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희태 교수
▲석희태 교수 프로필 사진.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이하 정교모)의 공동대표 석희태 교수(연세대학교)가 3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누구를 위한 민주시민교육지원법인가’ 정책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1일 대표발의한 민주시민교육지원법에 대해 “현대 민주국가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석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500년의 주요 역사가 기록된 조선완조실록에서 ‘민주’라는 독립된 단어가 34번 나온다. 그중 29번은 ‘임금님’이란 뜻으로 쓰였고, 5번은 ‘백성이 주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며 “지난 수년간 ‘민주’의 뜻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그것은 민주당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민주당과 그 추종자들이 내키는대로 민주주의, 민주이념, 민주적기본질서의 의미가 완전히 변질되었음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슬프고 기막힌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며 “문제는 그들의 언행이 진실하지 않고, 국민을 편가름하며, 무능과 이기심, 시대착오적인 이념지향으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에서 ‘민주’는 10번 나온다. 그것은 모두 자유의지를 지닌 국민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독재를 허용하는 뜻으로 쓰이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는 국민이 신청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 신앙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재산의 자유, 저항의 자유 등 신체, 정신, 영혼에 가해지는 일체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기초로 해 타인과의 합의를 통해 생산적인 조화를 이루어가는 국가 존립과 운영의 원리”라고 했다.

또 “국가권력의 역할을 조화와 자유를 위한 보증인이자 중재인으로, 그 작용은 가능한 절제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민주시민교육지원법안은 기성 시민을 대상으로 사상교육 영역가지 국가 권력을 동원하는 것으로, 국가 작용 극대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현대 민주국가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욱이 법안이 목표로 내건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하는 말에서 뜻하는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을 지칭하는지 강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 오고 옹호한 민주주의는, 우리 이해로, 사이비 계급 민주주의, 즉 수사(retoric)상으로 노동자, 농민, 무상 대중이 주인인 민주주의이면서 실제로는 이익과 권력을 공유하는 패당이 주인인 민주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법 제정의 진정한 의도는 실정법을 방태로, 혈세를 퍼부어서 자신들의 정치 강연을 모든 국민에게 조직적, 일상적으로 주입해 일당 독재, 전체주의 정착의 지지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리라는 불길한 짐작을 지울 수 없다”며 “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질 쇠퇴는 끔찍하다. 영도자들의 지속적인 권력과 부의 독점이 당연시되며, 끝내 그 무소불위한 힘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문명이 회멸해갈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유 애국 지식인은, 민주시민교육지원법의 제정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소위 시민 교육은 자유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 내용과 목적도 법과 사회 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 시민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더욱이 사상과 이념은 국채 수호를 위한 목적이 아닌 한 국가 권력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교모는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여러 대학 교수 6,241명과 함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정교의 선언문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백석신학대학교, 영남신학대학교, 침례신학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등 다수의 신학대 및 미션스쿨의 교수들도 참여해 교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2020년 6월 15일 기준 정교모의 회원 수는 6,112명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던 교수들 중 282명이 탈퇴하고, 160명이 신규가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