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생기를 잃은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동은 얼굴 표정뿐 아니라, 내면 심리도 어두운 것이다.

밝게 자라나야 할 아동이 침울하다면, 벌써 병리적 증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처럼 생기를 잃은 증상은 여러 가지 원인의 결과로 드러나는 것이므로 이를 잘 파악하여 개선 및 치료해 주어야 한다.

생기를 잃은 아동은 얼굴의 표정이 어두운 아동,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아동, 소외를 경험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생기를 잃은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불안의 수위가 높아진 상태

아동의 심리에 부정성이 작동하면 의욕이 저하된다. 의욕은 대개 식욕과 연결되어 있기에,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그러기에 아동이 신경증을 보이거나 공포증을 갖는다면, 음식을 편안하게 골고루 섭취하는 태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신경이 예민한 아동이나 강박적인 아동은 모두 심리적 에너지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아동과 음식을 가리는 아동은 그 심리 상태가 다른 것만이 아니라, 성격도 매우 다른 것이 사실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은 음식의 섭취에 호기심을 많이 보이지 않거나 그다지 관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는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 불안이 자리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하는 즐거움을 향유하지 못하는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는 불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부모가 화목하지 못하고 자주 싸운다든지 하면, 아동은 무의식적으로 불안하여 행동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런 불안감은 아동의 전반에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관심을 가져야 될 일에는 열심히 임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열심을 갖는 등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아동은 자신도 모르게 엉뚱하게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불안은 아동으로 하여금 점차로 아동이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불안 징후를 보이는 아동은 자신을 돌보아주는 사람으로부터 가학적 공격과 함께 버려짐의 느낌과 상실감을 갖는다. 이런 불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동에게는 점차 세상과 사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되지 못하여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동의 잘못된 행동에는 그런 불안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존재에 대한 불신 상태

생기를 잃은 아동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존재에 불신감을 갖고 있다. 이런 존재에의 불신은 물론 긍정적 에너지의 결여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동의 존재에의 불신은 심리학적으로 비난이나 책임감의 내사로부터 기인된다. 아동에게는 작은 비난이 존재의 위축을 초래한다. 비난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동의 존재를 끝내 박탈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동의 박탈감은 흔히 자신이나 어머니 혹은 부모 모두에게 연결되어 경험되는 편이다. 이로써 아동은 무모한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아동이 자신의 박탈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침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박탈의 근본적 원인이 아동에게는 없지만, 아동이 그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될 경우 침울해지는 것이다. 다만 자신이 아니라 외부의 대상에게로 미루거나 투사한다면, 대상을 의심하는 편집적 경향을 발달시키게 될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러한 침울의 증상은 대개 나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 감정에 대한 죄책감과 가책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나쁜 어머니’라는 개념은 아동이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부정적 감정의 측면을 의미한다. 이런 우울 증상에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인 감정은 좋은 어머니도 손상시킨다는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기까지 하다.

3. 존재가치감이 저하된 상태

생기를 잃은 증상은 이미 존재가치감의 저하를 나타낸다. 아동이 자신의 존재에 그다지 가치감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기를 잃은 침울은 아동으로 하여금 대개 자신의 결핍, 중요하지 않음, 의미없음과 직면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침울 증상은 사실상 아동에게는 견딜 수 없는 생각에 대한 거부이며, 그것을 보상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런 증상은 물론 병리적 현상으로서는 전술한 박탈감과 다르지 않지만, 여기서 박탈은 조금은 전술한 것과 차이가 있다. 그것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박탈이라는 점이다. 이는 아동이 스스로 자신을 대수롭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의 박탈감은 대개 자신이 스스로 행동한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타인에게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껴진 결과인 것이다. 이러한 박탈감에 기초한 존재에의 가치감을 심리학적으로 우리는 ‘열등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은 아동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는 이런 열등감은 대개 초기 유아기 때 겪은 자기애적 상처로 인한 자기애적 고착에 기반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존재에의 무가치감이 마음에 걸리므로, 다른 아동에 대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순순하게 활동에 참가하거나, 친구들이 함께 노는데 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아동의 침울이 일시적인 경우도 있는데, 신체에 원인이 있는 경우이다. 아동은 신체에 아픈 부분이 있을 때 능력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므로, 부모는 혹시 신체와 관련해 존재의 가치감이 저하되는 경우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생기를 잃은 아동을 둔 경우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