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통일의 위업
ⓒ2020학년도 7월 고3 국어 영역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2020학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7월 모의고사)에서, 북한에서 자주 사용하는 ‘조국 통일의 위업’이라는 관형어가 등장해 논란이다.

22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모의고사가 진행됐다. 이 중 ‘조국 통일의 위업’이 등장한 곳은 국어 영역 12, 13번 문제다.

‘조국 통일의 위업’은 북한이 ‘주체혁명 위업 완성’, ‘참다운 사회주의 건설’, ‘공산주의 위업’ 등과 자주 함께 사용하는 문구다.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준공식에서도 “조국통일 위업에 한몸 다 바쳐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국해방전쟁’이란 북한에서 6.25전쟁을 지칭하는 말이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치하를 막론하고 ‘조국 통일의 위업’ 또는 ‘조국 통일 위업’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왔다. 1990년대 당시 북한은 “청년들은 수령님께서 새롭게 제시한 조국 통일 방침을 높이 받들어 싸우는 남조선인민들과 청년학생들을 적극 지지 성원해서 90년대에 기어이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북한 방송은 故 김일성에 대해 ‘조국 통일 위업을 현명하게 이끌어 나가는 영명한 지도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故 김정일은 “장군님 代에 기어이 ‘조국 통일 위업’을 성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김정은도 지난해 신년사에서 “올해를 북남관계 발전과 ‘조국 통일 위업’ 수행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는 역사적인 해로 빛내여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북한은 인민무력부장 연설, 신년사 발표, 광주학생운동 68주와 관련한 평양시 청년학생 보고회,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대표단을 맞이해 환영연회 등에서 시시때때로 ‘조국 통일의 위업’, 또는 ‘조국 통일 위업’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한편 ‘조국 통일의 위업’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홈페이지에 등록된 11번째 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