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신학교에서, 창조 질서 두고 협상 시도해
전략에 말려 혼란 빠진 이들, 반대에서 중립으로
대한민국 뒤덮은 무지개, 자꾸 여섯 색깔로 보여

퀴어축제
▲퀴어축제 퍼레이드의 ‘6색 무지개’ 깃발. ⓒ크투 DB
고등학교 시절, 우리 반에는 소위 ‘일진’ 무리에 속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종종 등교하자마자 옆자리 착한 친구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곤 했다.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는 착한 친구는 처음엔 거절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종일 돈을 빌려달라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 점심 시간,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요구한다.

어조는 ‘부탁하는’ 조에서, 점점 하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협박(?)하는’ 조로 바뀐다. “친구의 딱한 사정에 이렇게까지 매정할 수 있냐”면서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을 ‘나쁜 행위’로 몰아간다.

처음에는 1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다가, 최후에는 선심 쓰듯이 “알겠어. 그러면 얼마 빌려줄 수 있는데?”라고 묻는다. 그럼 하루 종일 시달리던 그 친구는 5만원만 빌려주는 것으로 ‘협상’하고 상황을 마무리한다.

나는 그 거금을 빌려준 친구가 답답하여 나무랐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5만원만 뺏긴 게 다행이야. 지난번에는 7만원 뺏겼거든.” 그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던 것이다.

한 사람은 5만원을 얻어냈고 한 사람은 5만원을 빼앗겼는데, 그에게는 이것이 ‘다행인 상황’이었고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그 친구가 당한 전술은 일종의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이다. 살라미 전술은 협상 전술 중 하나로, 목표를 한 번에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선 문제를 부분별로 세분화하여 쟁점화한다. 그리고 차례대로 각각의 협상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상대로부터 ‘약간의 양보’를 계속 얻어내서 이익을 얻는 것이다.

퀴어신학 향린교회
▲한 교회에서 열린 퀴어신학 세미나 포스터.
이러한 전술은 ‘퀴어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신학계에도 파고들었다. 동성애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자칭 그리스도인들’이 동성애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약간의 양보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서구 교회에서 먼저 시도되었는데, 영국의 저명한 복음주의 신학자 존 스토트가 그에 맞서 펜을 들었다. 존 스토트는 저서 <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에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한 바른 신학적 관점을 제시했다.

스토트는 동성애 지지자들의 다섯 가지 논리에 대해 거론한다.

첫째는 ‘성경과 문화’라는 논리이다. 동성애를 금하는 성경 구절이 쓰여진 문화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당시 동성애 문화는 악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지만, 오늘날 문화에서 동성애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창조와 자연’이라는 논리이다. 하나님이 동성애자로 태어나게 하셨으니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이다.

셋째는 ‘관계의 질’이라는 논리이다. 동성애 관계에서도 진정한 사랑의 특성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선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넷째는 ‘정의와 인권’이라는 논리이다. 특정 성별, 인종, 신분에 대한 차별이 인권 침해인 것처럼, 특정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도 인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다섯째는 ‘용납과 복음’이라는 논리이다. 동성애자들을 판단해선 안 되며 용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드뉴스 동성애 논쟁 존 스토트
스토트는 이 다섯 가지 논리들의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어떤 논리로도 동성애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논증한다.

스토트는 셋째 논리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영국 국교 교리 위원회 의장이었던 한 주교에 대해 비판한다. 1997년, 존 오스틴 베이커 주교가 “동성애 커플의 삶에서도 에로틱한 사랑은 결혼과 마찬가지의 이로운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동성애 지지자들은 다양한 쟁점을 통해 창조 질서에 대해 도전한다. 끊임없이 ‘약간의 양보’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동성애 금지 구절이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 구절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이것이 먹히지 않으면 다른 협상 조건을 제시한다. “동성애자들의 난잡한 성관계는 나쁘지만, 정신적 사랑을 바탕으로 한 동성애는 괜찮지 않느냐?”라고 한다. 이번에도 협상에 실패하면 또 다른 협상 조건을 제시한다. “서로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동반자적인 동성애 관계는 괜찮지 않느냐?”

베이커 주교는 이 협상 조건에 응하고 말았다. 영국 교회 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그는 동성애 지지자들에게 ‘약간의 양보’를 해주었다. 그 후 영국 교회는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동성애 지지자들도 교회와 신학교에 들어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두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은 저들에게 ‘의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협상을 관전하며 점점 혼란에 빠지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던 쪽에 서있던 이들이 점점 중립 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저들의 끈질긴 살라미 전술에 더 이상 당해선 안 된다. 저들이 요구하는 그 어떤 협상 조건에도 응해선 안 된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스스로 신학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장마가 끝난 날,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대한민국을 뒤덮은 무지개가 자꾸만 여섯 색깔로 보이던 것은 나의 지나친 비관이었을까?

한바다
▲한바다 청년.
한바다(1994년생)
백석대학교 졸업
차별금지법 청년 연대 회원
대한민국역사지킴이 리박스쿨 회원
트루스포럼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