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8월 13일 뉴스1 기사 「‘NO재팬 식었다고요? 광복절 앞두고 온오프서 다시 뜨겁다」. ⓒ인터넷 캡처
“암흑의 시대를 뚫고, 광명의 빛을 되찾았다던 소망의 언어 “광복(光復)”, 이 왜곡된 민족주의로 인해 ‘무서운 광복절’로 변질되고 있다.”

한일(韓日) 축구경기의 뜨거움은 애국심일까? 민족애일까? 애국심이라면 경기 상대가 중국이든 북한이든, 똑같이 격렬해야 한다. 김일성과 모택동의 6.25 기습 남침도, 일제의 만행처럼 끔찍했다.

그런데 남북(南北)의 경기 앞에는 ‘친선, 평화’라는 말이 심심찮게 붙는다. 같은 민족끼리 싸우면 안 된다는 이유다. 또한 2019년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 규제에는 분노하지만, 2016년 중국의 사드 배치 내정간섭과 경제보복에는 눈 감는다. 일본의 규제만큼, 분노하지 않는다. 민족주의다. 그것도 기형적이다.

그럼 ‘민족주의’가 나쁜가? 아니다. 민족주의는 한국인의 소중한 정신문화다. 민족은 국민을 통합시킨다. 양반 상놈 차별하던 신분제 사회 조선이, 일제강점기가 되자 비로소 민족으로 묶였다.

일제의 차별에, 조센징들은 단군의 자손으로 뭉쳐야 했다. 일제의 차별이 싫어, 우린 차별하지 말자며 서로를 형제, 자매라 여기기 시작했다. 또한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 세계가 놀란 기적 같은 ‘금 모으기’ 운동은 민족주의의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가 남이가”라는 민족주의의 긍정에도 불구하고, 이는 ‘감성의 영역’이기에 경계가 필요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격언처럼, 열정이 당신이 이끈다면, 이성의 고삐를 단단히 잡아야 한다.

이성이 고삐를 놓친다면, 우생학을 맹신해 600만 유대인 대학살의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독일의 아리안 민족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신의 자손이며 세계 평화의 수행자라 여기는 거짓됨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제의 야마토 민족의 잘못을 답습할 수 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인 ‘광복(光復)’은 기쁘다. 그러나 증오에 사로잡힌 ‘광복절’은 무섭다. 언제든 아리안 민족과 야마토 민족처럼, 이성을 잃은 칼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왜곡된 민족주의는, 국가의 해(害)를 입힌다.

첫째, 축소되는 개인의 자유

근대 문명의 핵심 문명은 자유와 인권이다. 근대 이후 국가는, 천부인권인 개인의 생명-자유-재산권(행복추구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국가 권력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개인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이다. 국가는 개인의 편리와 방위를 위해 존립한다. 반면 민족이란 개념 아래, 집단이 개인보다 우선된다. 자연스레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축소의 수순을 밟는다.

둘째, 위기에 처한 개인의 재산권

“경제적이다”라는 말은, 투자했던 재화보다 많은 이윤을 남겼을 때 사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반도체기업이 일본의 고품질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이다.

세계 점유율 70%를 자랑하는 일제(日製)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그런데 왜곡된 민족주의는 이를 막았다. ‘자체 생산’을 운운했지만, 기술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일본기업이라 분류되던 ‘유니클로’ 매장에 가는 것은 부끄러워했지만,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비디오 게임)’을 사는 것은 자랑스레 여겼다. “NO 재팬”을 외치며 정의감에 사로잡혔으나, 위선(僞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면서 몇몇의 유니클로 매장은 철수해야 했다. 고용된 한국 직원들의 밥줄은 끊겼고, 한국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 ‘불매운동’이라는 왜곡된 민족주의 앞에, 개인의 재산권은 위기에 처했다.

셋째, 흔들리는 국가의 안보

해방 정국의 ‘체제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반도의 일색화’를 목표로 삼은 괴뢰집단, 빨간색으로 조선반도를 물들이기 원하는 북한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다. 그들의 외교 전략은 세계 최강대군 미군을 남한에서 몰아내는 것이요, 동맹인 일본을 끊어내는 일이다.

‘갓끈 전략’으로 불리는 북한의 궤계에 ‘민족’이 사용된다. 남한의 단군자손으로서의 ‘민족’이 아니다. 북한 헌법이 명시하는 바(1998년) ‘김일성 민족’으로서의 민족이다.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해야 하는 것이니,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남북한 힘을 합쳐, 일제를 청산해야 한다. 민족이란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동맹이 와해된다. 흔들리는 국가 안보다.

암흑의 시대를 뚫고, 광명의 빛을 되찾았다던 소망의 언어 ‘광복(光復)’이, 왜곡된 민족주의로 인해 ‘무서운 광복절’로 변질되고 있다.

한슬기
▲한슬기.
한슬기(1989년생)
광주대학교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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