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지시 때문에 방역수칙 지킨 것 아냐
코로나19로부터 성도와 이웃 지키기 위해

수원중앙침례교회
▲입구에서 성도들을 체크하는 모습. ⓒ교회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수원중앙침례교회(담임 고명진 목사)의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대처에 대해 생활방역 모범 사례로 카드뉴스까지 제작해 배포한 가운데, 고명진 목사는 “성도들을 지키기 위해 선제 대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명진 목사는 “질본의 모범 사례가 되고자 대처한 것이 아니다. 질본에서는 얼마나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무것도 아니다”며 “그저 우리가 하던 대로,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자신과 이웃들을 지키기 위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고 목사는 “질본이나 중대본에서 이야기하는 수칙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라며 “우리는 질본에서 시켜서 하고 그런 게 아니라, 코로나라는 팬데믹을 맞아 교회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 교회도 그렇지만 사랑의교회나 한신교회 등 확진자가 다녀갔던 교회들이 스스로 자진 폐쇄하면서 선제 대응했는데, 나라가 다 뒤집힐 듯이 알리고 보도했다”며 “교회 성도들에게 큰 타격이었다”고 회고했다.

고명진 목사는 “저희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가 못 들어가고 되돌아왔다. 병원에서도 진료도 못 받고 쫓겨 나왔다고 한다”며 “회사에서도 ‘당신과 가족들의 음성 판정을 갖고 와야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어찌 그렇게 무책임하게 발표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고 목사는 “교회에 코로나19 구상권 책임을 물겠다는데, 이렇게 성도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도리어 저희가) 마구잡이로 방송을 한 언론 매체나 방역 당국의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경기도지사를 만나서, ‘왜 교회만 이렇게 단속을 하느냐’고 따졌다. 마스크 사러 줄 서 있는 곳, 마트나 클럽 등이 더 복잡하지 않느냐고 했다”며 “모든 다중시설을 일괄적으로 통제했다면 교회가 이런 소리를 하겠나. 하지만 교회들은 당국 지침보다 훨씬 더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 마스크 쓰고, 거리도 2m씩 떨어져 예배드렸다”고 말했다.

또 “도지사가 출근할 때 운전기사와 2m 거리를 두는가? 가족들이 교회에 오면서 어차피 같은 차를 타고 왔는데, 들어오고 나서 2m를 띄어 앉아야 되느냐”라며 “탁상공론하듯 너무 그렇게 획일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족들은 한 공간에 있었으니, 같이 앉아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카드뉴스 수원중앙침례교회
▲수원중앙침례교회를 방역 준수 모범사례로 소개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카드뉴스 모습.
고 목사는 “나중에 총리나 방역당국에서 저희 교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았지만, 학교 갔다가 울면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그것으로 보상이 되는가”라며 “그런 선의의 피해자들, 피해를 입은 여러 가게들 생활비라도 보조해 주는 일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각 교회들의 방역에 대해선 “현재 방역당국에서 이야기하는 수칙보다 교회가 더 더 철저하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 방역당국의 지침을 전혀 비방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믿음으로 마스크 벗고 찬양해도 괜찮습니다’ 이런 소리는 제발 안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명진 목사는 “저도 하나님의 능력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신다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할 일도 충분히 해야 한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예배는 결코 중단 없이 드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