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지식적 규범이자 궁극적인 타당성
이런 믿음 타당화할 수 있는 방법도 성경
자신을 ‘주’로 밝히시고 의미 가르치신다

신지식론
신지식론

존 M. 프레임 | 김진운 역 | 개혁주의신학사(P&R) | 784쪽 | 40,000원

“하나님은 이 세상의 모든 귀먹고 어리석은 우상과 반대로 살아 계신 참 하나님이시다. 따라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인격 대 인격(person to person)의 지식이다. 하나님의 현존은 우리가 세련된 이론적 지성을 통해 발견하는 무엇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자기 피조물과 불가피하게 가까이 계신다. 우리는 항상 그와 관련을 맺는다. …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무한하시며, 전지하시고, 전능하시며, 그 밖에 다른 속성도 갖고 계신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문제에 천착한 책이 존 M. 프레임 박사의 주권신학 시리즈 1권 <신지식론>이다.

개혁주의신학사(P&R)에서 출간 완료된 ‘존 프레임 주권신학 시리즈(The Theology of Lordship Series by John M. Frame)’는 신론(The Doctrine of God, 2권), 기독교 윤리학(The Doctrine of the Christian Life, 3권), 성경론(The Doctrine of the Word of God, 4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국내에는 1권인 <신지식론(The Doctrine of Knowledge of God)이 가장 최근인 올해 소개됐다.

존 프레임 박사는 자신의 주저인 ‘주권신학 시리즈’ 1권 <신지식론>을 지난 1987년 썼다. 저자는 규범과 상황과 실존, 즉 규범적 텍스트와 환경적 여건들, 그리고 실제적 삶이라는 3중 관점이라는 프레임(frame)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길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물론 그의 논증은 자신의 스승인 코넬리우스 반틸(Cornelius Van Til)의 전제주의(presuppositionalism)를 전제로 하고 있다.

책은 크게 ‘지식의 대상들’, ‘지식의 타당성’, ‘지식의 방법론’ 등 3부로 이뤄져 있다. 1부 ‘지식의 대상들(the Objects of Knowledge)’에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일반적 본질과 함께 그 대상, 즉 우리가 알아야 하고 알고 싶어하는 하나님께서 ‘언약의 주’ 되심과 현존하심에 대해 논의한다.

2부 ‘지식의 타당성(the Justification of Knowledge)’에서는 지식에 대한 주장을 어떻게 타당화할 수 있는지 살피면서, 모든 지식이 법과 객체(대상), 주체라는 3가지 요소를 가지기에 이러한 3중 관점으로(triperspectivally) 바라봐야 함을 주장한다.

우리의 모든 지식은 하나님의 기준에 관한 지식이고, 세상에 관한 지식이며, 주체에 관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지식은 하나님의 규범, 우리의 상황에 관한 지식, 우리 자신에 관한 지식이라는 세 가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어떤 것도 다른 것 없이 합당하게 성취될 수 없다. 각각 서로를 포함한다. 따라서 가각 전체 인간 지식에 관한 ‘관점’이다.”

3부 ‘지식의 방법론(the Methodology of knowledge)’에서는 지식에 관한 이 3가지 ‘관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우리는 세상에 관한 지식에 관해 사고할 때, 이 지식을 ‘상황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자기를 아는 지식은 ‘실존적’ 관점을 구성한다. 그리고 법이나 기준에 관한 법의 지식은 ‘규범적’ 관점을 구성한다.”

저자에 따르면 성경의 하나님이 존재하시고,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셨으며, 이것이 기독교의 전제이다. 따라서 성경은 지식적 규범이고, 모든 인간 지식을 위한 궁극적 타당성이다. 이런 믿음을 타당화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성경을 통해서다. 이것이 순환론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순환성 문제로 기독교적 전제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어떤 체계도 순환성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답한다.

무엇보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 ‘주 되심(Lordship)’이라는 개념을 출발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앎’에 대해 하나님의 언약적 종의 행위이며, 이 ‘종의 지식(sernavt-knowledge)’은 주님이신 하나님에 관한 관한(about) 지식과 주님이신 하나님께 복속한(subject to) 지식이라고 제안한다.

“구속사 전체를 통해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을 ‘주’로 밝히시고 그들에게 그 개념이 담고 있는 의미를 가르치시고 보여주려 하신다. ‘하나님은 주시다’라는 메시지가 구약성경이 담고 있는 메시지다.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는 주시다’는 신약성경이 담고 있는 메시지다.”

존 프레임
▲존 프레임 박사. ⓒlajulak.org
흥미로운 부분은 ‘불신자의 지식’에 대한 내용이다. 성경에 따르면 불신자도 분명히 하나님을 알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자와 같이 불신자도 단지 하나님의 주도로 그를 알지만, 그는 그 권위에 순종하기를 거부한다”며 “신자의 지식처럼, 불신자의 지식도 ‘하나님은 주님이시라는 것’이다. 두 지식 모두 하나님의 통치, 권위, 현존의 지배를 받는다. 그러나 불신자의 지식은 구원하는 은혜의 결여, 순종을 거절함, 구속적 복의 결여를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불신자는 알아야 함에도 모르고, 계시가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며, 하나님을 심리적으로 알 뿐이다. 불신자는 하나님에 관한 자기의 지식을 심리적으로 억누르고, 순전히 형식적 부분에서만 신자와 지식이 일치하며, 불신자의 지식은 그 지식의 맥락에 의해 거짓으로 입증된다. 불신자는 충분한 명제를 믿지 않고, 지적이지만 윤리적이지 않다.

이러한 분석 후 저자는 “불신자는 자기의 불순종의 일부로써 하나님에 관한 많은 거짓된 명제를 지지할 것”이라며 “불신자는 ‘알지만 행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그런 ‘행하지 않음’의 일부분은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대로 생각하지 않음”이라고 정리했다.

불신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하나님에 관한 충분한 진리를 알고 있고, 인간이 이용 가능한 만큼 더 많이 알 수도 있다. 불신자가 알 수 있는, 하나님에 관해 참되게 계시된 명제의 수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불신자들은 완전한 성경적 의미의 ‘지식’, 즉 신자의 지식에 본질적 순종과 하나님과의 친교가 결핍돼 있다. 그러나 매 순간 그들은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원수로 관계되어서, 하나님에 관한 불신자의 지식은 단순히 명제적인 것 이상이다.

저자는 불신자의 ‘불순종’이 지적 함의를 가지며, 이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계시에 어리석게 반응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이 참되지 않다고 증거하는 일종의 거짓말이며 △진리와 싸우는 것이고 △거짓말을 하고 진리와 싸우는 것은 거짓의 확증을 수반한다 등의 논지를 편다. 한 마디로 ‘불신앙의 신비’이다.

이 외에도 부록에서 △신학 작품 평가하기 △신학 논문 작성법 △신학자와 변증가를 위한 격언 △신 개혁파 인식론 △존재론적 명료성 등도 소개하고 있다. 제3부 마지막인 제11장 ‘변증학의 방법’도 유익하다.

주권신학 시리즈
▲<신론>, <기독교 윤리학>, <성경론> 등 주권신학 시리즈 2-4권.
‘주권신학 시리즈’ 2권 <신론>은 현대 신학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경시하는 점을 고발하면서, 하나님이 누구신가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한다. 3권 <기독교 윤리학>은 실제 목회 사역과 설교에 적용할 수 있는 윤리 안내서로, 동성애부터 낙태와 인간 복제, 부와 가난 등에 대해 단호한 성경적 입장을 드러낸다.

4권 <성경론>은 다스리는 능력, 의미 있는 권위, 인격적 임재로서의 하나님 말씀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를 통찰력 있게 분석하고 있다. 부록에서는 피터 엔즈와 톰 라이트 등 여러 현대 신학자들의 논증에 담긴 성경론을 날카롭게 비평한다.

존 M. 프레임 박사는 4권의 ‘주권신학 시리즈’ 외에도 <개혁파 변증학>, <조직신학 개론(이상 P&R)>, <열린 신학 논쟁(CLC)>,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생명의말씀사)>, <존 프레임의 조직신학(부흥과개혁사)>, 등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