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목사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목사. ⓒ송경호 기자
하나님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원들이 용납 않을 것

교회서 헌신 떼 놓고 노동의 가치만 생각해서야…

최근 부목사, 법률가, 노동운동가, 신학생 등을 중심으로 소위 기독교 노동조합을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세속적 조직인 노조를 통해 더 많은 소득을 얻고 권리를 쟁취한다는 것은 세상 것들에 집착하는 일”이라며 “이는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다는 복음의 본질을 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이를 비판했다.

본지는 7일 교회언론회 대변인인 이억주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한 견해를 자세히 들었다. 다음은 이 목사와의 일문일답.

-기독교 노조 설립 소식에 즉각 비판 논평을 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기독교 노조 문제는 낯선 게 아니다. 십수년 전 이미 기독교 노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황당해했다. 그러나 그 뒤에 교회에서 일하는 목회자와 집사들이 노조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좀 달라졌다고 생각을 해서인지 다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우리 교계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에 노조가 생기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나?

“먼저 그들은 첫째로 (교회 내 사역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 둘째로 교회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다 옳지 않다. 신적 기관인 교회를 사업장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교회 사역자들을) 고의적으로 이 노동조합으로 집어넣어서 어떤 사회적인 지위를 받도록 하겠다, 이런 생각도 건전하지 않을 뿐더러 신앙적이지 않다.”

-노조 설립 명분으로 처우 개선을 내걸었지만, 정치적 사안에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특히 언론 보도를 보니 퀴어축제 축복을 했다가 논란이 된 이동환 목사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던데.

“교회 문제-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데-를 사회로 끌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성역과 지켜야 될 가치는 지켜야 되는데, 교회를 사회와 똑같이 놓고 싸우겠다는 것이다. 교회의 신성을 무너뜨리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교회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저는 이 기독교 노조가 성공하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고, 그 다음에 교회의 주체인 교회 공동체원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교회 공동체에서 반발이 굉장히 극심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본격적으로 모든 역량을 다해서 다시 할 것 같다.”

-과거 기독노조의 주장 중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등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추가수당을 지급해 달라는 것이 있었다.

“목회자들은 늘 비상대기하고 살지 않느냐. 밤중에도 일어나야 되고, 새벽에도 일어나야 되고. 어디 ‘내 시간을 얼마 갖겠다’ 혹은 ‘교회 일을 위해서 얼만큼 내 시간을 써야 되겠다’ 이런 기준이 없다. 그러니까 군대로 말하면 5분 대기처럼 준비해 있을 때가 많다. 그리고 성도들은 모든 예배를 헌금해 가면서 참석한다. 그런데 돈을 받아가면서 하면서도 (새벽과 저녁 예배 참석에 대한) 추가수당 내놔라? 이것은 교회를 직업, 세속 기관이라고 보는 것이다.”

-노조로 인해 분쟁과 소송에 시달릴 교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건 성립이 되지 않아야 되고 되지 않으리라 보는데, 그 외의 문제들을 혼자 가지고 계시지 말고, 그 우리 언론회라든가 이런 데 연락하시면, 협력해서 도울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 가지고 계시면 힘들다. 혼자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회는 개교회지만 전체가 하나이기에, 다른 교회도 또 똑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말씀해 주시면 서로 힘을 합쳐서 잘 대응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교회들의 경우 헌신하는 분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것도 사실 아닌가? 이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보나?

“교회는 헌신된 일꾼들에 의해 성령께서 인도하셔서 세워졌다. 그래서 헌신이라는 것을 떼 놓고 어떤 사회적인 노동 가치로만 생각하면 절대 될 수도 없고 무너진다. 그 위에 교회가 설 수가 없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가 부르심을 받아 전도사님이 되신 한 분을 만났는데, 봉급이 얼마냐 물었더니 자기가 사업할 때의 300분의 1이라고 하더라. 저도 처음에 직장 다니다가 신학교에 들어가 전도사가 됐을 때 직장 다닐 때의 4분의 1을 받았다. 과거나 지금이나 목회자들은 사명 위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교회 외에는 다 그렇게 어렵게 생활하시는 것이다. 처우를 개선해 드릴 능력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 교회는 별로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리고 또 조금 어려워도 사명을 가지고 이겨내다보면, 하나님께서 주의 종들을 귀하게 여기신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