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는 주류 사상, 그들 언어로 진리 전달
하나님 알고 나면 표현 못할 진정한 자유 느껴
현대인의 우상은 돈, 확고한 철학에 신앙 수준

정소영 이연임 생각의 기원
▲<고전이 알려주는 생각의 기원> 정소영·이연임 저자(오른쪽부터). 둘은 “3년을 함께 묵상을 나눴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이나 생각하는 방향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다”며 “하나님과 성경을 추구한다는 서로의 본심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고전이 알려주는 생각의 기원

정소영·이연임 | 렉스 | 220쪽 | 15,000원

“너의 생각은 어디에서 왔니?”

우리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은 그 이유와 배경이 존재한다. 책 <고전이 알려주는 생각의 기원>은 모든 것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근간이 되는 ‘세계관’의 관점에서, 다윈과 프로이트, 마르크스와 니체, 막스 베버까지 19세기 대표적 사상가들을 조명한다. 우리와 이 사회에 흐르는 생각과 사상, 분위기의 ‘뿌리’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 이들 5인이 쓴 작품을 ‘요약’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찾아보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먹방(먹는 방송)과 플렉스(Flex, 과시욕) 등 SNS 문화, 자살과 유전자 조작(맞춤 아기), 금수저·흙수저론 등 오늘날의 화두들을 고전 속 사상들과 연결해준다.

여기에 인간과 세상을 설명하는 절대적 진리이자 모든 것의 기원(The Origin)이 되는 성경의 세계관을 마지막에 보여주고 있다. 각 장은 저자의 개인적 일상에서 마주한 사건들을 성경적 세계관으로 풀어내고 묵상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의 뿌리가 되는 세계관은 무엇인지 깨닫고, 올바른 세계관에 기초해 넘쳐나는 메시지 홍수 속에서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이 책을 출간한 세인트폴 고전인문학교 정소영 대표와 이연임 원장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청취했다.

-진화론(다윈), 무의식(프로이트), 공산주의(마르크스) 등 기독교와 대척점인 듯한 사상들을 ‘생각의 기원’으로 소개하신 이유는.

정소영 대표: 흔히 반대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오늘날 주류 사상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주류 사상을 잘 이해해야, 그들의 언어로 우리의 사상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둘째는 기독교와 반대된다 해서 100% 틀린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 속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습니다. 성경이 ‘진리’라면, 그들에게는 ‘일말의 진실’이 있어 미혹되기 쉽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분별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사상과 책을 접할 때, 성경적 기준을 갖고 취하거나 걷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19세기 이 사상가들 중 오늘날 21세기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이들을 가려 뽑았습니다.

이연임 원장: 처음에 책 제목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로 하려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같은 대답만 하는데, 정작 그것이 무슨 생각에서 나왔는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현대를 붙잡고 있는 생각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했습니다. 내가 그들을 정말 사랑하고 전도하고 싶다면,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성경적이지 않다 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책임회피 아닐까요. ‘기독교적이다, 아니다’ 하는 것도 이분법입니다. 성경만 안다고 다 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세상에 펼쳐져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이런 사상들을 읽는다고 해서 무작정 받아들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서, 진짜 진리를 지혜롭고 전인격적으로 전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의 생각, ‘뇌구조’를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니엘서 말씀처럼 옳은 데로 이끌 수 있을까요. ‘틀리다, 맞다’, ‘기독교적이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분은 ‘왜 기독교 금서로 교육을 하냐’고 하셨는데, 신선했습니다. 기독교에 금서가 있나요?

정소영 이연임 생각의 기원
▲정소영 대표는 “성경적 세계관이 뿌리내리게 하려면, 가정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적·영적 도전과 함께, 생활 면에서도 전인격적 도전을 주면 좋겠다. 세상에 나가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대웅 기자

-하필 19세기에 이런 사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소영 대표: 사상이 딱 끊어져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19세기를 선택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전까지는 사람들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다면, 종교개혁을 기점으로 확 올라가게 됩니다.

과학도 산업화도 급격하다 보니, 인간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이성을 믿고, 이성으로 증명할 수 없으면 믿을 수 없다는 지경까지 갔습니다. 그 절정이 19세기입니다. 이는 물론 그 앞 세대의 영향이지요, 특히 계몽주의의 영향력과 과학기술의 발전, 그리고 종교가 권위를 잃게 되면서입니다. 이것이 19세기 이 사람들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소개하신 19세기 사상들이 20세기에 어떤 결과로 드러났다고 봐야 할까요.

정소영 대표: 책에 나온 이들 대부분이 인본주의자입니다. 인간에 대한 낙관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인간을 점점 진화되어 나아지는 고등 동물로 본 것이지요.

과학과 이성이 발달하다 보면 더 나은 세상이 실현될 것을 꿈꿉니다. 그래서 여러 과학 실험을 했고, 두 차례 세계대전도 치렀습니다. 공산주의 국가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다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인간이 과연 계몽주의로 시작해 19세기 사상가들의 생각처럼, ‘좋은 쪽으로 가는 동물인가?’ 하는데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반대급부가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이성을 믿고 달려왔는데 오히려 비극적 사건들이 많았으니, 이성조차 믿을만한 게 못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종교의 권위는 여전히 찌그러져 있고, 그나마 인간을 지탱해 주던 이성마저 쓰러트린, 포스트모더니즘이 부상합니다.

객관성 대신 주관성을 강조하고, 절대적 과학 법칙이 아니라 상대주의적 법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수학에도 답이 없다고 한답니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지, 정답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이연임: 인간의 본성은 늘 비슷했습니다. 늘 죄인이었고, 욕심 가운데 있었지요. 20세기가 되자, 그 탐욕과 이성과 본성을 지지해주는 도구들이 충분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명분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욕심을 채울 때라도,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19세기에 그 명분들이 갖춰졌고, 기술이라는 도구까지 생기다 보니 본성이 폭발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던 것입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앞의 네 가지 사상에 대한 대안으로 봐도 될까요.

정소영 대표: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자본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이 자본주의는 기독교적인지, 아니면 물질 세계의 경제 이론에 불과한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막스 베버라는 사회학자가 이를 미리 고민해 줬습니다.

그렇다고 막스 베버가 펼쳐놓은 그림을 100% 수용할 수는 없지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 뿐더러, 실제로 막스 베버가 성경을 공부해서 주장한 내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경으로 자본주의를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택했습니다.

이연임 원장: 그렇습니다. 막스 베버는 청교도들을 분석해 책을 발표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기독교적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기독교적이다, 아니다’를 전체로 보기보다, 어느 부분은 성경적이지만 어느 부분은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청년들에게 관심이 많은데, 함께 일하는 청년 중 한 분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묻더라고요. 그래서 판단하기 전에, 먼저 법안을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2조 1항의 성별에 대한 정의가 성경과 같은지 다른지 등을 보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서 충분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누군가가 판단해 놓은 것을 믿는 시대입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원문 전체를 읽는 대신, 저희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사상을 알 수도 있겠지요. 앞의 네 사상가는 극명하게 비기독교적이지만, 베버는 성경적인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으니 훈련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씀하셨듯 지금은 인본주의에 더해 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하고 있는데, 책에 나오는 19세기 사상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정소영 대표: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은 그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딱 잘라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언어학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언어에는 의미가 있고 이를 표시하는 음성이 있지요. 같은 집이지만 한글로는 ‘집’이고, 영어로는 ‘하우스(house)’이듯 말입니다.

우리는 ‘집’의 의미와 표시(언어)를 함께 인식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이 둘을 분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의미를 표시하는 언어가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갖고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체를 부르짖기 시작했고, 나아가 사회 구조까지 해체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가장 얽매이는 것이 뭘까요? 서구 사회에서는 그것이 종교, 기독교였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맞다고 의미를 부여한 것을 모두 분리해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 분리해놓고 보니, 더 이상 뭔가를 붙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다 해체시키면 자유롭고 좋을 줄 알았는데,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르게 된 것입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요. 몸이 남자이지만 여자라고 결정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성기를 자르거나 평생 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괜찮다, 그것이 자유이자 해방이라는 주장이 그 극단에 있습니다. 이미 그 극단까지 와 있지요. 해체를 하다 하다, 자신의 몸까지 해체해 버린 것입니다.

정소영 이연임 생각의 기원
▲이연임 원장은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신 말씀처럼, 우리의 메시지는 현실에 맞닿아 있어야 한다”며 “세계관도 현실적으로 접근할 때 조금 더 귀가 열리고 마음도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이연임 원장: 자유롭고 싶다는 것과 19세기 여러 사상들이 맞아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산주의 설명에도 나오는데, 평등이 좋고 자유가 좋다면서도, 정작 자유가 뭔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준 없이 그냥 좋아 보이는 것이지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자유를 보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최근 한 TV 방송에서 가수 박진영 씨가 1주일의 절반을 20시간씩 금식한다고 합니다. 먹으면 살찌는 스타일인데, 매년 한 번 컴백할 때 무대에서 자유롭기 위해 나머지 시간을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유와 컨셉이 완전히 다르지요. 한 달 간 무대에서의 자유를 위해, 나머지 열한 달을 부자유하게 지낸다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 시절 처음 친구가 예수님을 믿으라고 했을 때, 안 믿겠다고 했습니다. 주일에 교회 가야 되고 성경 읽어야 되고, 술 마시면 안 되고 등등 피곤하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에 비해 저는 너무 자유로워 보이지 않느냐고요. 그렇게 싸웠지요. 제가 훨씬 자유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오히려 솔깃해했습니다(웃음).

믿고 나서, ‘진리가 자유롭게 한다’는 말씀이 의아해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나님을 알고 나니까, 표현할 수 없는 진짜 자유가 있었습니다. 평생 매여 살던 진로와 취업, 결혼 문제까지 인생의 여러 공식과 기준들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저는 IT 컨설턴트로 일하다 박사 공부를 했고, 국제개발 컨설턴트로 세계를 다니며 6년간 재직하다 지금은 교육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 등에 매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데서 오는 진정한 자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든 것을 해체시키는 잘못된 자기 중심적 자유의 발현이 아닐까요. 그게 구속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과 맞아 떨어져 처음에는 신나겠지만, 살아보면 더 힘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자유의 결말을 미리 아시고 보호해 주시면서 더 많은 자유를 주신 것입니다. 이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없으니, 보암직하지만 잘못된 자유를 선택하게 됩니다.

돈의 힘, 하나님을 엄청나게 능가하고도 남아
기독교인들도 돈에 대한 신뢰와 믿음 각인돼

-오늘날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 가운데, 세계관의 차이와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 있다면 대표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정소영 대표: 낙태입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세계관은 3가지 질문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인간 사회 문제의 원인에 대해, 그리고 해결책에 대해서입니다. 이 3개 중 하나만 물어보라고 한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입니다.

성경적인 ‘인간 이해’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이지만, 지금은 타락한 어정쩡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을 이해하면, 세상을 지금보다 훨씬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낙태 문제에는 인간 됨이 착상 순간부터이냐 아니냐 하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한 사회가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낙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낙태를 해야만 하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무조건 낙태가 죄라고 정죄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낙태를 형법상 죄목에서 제외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간통죄를 보세요. 간통은 누구나 죄라고 여겼고, 형법상 죄목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죄목에서 빼고 민사상 손해배상이 가능하게 해 놨더니, 요즘 사람들은 간통은 죄가 아닌 것처럼 받아들입니다. 바람 피는 사람들이 오히려 큰소리 치는 세상 아닙니까(사빠죄아: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대사 -편집자 주).

낙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낙태죄가 형법에 있어도, 산모가 위험할 때 등의 예외적 허용 조항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게 사실입니다. 비극이지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이들을 콕 찝어 감옥에 보내진 않지요. 이미 사문화됐고요. 하지만 형법상 죄로 선언해 놓지 않고 완전히 빼버리는 것은, 사회의 세계관을 바꿔버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성 인권’ 문제로 너무 단순하게 치환해 버립니다. 이렇게 가다 보면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결국 그 피해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입을 것입니다.

낙태가 합법화되면, 남성들은 그냥 저질러놓고 ‘낙태하라’고 할 것입니다. 만일 여성이 낳고 싶다 해도,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사회가 경제적 여력이 생기고 교회도 많으니 미혼모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죄를 죄 아닌 것처럼 회피하고 머리를 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연임 원장: 재정관도 중요합니다. 돈 문제입니다. 저는 재정 상담을 하면서, 세계관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청년들을 몇 년 양육해도, 돈 문제에 걸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성경적 표현에 의하면 하나님과 돈 중에 누가 주인이냐 하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커서 뭐 되고 싶냐고 물으면, ‘돈만 있으면 굳이 일 안 하고 싶다’고 합니다. ‘10억원 주면 감옥 갈래?’ 물으면 다 간다고 해요.

돈의 힘은 하나님을 엄청나게 능가하고도 남습니다. 아이들에게 성경이나 세계관을 가르치면서도, 기독교인들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돈 없다’는 것입니다. 돈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각인돼 있습니다. 돈에 의해 인생이 결정되리라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망치로 깨부숴야 할 정도로 완벽합니다. 신앙입니다.

고전이 알려주는 생각의 기원

이런 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가르쳐서 바뀔 수는 있을까요? 돈에 대한 믿음은 너무 강력해서, 계속 가르치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미래의 주관자는 유일하신 한 분이시고, 돈 역시 하나님이 주관하시는데, 그런 말은 허울 좋은 컨셉일 뿐입니다. 돈 문제에서 ‘세계관 전쟁’이 가장 치열합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기도 하지요.

저는 성경만 가르쳐선 안 되고, 경제적 부분도 교회 등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먹을 게 없다’, ‘저축은 얼마나 하면 좋은가?’ 사람들이 묻지만, 성경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경적 세계관 안에서 경제적 지식을 갖고 나눠야지,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을 다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돈을 못 벌어서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모릅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이러한 불안이 극심합니다. 형통할 날이 곧 온다고 믿고 지금 곤고한 날들을 지나야 하는데, 그들은 계속 곤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은 2천년간 유신론적 세계관을 이어오다 최근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등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차이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정소영 대표: 한반도 5천년간 나라가 서고 지고 했지만, 공화국은 처음입니다. 대한민국의 탄생은 신비입니다. 무속 신앙과 유교 사상에 쩔었던 나라로 하나님 보시기에는 5천년간 깜깜하게 보내다, 36년 노예 생활 이후 자유민주주의가 들어왔습니다.

북한에서 3대 세습이 가능한 것은 5천년간 늘 그래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북한에서는 죄를 지으면 3족을 멸하는데, 그것도 지난 5천년간 늘 그랬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역사로,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헌법과 서구 문명에서 발달한 자유민주주의가 이식됐습니다. 그래서 70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무속 신앙과 유교 사상 등으로부터 상당 부분 벗어난 새로운 세대가 됐습니다.

이는 지난 500년을 이어온 이씨 왕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유교 문화에서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새로운 정신 체계를 이식하신 특별한 이유와 섭리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아카데미에서 가끔 아이들이 묻습니다. ‘왜 우리가 서구 문명에 대해 알아야 하느냐’고요. 그러면 답해줍니다. ‘너희들, 한복 입고 상투 틀고 사니?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교육 방식도 다 서양식이지. 그 서양의 두 기둥인 헬레니즘과 유대 기독교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대한민국은 성경적 원리로 세워졌기에 성경적 세계관을 잘 장착하면 좋은 나라가 되고 선교한국 복음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연임 원장: 컨설턴트 시절 거의 매월 해외에 나가야 했습니다. 나갈 때마다 각 나라의 종교 양상을 보는데, 어느 지역이든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징은 정말 열심히 특심합니다(웃음). 기복신앙을 비판하지만, 사실 동양과 서양,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다 있는 것입니다. 찬양하는 모습도 민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 교회도 새벽부터 밤까지 여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성향 같습니다.

개발도상국에 가 보면, 우리나라를 너무 부러워합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이렇게 발전한 경우가 우리나라뿐이니까요. 정말 근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열정, 근성을 잘 사용되면 얼마나 좋겠나.

해외에서 아무리 좋은 5성급 호텔에 있어도, 한 달 있다 보면 돌아오고 싶은 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그런데 해외 선교사들이 얼마나 많이 나가 있습니까. 믿음이 있겠지만, 이루고 말겠다는 열정(passion)이 있어야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방향만 잘 바꿔주면 폭발력 있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흔들어보려는 전략은 하나같이 방향을 이리저리 흔드는 것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맞추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정소영 대표: 빨리, 널리, 많이 세계관 교육을 알리고 싶습니다.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고 싶습니다.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젊은이들과의 접점을 늘리면 좋겠습니다.

이연임: 저는 하나님께 맡기고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편이지만, 딱 하나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우울하거나 힘든 분들이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채널이 있어도 상담자의 세계관에 문제가 있으면 이상하게 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변호사인 정소영 대표는 연세대 영어영문학과와 언론홍보대학원,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경적 세계관으로 결혼, 재정, 직업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강의와 저술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미국은 어떻게 동성결혼을 받아들였나?>과 <크리스천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세계관 특강>이 있으며, <글로벌 성혁명>을 번역했다.

이연임 원장은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졸업 후 이화여대·경희대 대학원에서 각각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수년간 국제개발협력 컨설턴트로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15개 개발도상국에서 정부와 대학이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주)리얼워크를 창립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변화를 돕는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설계하고 있다.

정소영 대표는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에서 세계관 수업을 진행 중이며, 현재 △세계관 특강 △포스트모던 길라잡이 △현대의 문을 연 고전들 등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매학교인 고전인문학교에서는 그리스 고전과 근세 고전, 근대 정치와 경제 사상 과정을 차례로 이수하는 독서 토론을 진행 중이다. 각 학기마다 주요 저서를 읽고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문의: 070-4897-5200, spaul.academ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