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여론조사 결과, 차별금지법 제정 불필요성 드러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성제 변호사, 기독언론협회 주최 아카데미에서 주장

성소수자 차별 경험 0.7%, 2명에 불과… 종교인보다 낮아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88.5% 집계, 의도적 설계 엿보여
코로나19 차별·혐오 대상, 종교인 59.2%, 성소수자 3.6%

▲한국기독언론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기자아카데미가 용인시 새에덴교회에서 개최됐다.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박성제 변호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기독언론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기자아카데미가 용인시 새에덴교회에서 개최됐다.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박성제 변호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박성제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이유로 꼽고 있는 지난 5월 여론조사 결과는 오히려 차별금지법을 굳이 제정할 필요가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 주최 한국기독언론협회 주최 제1회 ‘기자 아카데미’ 마지막 강사로 나선 박 변호사는 “‘불합리한 차별에 반대하시죠?’라고 하면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이렇게 물어놓고 88.5%가 찬성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KBS와 jtbc 등 일반 언론들은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인권위 측도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평등권 보장 위한 법률 제정 필요성에 국민 다수가 공감했다”고 평가했다.

박 변호사가 지적한 질문은 17번 문항으로, ‘우리 사회에서 과거에 비해 차별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차별이 심화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향후 우리 사회의 차별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의 질문 뒤에 나온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KBS ‘취재 후’. ⓒKBS 캡처

▲차별금지법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KBS ‘취재 후’. ⓒKBS 캡처
17번 문항은 ‘차별에 대한 대응 정책’으로 여러 대책들과 함께 ‘차별금지 법률제정’을 제시해서 나온 결과다. 네 번째 대책으로 나온 이 항목에는 ‘찬성하는 편’ 50.8%와 ‘매우 찬성’ 37.7%를 합해, 찬성 88.5%라는 집계가 나온 것이다.

이 외에 ‘찬성하는 편과 매우 찬성’을 합한 비율은 ①정부 차원 종합적 대책 수립 87.2% ②인권·다양성 존중 학교교육 확대 90.5% ③국민인식 개선 교육·캠페인 강화 91.5% ⑤인권위 등 차별시정기구의 혐오차별 규제 강화 80.8% ⑥악의적 차별에 대한 형사처벌’ 86.5% ⑦정치인·언론의 혐오 조장 규제’ 87.4% 등으로 응답했다.

7가지 대책 모두 80%를 넘는 지지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높은 찬성률을 받기 위한 의도적 설계가 아닌가”라고도 했다.

인권위는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월 22-2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무선 모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서 자신을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무성애자 등 ‘성소수자’로 분류한 사람은 47명이었고, 성적 정체성에서 남성과 여성 대신 ‘트랜스젠더’를 고른 사람은 1명이었다.

▲차별 사유 응답 결과. 성소수자는 0.7%에 불과하다. ⓒ인권위

▲차별 사유 응답 결과. 성소수자는 0.7%에 불과하다. ⓒ인권위
박성제 변호사는 특히 2-3번 질문에 주목했다. 2번 항목은 앞서 1번 항목 ‘지난 1년 동안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에 ‘있다’고 대답한 27.2%의 참여자들, 즉 272명을 대상으로 되물은 것이다.

2번 질문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무슨 사유로 차별을 받으셨나요?’에 대해, 1번에서 ‘차별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272명 중 ‘성소수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0.7%에 불과했다. 이는 단 2명으로, 차별 이유로 제시된 17개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2번 질문에서 가장 많은 응답은 ‘성별’과 ‘연령’으로, 전체의 48.9%와 43.4%로 압도적 선택을 받았다. 다음으로 경제적 지위 23.9%, 학력 21.3%, 신체조건 18.0%, 출신지역 16.9%, 고용형태 15.8%, 사상/정치적 의견 12.1% 순이었다. 한 자리 수 비율로는 혼인상황 7.7%, 질병 6.3%, 종교 5.9%, 장애 4.0%, 임신/출산과 인종/민족 각각 3.3%, 가족상황 2.6%, 전과 1.1% 등이 있었다.

해당 결과를 보면, 질병과 종교, 장애, 가족상황 등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던 항목들은 많은 개선이 이뤄졌음도 알 수 있다. 이는 장애인 등 개별적 차별금지법과 각종 지원 법안 및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어 3번 질문은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어디에서 차별을 받으셨나요’였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2인은 모두 ‘온라인’이라고 답했다. 직장, 학교, 공공기관, 상업시설, 의료·보험 등의 항목에는 표시하지 않은 것. 17개 차별 조건 중 온라인 100%는 성소수자가 유일했으며, 대부분 직장을 절반 이상으로 선택했다.

▲0.7%의 성소수자가 ‘어디서’ 차별을 경험했는지 응답한 결과. 직장, 학교, 공공기관, 상업시설, 의료·보험 등에서는 없고, 온라인에서만 경험했다. ⓒ인권위

▲0.7%의 성소수자가 ‘어디서’ 차별을 경험했는지 응답한 결과. 직장, 학교, 공공기관, 상업시설, 의료·보험 등에서는 없고, 온라인에서만 경험했다. ⓒ인권위
박성제 변호사는 “한 명이라도 차별을 당하면 안 되니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성소수자들은 직장이나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차별을 받은 적이 없었다. 온라인에서만 차별을 경험했다는 것인데, 아마 댓글 등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한다”며 “설문 결과대로라면 성소수자들을 위해 차라리 ‘혐오표현 금지법’ 제정을 시도한다면 재고해볼 여지가 있겠다”고 설명했다.

9번 질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차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3개 항목을 선택하는 문항에선 ‘성정체성 또는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순위의 경우 7.5%에 불과했고, 1+2순위 12.5%, 1+2+3순위를 다 합쳐도 14.7%뿐이었다.

박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차별이 존재하니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특권을 주자는 것 아닌가”라며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항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과반수”라고 밝혔다.

11번 문항도 관심을 끌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이 된 사람/집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를 물은 결과, 1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한 직군은 ‘종교인’으로 전체의 48.3%를 차지했다. 1+2순위는 59.2%였다.

반면 성소수자는 1순위 2.2%, 1+2순위 3.6%에 불과했다. 박 변호사는 “국민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종교인에 대한 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차별/혐오 대상 설문. 종교인이 가장 높고, 성소수자는 훨씬 낮다. ⓒ인권위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차별/혐오 대상 설문. 종교인이 가장 높고, 성소수자는 훨씬 낮다. ⓒ인권위
박성제 변호사는 “주요 교단들의 헌법에는 동성애에 대한 징계 조항이 있는데, 발의된 차별금지법에는 이행강제금 조항이 있어 인권위의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다, 교회 재산이 거덜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차별금지법 찬성 세력은 ‘교회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해도 감옥 안 갑니다’라고 주장하지만, 목회자들이 교회에서만 성경을 말하는가”라며 “미션스쿨도 있고, 경목이나 사목도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교회에서만 실천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관련 교리 위반 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된다. 영국과 미국에는 이러한 사례들이 넘쳐난다”며 “‘위축 효과’라는 것도 있지 않나. 동성애 등 교리에 대해 우회적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목회자들이 어떻게 차별금지법을 피해서 설교할지 고민할 시간에, 법안 통과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인권위가 실시한 조사를 세부적으로 검토해 보니, 앞에서 본 것처럼 오히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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