남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제 개인적 신앙의 여정도 그렇고, 신학자로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어머니인 ‘교회 공동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현장과 이론의 분리에 대한 많은 염려가 있는 한국교회에서, 이번 컨퍼런스가 한국교회의 회복과 희망을 발견하는 귀하고 소중한 자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대면 시대 과연 관계적 목회가 가능할까?’라는 한 가지 질문에서 이 발제가 시작됐다. 목회는 기본적으로 얼굴을 접촉하고 만나면서 성도들을 돌보는 것인데, 비대면 온라인 목회를 통해 얼마나 인격적이고 영적인 목회가 가능할까 하는 것”이라며 “현장 목회자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젊은 사역자들의 미래 목회 예측은 어둡고 절망적일 때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대면 예배가 중지되고 교회 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없지만, 이 팬데믹 시기에도 하나님께서 세계를 사랑으로 돌보시고 우리 예배를 받으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면 예배를)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 예배가 때로는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는 엄중한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는 생명을 살리는 종교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술 환경을 주셔서, 얼굴을 대면하고 예배를 드리고 찬송을 드리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이 상황에 참 감사하다”며 “현장 목회자들이 이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거나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이번 일을 이미 다가온 미래 목회의 상황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컨퍼런스
▲이날 컨퍼런스는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김은혜 교수는 “코로나 이후는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코로나로 가속화되고, 광범위하고 더욱 대중화될 것”이라며 “비대면 문화는 향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다. 특히 2030 세대는 ‘불편한 대면보다 불안한 비대면’이 더 좋다’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의 일상 변화가 신앙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제 ‘대면 vs 비대면’ 예배에 관한 비생산적 논쟁을 접고, 새로운 시대에도 변함없이 주의 몸된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목회자들은 기술을 통해 다양한 정서적·영적 접촉 가능성을 적극 고려하면서, 코로나 이후 새로운 목회를 다시 디자인해야 할 때”라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람들 간 직접 접촉은 줄어들지만, 데이터를 이용한 온라인 연결과 교류, 때로는 시공간을 초월한 자유로운 소통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대면 예배는 분리나 중지가 아니라, 관계 방식과 영적 접촉의 매체 변화일 뿐”이라며 “2,000년 전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전하실 때 들에 핀 백합화와 새들, 변화 무쌍한 바다와 파도, 마지막 만찬의 빵과 포도주와 식탁, 의자,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그릇 등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 표현을 위한 적극적 매체였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무엇보다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우월 관계, 정상-비정상으로 보는 이원론을 극복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예배는 언제나 온전한 예배여야 한다”며 “코로나 상황에서만 긴급 규정해 임시방편적으로 예배나 선교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원화된 예배이다. 이는 코로나 이후 더 심각한 영적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역자들을 향해서는 “앞으로 교회가 어려워질 수 있는데, 동역자 여러분들께서 사역자들을 내보내는 대신, 공존을 모색하는 대안을 보여달라”며 “‘가나안 성도’로 시작한 교회 이탈은 강력한 영적 접속력이 없을 경우 가속화될 수 있다. 최소한의 신앙 자존감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시대, 현장에서 믿음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평신도들의 상황을 생각해 보시라”고 권면했다.

끝으로 “목회자들은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고 다양한 목회 네트워크를 준비하면서 대응해야 한다”며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부탁을 충성스럽게 수행하면서, 잃은 양 한 마리를 애타게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이 영적 위기를 변화로 이끌어 나가달라”고 소망했다.

비대면 컨퍼런스
▲1부 발표 후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 윤영훈 교수(성결대)는 ‘온라인 공간에 실험하는 새로운 교회’에서 “온라인 교회는 코로나 시대 이전인 1990년대부터 이미 시작됐다. 특히 지난 4월 시작된 ‘아둘람 공동체’ 사례는 주목할 만 하다”며 “다만 온라인 교회를 제대로 시작하려면, 차별화된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형 교수(연세대)는 ‘가정에서 성전을 실현하기’라는 제목으로 “비대면 예배를 가정에서 드릴 때, 집중력 분산 및 성스러운 공간 부재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가정의 작은 공간 속에 신앙의 공통된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들(성경, 제단, 초 등)을 잘 배치한다면, 은혜로운 비대면 예배는 물론 잊혀진 가정 예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장 목회자로서 ‘뉴노멀 시대 목회를 위한 교회 체질 변화’에 대해 발표한 황성은 목사(창동염광교회)는 “비대면 시대의 위기가 오히려 목회 체질을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온라인 예배 시간의 탄력적 운영을 통한 일상의 예배화, 기존 교구를 온라인 교구로 재편 후 심방에서 교육으로 교역자 역할 전환, 온라인 헌금 활성화 방안 등 비대면 목회를 위한 구체적 노하우들을 소개했다.

1부 마지막 발제자 박은호 목사(정릉교회)는 ‘겉멋을 버리고 다시 출발하는 목회’를 제목으로 “코로나 시대가 오히려 ‘한국교회 내면의 바이러스’를 깨닫게 했다”며 “한국교회에게 주류 의식이라는 ‘겉멋’에 대한 회개와 개교회주의, 교회 간 빈부 격차 등 고질적인 문제들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후 2부 ‘코로나 이후 교회의 공공성을 고민하다’에서는 성석환 교수(장신대)가 ‘코로나와 신앙 공공성’, 송용원 교수(장신대)가 ‘코로나 시대 일의 신학’, 이성호 교수(연세대)가 ‘자연과 공존하는 삶’, 김정형 교수(장신대)가 ‘느린 일상에서 답을 찾다’, 박일준 교수(감신대)가 ‘언택트 시대, 불안정한 정신을 돌아보다’, 김희헌 목사(향린교회)가 ‘한국교회 고통 감수성을 돌아보다’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한 학자와 목회자들이 소속된 ‘포스트 코로나 목회연구 2020’은 코로나 시대와 마주하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현장 목회자의 고뇌와 소장 신학자들의 숙고를 통해, 새로운 교회의 모델을 그려보기 위해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라는 도서를 함께 출간하고 컨퍼런스를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