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 성경 말씀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요 16:7-8)

1. 죄를 깨닫게 하는 사역을 하십니다.

성경 본문에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이 곧 죄요, 하나님 앞에 인정될 수 있는 참된 의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믿음에서만 얻어진다는 것이요, 그리고 심판의 날에 하나님 앞에서 담대할 수 있는 오직 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언자(代言者)로서 모시는 일이라는 점을 성령께서 거듭나지 못한 영혼들을 향하여 깨우치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죄인들이 회개하여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은 성령의 깨닫게 하시는 사역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거듭난 신자들에게도 역시 죄를 깨닫게 하시는 사역을 계속 하십니다. 한 번 예수님을 믿어 거듭났다고 해도, 신자의 영혼 속에는 죄를 짓게 만드는 죄성과 과거에 받았던 영혼의 상처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쓴 뿌리들이 존재하는 한 신자의 영혼은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사랑함에 있어서 종종 실패하게 됩니다. 마치 죽은 자가 살아났으나 여전히 질병 가운데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영혼 속에 잠재되어있는 죄의 뿌리와 과거로부터의 깊은 상처들을 제거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이러한 영혼의 짐들을 성령께서 치유해주시도록 마땅히 간구해야 할 줄로 압니다.

2.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경험으로 이끄십니다.

성령께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매개(媒介)의 역할을 하십니다. 특히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신 대속 사역의 공로를 우리에게 적용시키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천년 전에 대속 사역을 이루실 때 성령께서는 그곳에 함께 하셨으며, 그 성령께서는 역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이천년 교회사속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n with Christ)의 진리를 적용시키고 계십니다.

성령은 영이시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사건 안에서 신자들이 같은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이를 적용시키십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진리입니다.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3-5)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신자가 영적인 생활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조건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우리는 주님의 생명에의 참여자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연합 자체는 오직 믿음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었음을 고백할 수 있으며,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의 능력으로 다시 살고 있음을 날마다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룩함의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연합된 십자가의 승리를 고백함에 있는 것이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새 창조의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연합된 부활의 승리를 고백함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연합시키는 능력으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와 늘 동행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3. 신자를 성화시키는 사역을 하십니다.

성령께서는 거듭난 신자들을 성화(聖化)시키는 사역을 하십니다. 이 성화는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 주어지는데, 성령께서는 신자들로 하여금 성화의 길을 추구해 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성령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인격적 주님이신 성령과의 교제와 또 그분께 대한 순종의 삶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므로 순간마다 성령과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삶이 곧 예수 믿는 삶의 실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건의 삶은 곧 ‘그리스도 닮기’(Christlikeness)를 향해 성숙되어가는 과정이 됩니다. 이 성화의 완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는 일입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엡 4:13)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부터 직접 시작하여 거듭남의 최후 목적인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가는 일을 향해 성숙되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신자 안에서 시작되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일은 명백하게 하나님 형상의 구현으로서의 ‘그리스도 닮기’를 목표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는 복음적 성령운동의 핵심이 바로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하나 되는 삶을 구현해 나가는 일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 성령운동은 신자의 성화된 삶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능력을 위해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의 가르침과 그 구체적인 적용에 더욱 매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어려운 용어 풀이: 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교리는 이천 년 교회사 전체에 흐르는 기독교 영성의 핵심입니다. 초대교회는 물론 중세교회의 많은 신학자와 수도사들도 이 교리를 영성운동의 시작과 목표에 두었습니다. 16세기의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도 역시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교리를 그의 성령론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칼빈의 성령론에 나타난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는 곧바로 17세기 청교도들에게 직결되었습니다.

청교도사상에 있어서의 성령론은 전적으로 칼빈주의적 기반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성화는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 주어지는데, 성령께서는 신자들로 하여금 성화의 길을 추구해 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신다고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칼빈의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는 현재까지의 모든 복음적인 성령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어온 내용입니다. 이는 우리 신앙의 근본이 그리스도에게서 말미암으며 또한 우리 신앙의 목표가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일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 성령사역을 위한 질문

1. 성령께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신다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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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령께서는 어떻게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진리를 성도들에게 적용시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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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령께서 성도 안에서 행하시는 거듭남의 은혜가 지닌 최종적 목적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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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적용을 위한 기도

1. 비록 거듭난 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영혼 속에 하나님을 근심시켜 드리는 죄의 뿌리가 있는지를 성령께서 조명해 주시도록 간구합시다.

2. 예수님을 믿는 삶이란 곧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사실에 충실하게 고백하면서 살아가는 삶일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 기도합시다.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