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영성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에 따라 단순화된 삶 통해,

세상에 참된 소망이신 그리스도 밝히 드러나길

단순한 영성
도날드 휘트니 | 이대은 역 | 개혁된실천사 | 296쪽 | 14,000원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살면서 영성을 추구하기 위한 여러 방편에 대한 재고가 일어나고 있다. 물론 성경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말씀, 기도, 교제, 섬김 등 근본적인 은혜의 방편을 버리고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은 결코 옳은 재고의 방법이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해왔던 방식의 설교나 교제, 집회에 대한 시대적 고찰이 과거 느리고 단순했던 세상과 확연히 달라진 빠르고 복잡한 세상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인이 복잡한 삶 속에서 단순한 영성을 추구할 수 있을까? 어쩌면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영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이미 복잡한 삶에 더 많은 짐을 얹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 그래서 그 사랑으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이 단순하게 추구해야 할 삶이라 해도, 실제로 그 삶을 추구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너무 많고 복잡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에겐 ‘단순한 영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을 단순화한다는 것은 하고 있는 일을 대폭 줄인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생각을 깊이 하지 않거나 별 의미 없이 하고 있는 일들의 목적을 단순명료하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마음과 뜻과 힘을 하나로 모아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데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을 줄이거나, 목적을 분명히 두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의 저자 도널드 휘트니가 하려는 일이다.

휘트니는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남침례신학교에서 성경적 영성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오늘부터, 가정예배(복있는사람, 2017)>, <오늘부터, 다시, 기도(복있는사람, 2016)>, 이 두 책을 통해 짧지만 분명하게 영성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 저자이기도 하다.

<단순한 영성>은 전작 <영적 훈련(Spiritual Disciplines for the Christian Life, 네비게이토, 1997)>을 보다 실천적인 방식으로 제시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이 책의 서론에서 “나는 모든 사람이 이 책에 제시된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고 믿는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그렇게 하면 십중팔구 당신의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만다. 이 책은 차라리 아이디어가 열려 있는 들판과 같다. 당신은 그저 마음 속으로 편하게 거닐다가 멈춰서 당신의 영적 생활을 단순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줍기만 하면 된다(21쪽)”고 말한다.

그는 90가지 단순한 영성을 위한 실천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독자는 그의 말대로 부담을 버리고 편안하게 자기 삶에 실천할 단순한 영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줍기만 하면 된다.

단순 심플 Desk Table Simple Mockup White Background 책상 태블릿 의자 정돈 방 사무실
▲ⓒ픽사베이
휘트니가 심은 90개의 아이디어는 8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순화에 대한 근본 원칙들, 그리고서는 진리(말씀), 기도, 일지, 생각, 마음, 시간, 다른 이들(교제)이다.

전작에서 성경, 기도, 예배, 전도, 섬김, 청지기의 도, 시간, 일기 쓰기, 배우는 삶, 훈련 등을 제시했는데, 조금 더 단순화시켜 내용을 풀어냈다.

각각의 아이디어는 아무리 길어야 5쪽을 넘지 않기 때문에 독자는 휘트니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읽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아마 저자는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의 크리스천에게 특별히 이런 방식의 도움을 주기 원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깊이 묵상하며 읽는 방식보다, 언제 이 책을 집더라도 하나씩 읽고 섭취할 수 있도록 의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장점은 올바른 신학 위에 실천적 교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1부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삶을 단순화한다는 것의 의미, 근본 원칙을 성경의 가르침에 맞게 분명히 가르친다.

그리고 2부에서 8부까지 실제로 개인의 삶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적용을 제시한다.

말씀과 기도와 같이 오랜 세월 들어왔던 은혜의 방편도 저자는 새로운 방법 가령 시편 읽고 묵상하기, 빌립보서 4장 8절 질문하기, 조세프 홀 질문하며 성경 읽기, 성경 말씀으로 기도하기, 다른 이의 기도문으로 기도하기, 기도방 만들기, 기도 알림이 활용하기 등을 제시하며 독자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쉽게 생각하면 영성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질 것들, 예를 들어 파일 만들기, 낮잠 자기, 아무것도 하지 말기, 주일에 멈추기, 여백을 두기 등을 권면하며, 복잡한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육체의 쉼을 통해 영성을 추구할 힘을 비축할 것을 요구한다.

그 외에도 자족하는 마음, 죄와 싸우는 훈련, 야망을 명확하게 하는 것, 고난을 영성으로 극복하는 것 등 삶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자세를 단순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2020년 교회 안팎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코로나19일 것이다. 영성을 붙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했던 교회 공동체가 여러 제약으로 비상체제로 돌아가면서, 그리스도인은 자기 영성을 스스로 점검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코로나19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경제적으로, 관계적으로, 그리고 건강에 있어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영적인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지대하다.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은 각자의 신앙을 잘 지켜내야 한다. 삶을 올바른 목적에 맞게 재조정하고 모든 힘과 자원을 단순화하여 휘트니가 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정말 필요한 때다.

초대교회는 강력한 사도의 가르침과 믿는 자의 헌신적인 사랑 그리고 날마다 함께 모이기에 힘쓰고 교제하고 찬양하는 영성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켰다. 주님은 초대교회의 단순한 영성을 통해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

오늘날처럼 전도가 어려운 시대가 없는 것 같다.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고, 점점 세속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초월적인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게 만드는 힘은 바로 교회의 영성에 있다. 저자가 정의한 대로 “영성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자기 계시(즉 성경)를 따라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것을 추구하는 것(37쪽)”이기 때문에, 이 목적을 단순하게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은 여전히 세상에 매력적이다. 세상이 알 수 없는 하나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널드 휘트니가 말한 영성을 위한 아이디어 들판에 뛰어들라. 그리고 무엇이든 당신의 삶에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마음껏 취하라.

세상이 더욱더 바쁘고 복잡해질수록, 더욱 단순한 삶의 목적, 단순한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 각 사람의 공적이 나타날 때 불로 그것을 심판하여 불타버릴 것들이 있다면 주님 앞에서 부끄러움을 받기 전에 지금 태워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휘트니의 이 책은 당신이 더욱 하나님과 하나님의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도록 실제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에 따라 단순화된 당신의 삶을 통해, 고통 중에 있는 세상에 참된 소망이신 그리스도께서 밝히 드러나시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