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기부
▲밀알복지재단이 4일(화) 유산기부 1호 후원자로 양효석 씨를 위촉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은 지난 4일 양효석(57)씨를 유산기부 1호 후원자로 위촉했다.

이날 양 후원자는 현재 본인이 거주 중인 공시지가 1억 8천만 원 상당의 빌라 1채와 본인 명의의 통장 소유권을 사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한다는 유언공증을 하기로 약정했다.

기부금은 양 후원자의 뜻에 따라 향후 유산 환원 시기에 맞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양 후원자가 유산기부를 결심한 데에는 2년 전 찾아온 뇌경색이 배경이 됐다. 버스기사로 일했던 그는 근무 중 신체 왼쪽이 마비되는 뇌경색 증상으로 쓰러져 교통사고를 겪었다. 이 일로 1년 6개월 간 병상에서 지냈으며 현재도 신체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직장도 그만두고 투병생활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레 웰 다잉(Well Dying)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오래 전부터 마음 속으로만 갖고 있었던 유산기부 결심을 굳히며 밀알복지재단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양 후원자는 “평생을 노력으로 일궈온 재산이다. 가족보다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의미 있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산기부를 결심했다”며 “가장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 후원자는 당초 본인의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사연을 공개하자는 밀알복지재단의 설득에 기사화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후원자는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유산기부에 동참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는 “유산기부는 재산이 아닌 인생을 남기는 것”이라며 “최근 웰 다잉 등 인생의 마지막을 계획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유산기부 사례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유산기부에 동참해 사회 곳곳에 희망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밀알복지재단 유산기부센터는 변호사, 세무사, 금융전문가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자문위원들이 기부할 유산의 법률적 검토부터 유언장 작성, 유언 공증, 사후 유언 집행까지 함께하고 있다. 기부금은 밀알복지재단에서 진행중인 복지사업에 사용되며, 기부자가 원하는 특정 지원대상이나 희망 분야에 따른 새로운 나눔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 기부자에게는 다양한 예우와 혜택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