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월 27일 청와대에서 기독교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장시간에 걸쳐 한국교회가 근현대사에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하고 기도의 힘을 강조했다. 이는 매우 뜻깊고 감사한 일이지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그 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기독교계를 향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기독교계는 생명과도 같이 지켜 온 예배를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제재받고 있는 참담한 현실 가운데 있다. 방역 당국의 고충은 당연히 이해하지만, 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라면 잘잘못을 떠나 최소한 상처받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유감 표명은 했어야 했다. 그것이 없다면 아무리 한국교회의 역사에 대해 추켜세우는 수사를 늘어놓는다 해도 그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더욱이 현재 교회를 향한 제재는 형평성, 효율성, 객관성, 합리성, 합법성 등등에 많은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그 과정에서 기독교계와의 사전 협의를 생략한 때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이 과잉 충성 때문이었는지 가짜뉴스만으로 교회를 폐쇄하거나 예배 도중 비대면 예배 명령서를 들고 들어와 서명을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도 있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일선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상처는 매우 깊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의 권한이 강한 나라에서, 더군다나 현 집권 세력이 입법부·사법부·행정부 뿐 아니라 여론주도층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그 파급력이 실로 대단하다. 그러한 자리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국민들을 보다 폭넓게 아우르는 마음 씀씀이를 보여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