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낙심 낙망 패배 처절 포기 실망 고아 폐가 절망 소망 청소 정리
▲ⓒ픽사베이
자주 화를 내는 아이들이 있다. 남의 행동을 보고 쉽게 화를 내는 아이들이다. 화를 내는 아이들은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다.

이런 아이들은 단순한 행동이나 습관의 차원을 넘어 상당히 심리적 측면이 있기에 서둘러 고쳐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고 얼굴이 어두워지는 쪽으로 굳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은 욕구불만이 가득한 아동, 행동으로 표현하는 아동, 공격성이 많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부정성이 축적된 결과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다. 반면 자존감을 가진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다. 이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그다지 상관 없다고 봐야 한다. 자존감 없어도 능력이 많은 아동이 있는가 하면, 자존감이 많아도 능력 없는 아동이 얼마든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自信感, confidence)은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의 존재를 믿는 마음이다. 자신감은 언제 형성되는가 만6세 부터 12세, 즉 초등학교시기에 대체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자신감은 학습, 대인관계, 일을 처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시기 아이의 주요 발달과업이다.

자신감이 없고, 자립심이 부족한 아이의 행동 특성은 너무 순종적이고, 너무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한다. 의욕을 내지 않고 움츠러들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자신감 부족을 나타내는 아이의 행동 특성은 어려울 것 같거나, 실패할 것 같으면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강한 의존성을 보이며, 다른 사람에게 해 달라고 하거나, 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신감을 가진 아동은 자신의 존재에 확신을 갖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능력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이 뒷받침될 때 존재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욕구불만 상태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은 생각하는 특성보다 느끼는 쪽이 발달돼 있다. 침착하게 사고하여 합리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느낌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니까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자기의 느낌을 인지의 중심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이런 태도는 자연히 두뇌의 판단보다 느끼는 기분이 중요해진다. 이런 감정은 대개 자기중심적 측면과 상당히 연계되고, 대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

감정이 있는 아동은 상대방과의 비교에 능하고 감정에 민감하다. 이것이 특별히 강해 남이야 어떻든 ‘자기만’이라는 형태를 취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분노는 욕구불만 현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분노는 상대방과 비교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심리다. 이는 불만족이나 부족함을 드러내는 심리로서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기에 화를 내는 아동은 대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가정에서 애정이 모자라 항상 남을 부럽다고 느끼는 아이, 그런가 하면 충분한 애정을 받으면서도 더욱 욕심을 부리는 아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은 겉으로 차이가 있지만, 속으로는 차이가 없다. 둘 다 애정 결핍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은 남이 칭찬을 받으면 한층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더 갖고 싶다, 더 칭찬받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아이도 부모 식의 사랑으로 애정의 잔이 비어있는 상태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외견상 차이는, 전자는 분노의 방법이 음성이어서 칭찬받은 아이를 꼬집거나 못살게 구는 대신, 후자는 표정이나 태도도 밝고 분노도 양성이며 그 자리에서 반응을 나타낸다.

칭찬받은 아이는 제처놓고, 어머니에게 ‘나도 이거 만들었어요. 잘 만들었죠?’, ‘나도 상 주세요’ 등 터놓고 조르는 일이 많다.

3. 피해의식 상태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은 피해의식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피해의식이란 부정적 상념(想念)의 에너지가 뭉쳐진 상태의 마음이다.

일종의 죄의식인데, 피해의식을 깊이 들여다 보면 어릴 때부터 억압받고 상처받던 안 좋은 기억들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안 좋은 기억과 상념(想念)들이 기억 저편에 또아리를 틀고 있으니, 피해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안 좋은 기억들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상대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기 또한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삶의 괴리감은 점점 커져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도 헤어 나오질 못한다.

피해의식은 있지도 않은 망념(妄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없는 망념이므로, 피해망상이기 때문이다. 피해망상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알고 행동하는 것이다.

사람이 망념과 망상에 시달리면 고통과 괴로움에서 헤어나올 방법이 없다. 이처럼 망상 중 제일 심각한 것이 피해망상이라 할 수 있다.

피해망상이 자기가 자기한테 갇히는 병이라고 보면, 피해의식과 피해망상은 삶 자체를 억압받고 짓눌려 살다 보니, 성격도 아주 공격적이고 포악해져 있다.

“저 친구는 나보다 잘났다”, “저 친구는 나보다 공부를 더 잘한다”, “난 왜 이 모양 이꼴일까?”, “저 친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의 망념과 망상이 강한 아동은 무엇이든지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난 이래서 안 되고, 이것 때문에 못하고, 그리고 무조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아동이 피해의식과 피해망상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지금부터라도 삶의 기억과 생각을 없애버리면 된다.

안 좋은 삶의 기억과 괴로워할 생각이 없다면, 존재할 피해의식은 없기 때문이다.

4. 정리

자주 화를 내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충렬 박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