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배 끝까지 고수하는 목회자 존경하지만
교회 전체 비난받지 않도록 확진자 발생 없어야
통회하고 자복하며 서로를 세우는 일 앞장서자

소강석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코로나 시국 현장 예배 유지에 대한 찬반 논쟁을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와 주화파’에 비유하며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편 가르기를 하지 말자”고 권면했다.

소 목사는 8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오래 전에 읽었던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다시 읽었다. 옛날에 몽당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읽은 책을 보니 새삼스러웠다”며 “이 책을 보면서 나라도 걱정이지만, 한국교회가 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남한산성의 소설과 한국교회의 현실이 오버랩 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책에 보면 청나라가 조선을 침범하여 도성은 불타고 수많은 여자들이 겁탈을 당하고 죽임을 당했다. 그때 세자는 강화도로 도망을 가버리고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도망을 가 버렸다”며 “그러자 청나라의 군대 대장인 용골대가 남한산성을 에워싸 버렸다. 남한산성을 지키는 군사들이 동상에 걸려 죽어 나가고, 식량이 없어 말을 잡아먹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때, 척화파인 김상헌과 주화파인 최명길은 끊임없는 논쟁을 한다. 최명길은 차라리 청나라에 항복을 하고 백성을 살리자고 하고, 김상헌은 죽기로 싸우자고 한다”며 “김상헌은 명분을 내세웠고, 최명길은 실리를 선택했다. 김상헌은 죽어서 살자고 주장하고, 최명길은 살기 위해 죽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설에서 최명길은 “제발, 예판 김상헌 대감은 길, 길을 말하지 마시오. 길이란 땅바닥에 있는 것이오. 가면 길이고 가지 않으면 땅바닥인 것이오”라고 했고, 척화파 김상헌은 “내 말이 그 말이오. 아무리 길이라 할지라도 갈 수 없는 길은 길이 아니란 말이오”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척화론이나 주화론이나 논리적으로는 모두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김상헌은 자존심을 추구했고, 최명길은 실리를 추구했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 상황에 놓인 한국교회 현실을 바라보며, 남한산성에 나오는 김상헌과 최명길의 길을 떠올렸다”며 “끝까지 현장 예배를 고집하는 분은 척화파 지도자인 김상헌으로 비유할 수 있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목회자를 주화파인 최명길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 목사는 “어디까지나 비유이지만, 우리 교회 역시 인근 고등학교와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저는 집단 감염이 거의 없고 안전한 지역에서 현장 예배를 끝까지 고수하는 목사님들을 기본적으로 존경한다”고 전제했다.

자신도 광주신학교 시절인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수요예배를 지키기 위해 금남로 바닥에 개미 새끼 한 마리 다니지 않을 때 성경 찬송을 들고 예배를 드리러 갔다는 것.

그는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그분들의 신앙 양심과 신앙의 가치는 높이 존중한다. 그러나 그렇게 현장 예배를 강행하더라도 절대로 확진자는 안 나오게 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게 예배드리다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면, 그 비난과 공격은 한국교회 모두가 같이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분들을 한편으로는 존경하지만, 사회적 이슈와 비난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편 가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장 예배를 강행함으로써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행정적 불이익을 당한 교회는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도와주어야 한다”며 “사실 저도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애통함과 아픔이 가득한다. 마음 속에 분통이 치밀어 오르고 저항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소 목사는 “성경적 가치와 기독교 정신에 맞지 않는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해 날을 세워 강성으로 반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실제로 제가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적도 있다”면서도 “그래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만나서 소통하고 달래고 설득해야 할 때도 있더라. 역사를 보면 명분과 자존심을 내세웠던 김상헌은 아무 일도 못했지만, 실리를 추구했던 최명길은 그래도 나라와 백성을 살렸지 않는가? 제 안에는 김상헌도 있고 최명길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교회도 김상헌과 최명길이 소모적 논쟁만 하지 말고, 서로 고통을 참고 인내하며 내일의 힘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길을 내야 한다”며 “소모전을 하고 편 가르기를 할 그 힘으로 통회하고 자복하며 서로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 춥고 매서웠던 남한산성의 겨울도 지나고, 봄이 되어 폐허의 성벽 아래 꽃이 피고 다시 길이 열렸지 않는가? 우리 모두 부디 서로 다투고 싸우지 말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다시 모으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