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 채팅방에 영상 게시, 성경공부로 이어져
공간적 제약 없어, 다른 지역서도 성경공부 가능
한 영혼에 대한 참된 하나님의 사랑만 있다면…
미리 해놓은 ‘선교사 네트워킹’, 현 시국에 도움

허세민 CMI
▲CMI 신임 이사장 허세민 목사는 “다시 태어나도 캠퍼스 사역자로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코로나19는 각 교회의 많은 부분들을 바꿔놓았다. 이는 캠퍼스 선교단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소모임 등 각종 대면 사역이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캠퍼스에 잘 나오지도 않게 돼 복음전도도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제대학선교협의회(Campus Missions International, CMI) 이사장으로 취임한 허세민 목사를 만나, 코로나 사태 가운데 캠퍼스 사역에 대해 들어봤다. 허 목사는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를 중심으로 캠퍼스 사역을 30여년 했으며, 이후에는 캠퍼스 사역자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먼저 대표 취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실 이사장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제가 직접 이사장이 되기보다, 후배를 이사장으로 세우고 저는 뒤에서 겸손히 섬기기를 간절히 원했고 그것을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둔 후배가 이사장직을 맡고 싶지 않다고 한사코 고사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친구 목사가 저를 추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절친한 친구 목사가 기도 가운데 저를 추천하자, 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간 구레뇨 시몬의 심정으로 이 직분을 하나님 앞에서 감당하고자 결단하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다소 젊은 분들이 대표를 맡으시다 연륜 있는 분께서 대표가 되셨는데요.

“CMI는 ‘자율, 개방, 포용’을 내세우며 선교 단체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다 2003년 3월 창립됐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CMI를 건전한 선교단체로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던 중, CMI를 대학선교회, 교회협의회, 해외선교협의회를 구분해 세 축의 협의체로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길은 우리가 한 번도 가본 길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선교단체였던 공동체가 단순히 간판을 교회로 바꾼다 해서 곧바로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동안 교회협의회 소속 회원교회들은 ‘교회다운 교회’로 자리잡기 위해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지니게 됐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대학선교회, 교회협의회, 해외선교협의회의 세 축이 어느 정도 자리잡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세 협의체가 각각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를 세워주는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성숙하게 온전히 이루기 위해, 아무래도 개혁 초창기부터 관여하던 연륜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를 세우신 것 아닌가 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표로서 중점을 두고 싶은 사역이 무엇인가요.

“모든 회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다 보니, 전체 공식 모임은 1년에 두세 차례에 불과합니다. 이로 인해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교제가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목회 일선에서 은퇴해 제가 직접적으로 섬기는 교회가 없습니다. 그로 인해 다른 목사님들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개인적으로 각 지역 교회를 방문해 목사님을 만나 개인적으로 교제하며 대화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소 부족한 성도간의 교제를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사님들을 만나면서 사도신경의 신앙고백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죄를 사함받는 것보다 성도의 교제를 앞세우고 있음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목사님들이 처한 형편에 맞게 서로 교제해 주기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이사회 역할 중 또 하나는 세 가지 협의체의 활동을 재정과 행정으로 지원하고 보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그 기초를 온전히 닦아놓고자 합니다.

위 사항은 이사장인 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하고자 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별도로 많은 분들과 논의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CMI가 이제까지의 노력으로 세 축이 대부분의 지체들이 바라는 올바른 방향을 잡고, 활동하게 됐습니다. 다시 말해 세 축의 기본적인 틀이 형성됐습니다.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이 세 축이 각각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바람직한 내용을 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 축의 발전을 위해 합당한 ‘소프트웨어’를 하나 하나 만들고 담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많은 분들의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선교회 사역 현황은 어떠한지요.

“사실 코로나19로 CMI 사역도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선교회는 매년 2월 3박 4일간 목자학교를 가지면서 캠퍼스 리더들을 세우고, 각 지역과 캠퍼스별로 성령의 그릇을 이루는 과정을 겪으면서 봄학기 캠퍼스 사역을 위해 준비해 왔습니다.

캠퍼스 리더들은 이 목자학교에서 받은 은혜에 힘입어 봄학기 사역을 섬겨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목자학교를 앞두고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때문에 캠퍼스의 간사들과 리더들은 처음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계속될 것 같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여러 가지로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캠퍼스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ZOOM 화상회의, SNS 단체 채팅방을 이용한 모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대일 성경공부 등 많은 방법들을 이용해 리더들과 형제자매들이 서로 교제하며 성경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캠퍼스 간사들은 코로나19로 ‘모이는 영성에서 흩어지는 영성으로’ 시대 흐름이 변화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언택트(Un-tact) 시대에 온택트(On-tact, Online+contact)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어떤 캠퍼스 리더는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기력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상황과 관계없이 주님의 일하심과 은혜를 경험하는 하루, 하루였습니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또 어떤 캠퍼스 간사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코로나19로 캠퍼스에 가도 학생들을 만날 수 없고, 대규모 수양회는 물론 작은 소모임조차 가질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하나님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각 교회들도 당국의 방역 방침을 따라 주일예배를 온전히 온라인으로 드려야 하는 때도 있었고, 일부만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드리기도 했습니다.

CMI 교회들은 리더들이 선교단체 시절 제자 양성을 통해 세움 받은 분들이 많아, 다른 교회들에 비해 결속력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예배를 같이 드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온라인이나 일대일로 꾸준히 소통하며 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대면 예배로 인해서 생기는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선교사들은 4년 전부터 ‘네트 워킹’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2020년 1월 호주 국제수양회에서 CMI 해외선교사 ‘네트워킹’이 형성됐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매달 화상회의를 통해 교제하며 말씀을 나누고, 회의를 하면서 성령의 그릇을 견고히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 CMI 선교사들은 어느 때보다 견고한 교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6년 가을부터 시작된 ‘해외선교사 네트워킹’ 작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단초가 된 것입니다. 이를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저는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일하고 계심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선교지 각 나라와 지역별 사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교사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초 기획했던 수양회와 각 모임을 온라인이나 화상회의를 통해 실행하고 있습니다.”

허세민 CMI
▲허세민 목사는 “캠퍼스 사역의 초점은 섬기는 간사나 리더가 아니라, ‘섬김 받는 제자’에게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송경호 기자
-전도와 선교도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데, 어떻게 적응하고 계신지요.

“전도와 선교를 비대면으로 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새로운 봄학기를 맞아 캠퍼스에 들어온 신입생들을 마음에 두고 캠퍼스 사역을 준비해 왔던 간사와 리더들에게는,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금방 끝나지 않고 오래 계속될 것이라 판단하면서, 캠퍼스 리더들은 믿음으로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대전의 한 간사는 대학교 단과대 단체 채팅방에 믿음으로 CMI를 소개하는 글과 영상을 제작해 올려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 자매가 이를 보고 연락해 일대일로 연결이 됐고, 지금 꾸준히 성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진주 CMI에서는 마침 귀국한 아르헨티나 선교사의 딸이 있어 스페인 강좌를 개설, 관계성이 있는 몇 명의 학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경주 CMI의 한 간사는 회원 교회인 경주선교교회 고등부에서 올라온 5-6명의 학생들과 관계성을 맺으며 일대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성경을 공부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간사는 화상으로 일대일 성경공부를 하는데,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어색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직접 대면할 때보다 더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고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 어떤 간사는 화상으로 하니 공간적 제약이 없어져, 다른 지역에 있어도 꾸준히 성경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고 했습니다.

한 영혼에 대한 참된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면, 온라인으로 인한 비대면 사역도 능히 섬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캠퍼스 전도는 매우 힘들어지고 있었는데, 복안이 있으신지요.

제가 사역할 때는 ‘캠퍼스 사역의 황금기’였습니다. 당시 캠퍼스 사역이 가장 활발할 때는 한 사람의 캠퍼스 리더가 1-2년 사이 10여명의 제자를 세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사람의 제자를 세우기 위해 10명의 리더들이 함께 노력해도 세우기 힘든 시기가 됐습니다. 어떤 선교단체는 매년 봄학기 초 30-40명의 신입생들이 오지만, 1년이 지난 후 그 중 한 명의 제자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을 ‘캠퍼스 사역의 갈수기’라고 표현합니다.

캠퍼스가 영적으로 가뭄이 심한 때는 캠퍼스 간사와 리더들이 믿음으로 캠퍼스 현장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이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간사나 리더들이 각자 신앙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간사와 리더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신앙생활을 즐겁게 해서 얼굴에 은혜의 빛이 충만하다면, 그런 모습에 감동을 받아 학생들이 하나 둘 찾아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여러 각도에서 신앙의 즐거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로 <죄의 쾌락을 압도하는 신앙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을 완성한 후 백성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면, 그 모든 것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됩니다. 캠퍼스의 상황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캠퍼스 사역을 섬기는 간사와 리더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충만히 누리면서 신앙생활을 즐겁고 기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도 바울은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다”고 하였습니다. 세상과 캠퍼스에 죄의 세력이 만연해져 차고 넘치는 것 같지만,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그 은혜는 그 죄의 세력을 이기고도 남을 만큼 넘칩니다.

우리가 그러한 하나님의 은헤를 충만히 누리고 있다면, 그 은혜는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은혜는 메마른 세상과 캠퍼스를 적시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적십니다.”

-다른 대책도 있으신지요.

“‘캠퍼스 사역의 초점’이 섬기는 간사나 리더가 아니라, ‘섬김 받는 제자’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많은 노력과 기도와 헌신으로 한 영혼을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게 되면, 우리는 그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라 ‘나의 제자’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기까지는 잘 섬기는데, 일단 모임의 리더로 세워지면 그 사람을 섬기기보다 내 관할 하에 두고 다스리고 지배하고자 합니다.

성경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이 ‘주도권’ 문제입니다. 캠퍼스의 간사나 리더가 나의 삶의 영역에 들어와 간섭하고 ‘삶의 주도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것 같으면, 그 사람은 마음의 문을 닫고 성경공부를 중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초점을 두고 섬기는 부분이 바로 학생복음운동의 ‘주도권’을 대학생들이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간사들 입장에서 좀 답답하더라도 할 수만 있으면 학생들을 세우고,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캠퍼스 간사나 리더들이 학생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 필요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를 보일 때, 관계성을 맺은 학생은 간사나 리더들에게 신뢰를 갖게 됩니다.

한 예로 어떤 사범대학 사역을 섬기던 리더는 학생들이 임용고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마침 그 리더가 섬기는 교회 목사가 교사 출신이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4학년 학생들 중 도움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초청해 꾸준히 알려줬습니다.

그 결과 도움을 받은 네 명의 학생들이 모두 임용고시에 합격했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교회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 대학 CMI는 그곳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심지어 그 소문이 학부모들에게 전해져, 학부모가 직접 교회에 와서 자녀를 부탁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세계 선교도 힘들텐데,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책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미 앞에서 설명을 드린 것과 같습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것은 저보다 젊은 목사나 간사들, 그리고 선교사들이 훨씬 더 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되든, 그 분들이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이면 CMI가 출범한지 20년째가 됩니다. 그 때는 한국에서 CMI 출범 20주년 기념 국제수양회를 갖고자 합니다. 그 때쯤이면 코로나19 사태도 일단락될 것을 기대하면서, 세계 각처에서 수고하셨던 선교사들과 한국 CMI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자 합니다.

이 국제수양회를 기점으로, CMI의 새로운 비전과 청사진이 그려지기를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사역을 오래 하셨는데, 그 간의 간략한 간증이나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시다면.

“캠퍼스 사역을 섬긴 기간이 30년입니다. 그 30년 동안 300여명의 제자들을 양육했고, 그 중 50여명을 평신도 선교사로 세계 각처에 파송했습니다.

제가 캠퍼스 사역을 섬기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캠퍼스의 영혼들을 섬기면서, 우리 모두의 수고와 기도와 헌신을 통해 한 분 한 분이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은 없다. 이런 나는 정말 행복하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섬길 것이다.’

물론 캠퍼스 현장에서 제자양성 사역을 섬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너무 힘들어서 어느 때는 복통을 달고 살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은 제자양성 사역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과 즐거움과 보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으로 모든 언론이 떠들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한 공영방송에서 ‘김영란법과 법조계의 전관예우’를 주제로 토론회를 했는데, 토론자 두 분 중 한 분은 아주 오래 전 1년 동안 저와 성경공부를 했던 분이었고, 또 한 분은 20년 이상 캠퍼스 사역을 함께 섬기면서 예수님을 배웠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돕고 섬겼던 분이 이렇게 사회 각처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섬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제자양성가’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요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캠퍼스 사역은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을 드리고 섬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너무도 귀하고 복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산하 사역자들이나 청년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남겨 주신다면.

“제가 캠퍼스 사역을 섬겼던 지난날을 돌아볼 때 갖게 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사역 중심의 목회’를 한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가정에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로 인해 사역 현장에서는 원치 않게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만나 사과의 말씀을 드린 분들도 있고, 아직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꼭 만나 저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그런 기회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렇듯 ‘하나님의 일꾼’으로서는 충성했다고 할 수 있지만, 사역 일선에서 물러나 연구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나 자신이 하나님의 일꾼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연구 활동을 하며, 하나님 안에서 자녀로서의 행복과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항상 이런 부탁을 합니다. ‘사역 중심으로 신앙생활하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기보다,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과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께 충성하자.’

우리가 하나님 자녀로서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면서 캠퍼스 사역을 섬길 때, 하나님께서 더욱 축복해 주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