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심리 이용해, 기도 받으라 주장
예수님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셨다
진리와 가치의 근원, 하나님 아는 일

어머니의 기도 한국교회 초창기 무릎 엄마 갓난아기 업고 간절 6.25 전쟁
▲새벽마다 아이 업고 무릎 꿇던 ‘어머니의 기도’. (본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크투 DB

중고등부 교육전도사 시절 가르쳤던 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모태신앙으로 자란 아이라 어려서부터 교회에 잘 다녔습니다. 중고등부에서 임원도 했고, 교회 생활도 크게 문제없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교회를 사임하고 다른 사역지로 옮기게 되었고, 그 후 그 학생에 대한 소식은 끊어졌습니다. 벌써 25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에 가정을 꾸렸고, 자녀들도 있고, 조그마한 가게도 하면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게가 잘되지 않았나 봅니다. 요즘 시기에 잘되는 가게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다 어떤 목사님에게 기도를 받으면 가게가 잘 된다고 하는 소식을 듣게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소문을 듣던 목사님을 찾아가 기도를 받았다고 합니다.

기도를 받고 나니 마음도 편안해졌고,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도 그 분께 이야기를 하고 나니 불안함이 많이 사라졌나 봅니다. 그래서 자주 가서 기도도 받고 상담도 받았나 봅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 목사님이 하나님 음성을 들었는데, 친정 어머니에게 새벽에 큰 일이 생길 것이니 조심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정 어머니에게 새벽에는 어디 다니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 이상한 것이, 그 말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친정 어머니가 새벽 예배에 나가다 그만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아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이 들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더욱 그 목사님을 신뢰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출석하는 교회의 지도는 거의 받지 않고 오로지 기도를 해준 그 목사님의 말만 듣게 되었고, 가게를 운영하는 문제나 메뉴를 결정하는 문제도 자기 스스로 하지 못하고 오로지 그 목사님의 말만 의존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기도를 하고 나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말을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 하나님의 말씀, 다 좋습니다. 그러면 그 음성과 말씀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저도 기도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십 년을 새벽마다 나가서 기도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가늘까요, 아니면 굵은 목소리일까요? 도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신 분이 있다면,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진짜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음성으로 말씀하셨고, 그 말씀을 들었습니까? 단순한 내 착각은 아닙니까?

불안의 시대, 두려움의 시대에는 이런 사기꾼들이 참 많습니다. 예수님을 빙자한 무당들입니다. 내가 기도를 하면 되는데, 꼭 기도 많이 한 목사님들, 권사님들을 찾아가서 기도를 받아야만 내 기도가 응답이 되는 것을 경험할까요?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시는 방법은 꼭 중간에서 전달하는 자가 있어야 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을 하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도의 출발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들 내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 앞에서 고집을 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기도의 모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참된 기도의 응답은 내 고집과 내 정성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기도 응답은 내 기도가 하나님의 뜻에 의해 포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내가 순복하겠다는 결단을 하는 것, 그래서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참된 기도의 응답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불안합니다. 이럴 때 종교 비즈니스는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종교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업은 절대 불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늘 불안한 존재이고, 불안과 두려움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은 내가 실존해 있다고 하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간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자신에게 기도를 받아야 소원이 이루어지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는 ‘예수 무당’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우리를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거짓에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더럽히지 말고, 진정한 진리와 가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아는 일에 힘씀으로 바른 믿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