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보존연합
▲인요한 선교사 등이 구례군청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보존연합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보존연합 공동대표 인요한 박사(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와 오정희 상임이사 등이 지난 3일 전남 구례군청(군수 김순호)을 방문해, 구례 지역 수재민들을 돕기 위해 LG그룹의 협조로 7천만원 상당 1,300여점의 수재 물품을 전달했다.

물품을 전달받은 김순호 구례군수는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재민들에게 전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요한 박사(존 린튼)는 호남 선교사들을 비롯해 지리산 기독교 선교사 유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 박사는 이곳에서 선교사 후손으로 태어나 자랐고, 한국 사람들과 똑같은 배고픔과 질병에 시달리면서 살았다.

인 박사는 4대째 한국을 섬기고 있다. 제1대 배유지(유진 벨) 선교사는 호남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며, 수피아, 숭일, 영흥, 전주신흥, 기전학교 등을 설립하고 광주기독병원을 세웠으며, 문맹 퇴치와 함께 복음 전파에 힘썼다.

2대 인돈(윌리엄 린튼) 선교사는 1919년 3.1독립만세 운동 선언문 작성을 배후에서 지도하고, 일제 식민 지배의 부당함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여, 해방 후 한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인돈 선교사는 대전 한남대 설립자이기도 하다.

3대 인휴(휴 린튼) 선교사는 해군 장교로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하고, 순천 지역에 결핵 진료소, 요양원을 개설해 결핵퇴치운동을 전개하여 정부로부터 국민훈장과 호암상을 받았다.

4대 인요한 선교사는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하여 전국에 5,000대 이상을 보급하고, 북한도 40여 차례 방문해 의료장비와 의약품을 전달했다. 인 선교사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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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침수 모습. 높다란 교회 건물도 침수당했다. ⓒ보존연합
현재 구례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에는 선교사 유적지가 남아 있다. 1920년대 조성된 노고단과 1960년대 조성된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가 있다.

당시 선교사들은 한국의 풍토병 때문에 6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질병을 예방하고 선교사들의 휴식과 교제, 충전을 위한 목적으로 해발 800m 이상에 휴양지를 조성한 것이다.

이곳에서 성경이 번역되기도 했다. 선교사 유적지는 현재 문화적·건축학적·종교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