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등 종교시설은 25명 이내만 허용
주지사 “종교기관이 문제라는 것 인식”
유대교 “14년 전 장례식 사진으로 위협”

코오모 뉴욕주지사, 뉴욕 ,
▲그리스정교회 성니콜라스 예배당 및 성전 복원 공사에 쿠오모 뉴욕 주지사(오른쪽 세번째)와 엘피도포로스 대주교(오른쪽 네번째)가 나란히 참석했다. ⓒFlickr/governorandrewcuomo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앤드류 쿠오모(Andrew Cuomo) 뉴욕 주지사가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교회와 회당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이 심각한 레드존(Red zone)에 해당되는 지역의 모든 학교는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도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교회와 회당과 같은 종교시설은 25명 이내만 허용되며, 식당은 일부 야외 식탁에서 4명 이하씩 식사할 수 있다.

이날 쿠오모 주지사는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의 모임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종교기관이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다음 사진을 보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거리 두기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종교 기관이) 규칙 준수에 동의하지 않으면 폐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후 하시드파 유대교 단체는 공식 트위터에 쿠오모 주지사가 거론한 사진과 관련, “그 사진은 몇 주 전 사진이 아닌 14년 전인 2006년 장례식 사진”이라고 밝혔다.

성 아타나시우스(St. Athanasius) 교회의 조셉 에스포지토(Joseph Esposito)는 더타블릿과의 인터뷰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부당하게 예배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우리는 방역과 안전을 위해 우리의 방식을 내려놓았다. 교회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열심히 방역에 협조했으나 벌을 받고 있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교회에 대한 추가 요구 사항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2가지 조건 하에 교회를 계속 개방할 수 있다. 첫째, 유대 공동체든, 흑인 교회든, 로마 가톨릭교회든 종교 공동체는 규칙에 동의해야 한다. 규칙을 시행함에 있어 완전한 협력에 동의해야 한다. 규칙 시행에 동의하지 않는 기관은 폐쇄될 것이다. 둘째,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과 수용 인원 제한을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27일 빌 드빌라시오 뉴욕 시장은 교회와 회당을 대상으로 “시(市)의 행정 명령을 지키지 않는다면, 영구 폐쇄될 것”이라고 처음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회와 유대교 회당 등 종교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의장이자 기독교 보수단체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회장인 토니 퍼킨스(Tony Perkins)는 “드블라시오 뉴욕 시장의 명령은 위헌”이라며 “이러한 유형의 종교적 적대감은 공공 안전을 넘어선 동기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