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상담 신학

성경이 말하는 교리가 삶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삶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임을 맛보게 해줘야

성경적 상담 신학
히스 램버트 | 노원석 역 | 그리심 | 374쪽 | 27,000원

십수 년간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자매, 사고로 아이를 죽인 아버지, 가정 내 불안과 갈등으로 오랜 세월 스스로 자해한 청년. 육체의 질병이 사람의 몸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위협하듯, 죄는 사람의 인생을 생지옥으로 만들기에 충분히 파괴적이다.

모든 질병에 확실한 효력을 발휘하는 치료약이 필요한 것처럼, 죄의 문제에 확실히 효력을 발휘하는, 그래서 실제로 회복이 가능한 치료약이 있을까?

그동안 많은 기독교인들은 그 치료약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서 찾았다. 성경을 무시하거나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성경으로 죄의 문제를 다루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제이 아담스, 데이비드 폴리슨, 폴 트립, 웨인 맥, 히스 램버트 등 성경 상담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의학의 도움과 심리학의 순수히 과학적인 분석을 인정하고 활용하면서도, 성경 상담학자들은 죄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성경으로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철학에서 시작하여 19세기 독자적 학문 체계로 발전하기 시작한 심리학은 오늘날까지 사람의 정신과 삶의 문제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기독교 내부적으로 이 강력한 도구가 상담에 반드시 필요한 이론과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믿음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지만 1960-70년대 제이 아담스는 성경적 상담을 가지고 나와 비기독교적·비성경적 상담이론과 기법을 비평하며, 오직 성경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학문의 개척자로서 강력한 비판 정신을 발휘했지만, 궁극적으로 아담스가 주장한 것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심리학이 시작되기 전에도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죄의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성경이라는 충분하고 완전한 자원을 제공하셨다는 믿음을 회복시킨 것이다.

아담스는 성경 상담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할 필요를 느끼고 <목회 상담학(총신대학교출판부, 2004)>을 저술했는데, 조직신학 분류법으로 교리를 정리하면서, 각각의 교리가 실제 상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보여주려고 했다.

당시 아담스는 쏟아지는 관심과 비판 속에 성경 상담학을 전파하기 위해 엄청난 저술 활동을 했는데, 훗날 자신이 한 것처럼 조직신학적 상담이론 정리 방식대로 누군가가 이 일을 보완해주길 기대했다.

그리고 다음 세대 성경 상담학자인 히스 램버트가 바로 이 책 <성경적 상담 신학>으로 그 일을 해냈다.

히스 램버트는 국내에 세 권의 책이 발간됐다. <성경적 상담 핵심 개념(국제제자훈련원, 2015)>으로 제이 아담스 이후 성경적 상담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지 소개했고, <성경으로 상담하라(요단출판사, 2017)>로 어려운 상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해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2020년 <성경적 상담 신학: 상담사역의 교리적 기초>가 도서출판 그리심에서 나왔는데, 거의 대부분의 대표적인 성경 상담학자가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은 성경적 상담자 협회의 전무이사이자 남침례회 신학대학원에서 성경적 상담학과 부교수로 일하는 램버트가 심혈을 기울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상담사역의 교리적 기초’이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죄, 사람, 구원, 교회, 성경 등을 정리하여, 각각의 성경 교리가 어떻게 상담에 기초와 근거를 제공하는지 잘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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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xels

램버트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성경 교리를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각각의 교리는 실제로 그가 상담했던 아주 심각한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죄가 어떤 영향을 우리에게 가져왔는지, 사람은 어떤 존재로 창조되었는지, 교회가 이 땅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등을 바르게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단지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진리가 죄로 고통받는 이들을 실제로 구원하는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의사와 약사가 어떤 약물이 환자의 병을 치유할 것을 확실히 믿고 처방을 내리는 것처럼,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실제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성인이 되어선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여성을 상담할 때, 상담자의 입에서 나오는 어떤 말이 그 여성으로 하여금 과거의 상처와 분노에서 해방되게 하고, 현재 주어진 일에 기쁨과 만족을 갖게 하며, 미래에 자신이 맺을 누군가와의 관계—특별히 이성과의 관계—에 소망을 갖게 하겠는가?

세속 상담자는 자신이 배우고 연마한 상담 철학과 이론,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성경 상담학자들도 열심히 성경의 진리를 배우고 연마하며 지혜와 방법을 터득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죄를 다루시고 죄에서 해방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철저히 의존할 뿐이다.

그러므로 성경적 상담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단지 몇몇 성경 구절로 내담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수준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말하는 교리가 상담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교회에서 목사나 교사가 상담자가 되어 내담자인 성도를 성경으로 격려하고 훈계하고 바른 길로 교정하며 의로운 길로 인도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이 일은 교회의 인도자뿐 아니라 모든 성도가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교제 가운데 할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존 맥아더 목사님이 섬기고 있는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LA)에서는 성도에게 성경 상담학을 배우고 이수할 수 있도록 주중에 성경 공부반을 개설하여 제공한다.

그리스도인은 또 다른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이 누구시며 어떤 일을 우리 가운데 하셨고, 하고 계시는지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심각한 죄의 문제에 함께 울고, 그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삶 가운데 성경이 말하는 교리가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라는 것을 맛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세속 심리학이 말하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길 필요도 없다.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라. 히스 램버트가 제공한 성경 상담의 교리적 기초를 성도를 돕고 격려하며 교제하는 모든 대화의 기초로 삼아라.

“우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다(벧전 1:23)”. 뿐만 아니라 “우리가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는 것도 순전하고 신령한 젖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다(벧전 2:2)”.

죄에서 점점 멀어지고 그리스도의 의로운 형상을 점점 입는 것, 죄의 문제에서 해방되어 거룩한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 성경은 하나님의 사람이 그렇게 되는데 충분한 자원을 제공한다(딤후 3:16-17).

램버트의 이 책을 통해 그 충분한 자원을 맛보고 활용하여, 고통받는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힘껏 사용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