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정
▲총무 이홍정 목사. ⓒNCCK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에서 지난 8월 10일과 17일, 현지 자경단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필리핀 인권활동가 란달 에체니스 씨와 자라 아바레스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필리핀 정부의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를 표하며 ‘필리핀 초법적 살인에 대한 교회협의 입장’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교회협은 입장문에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불법적 행위를 가하고 납치와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두테르테 정권의 폭정에 엄중 항의한다”며 필리핀 정부를 향해 초법적 살인을 비롯한 고문, 납치, 실종 등 온갖 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 관련 모든 국제 규범을 준수할 것, 란달 에체니스와 자라 아바레스를 포함한 모든 초법적 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과 배상을 즉각 이행할 것,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제사회의 관심과 역할을 촉구하며 한국 정부에는 9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회원국으로서 필리핀 인권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지지할 것을, 국제사회에는 필리핀 정부의 인권유린 사태를 방치하지 말고 유엔 등을 통해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교회협은 입장문을 필리핀교회협의회(NCCP), 필리핀연합교회(UCCP), The Philippine Ecumenical Peace Platform(PEPP), 필리핀 인권 국제연대(ICHRP), 주한 필리핀대사관, 대한민국 외교부 등에 전달하고 유가족에 대한 지원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필리핀 초법적 살인에 대한 교회협의 입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필리핀의 교회와 함께 지난 반 세기 이상을 필리핀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해 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날로 악화하고 있는 인권상황에 대해 염려하는 가운데, 지난 8월 10일과 17일 필리핀 인권운동가이며 평화운동가인 란달 에체니스와 자라 아바레스가 자경단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했다는 비보를 접하였다.

먼저 우리는 이들의 죽음에 대하여 깊이 애도하고 유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바라며, 이들의 죽음을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해 온 필리핀 정부의 반인권적인 행태에 대하여 필리핀의 모든 양심 세력들과 함께 분노한다.

특별히 본회와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지난 2월, 고(故) 자라 아바레스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하여 필리핀 인권보고대회를 갖고 여러 가지 일들을 협력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시아의 민중들은 존엄과 자유를 탄압하고 죽음의 세력과 결탁하여 권력을 유지해 온 독재 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 이에 우리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법적 행위를 가하고 납치와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두테르테 정권의 폭정에 엄중 항의한다.

아울러 필리핀 정부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본연의 의무 즉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1. 필리핀 정부는 초법적 살인을 비롯한 고문, 납치, 실종 등 온갖 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 관련 모든 국제 규범을 준수하라.

2. 필리핀 정부는 란달 에체니스와 자라 아바레스를 포함한 모든 초법적 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과 배상을 즉각 이행하라.

3. 필리핀 정부는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4. 유엔인권이사회 회원국인 한국정부는 9월에 있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필리핀인권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지지하라.

5. 국제사회는 필리핀 정부의 인권유린 사태를 방치하지 말고 유엔 등을 통하여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