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왕따를 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움츠러들고 전학을 생각한다. 가해자가 강제 전학을 간 후 남아있는 방관자들을 견디는 것은 피해자의 짐이다. ⓒAlaric Hartsock on Unsplash
폭력성이 많은 아이들이 있다. 아이답지 않게 저항이 많고 충동적인 아동이다. 이들은 좀처럼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가 하면, 안정감 없이 늘 불안해한다. 이런 아동은 이미 심리 상태에 문제를 보이는 것이므로, 신경을 기울여 양육해야 한다.

이런 난폭성은 그대로 방치하면 자아의 황폐화를 가져오므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폭력성이 많은 아동은 정서가 안정되지 못한 아동, 공격성을 자주 드러내는 아동,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폭력성이 많은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분노가 표출되는 상태

폭력성이 많은 아이들은 자기의 내면에 있는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일 수 있다. 부모는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욕구불만이 내면에서 분노로 변해버린 경우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난폭성이 있는 행동으로 그것을 표현하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조심해야 할 것은 감정적이며, 소박하지 못한 유형의 난폭성이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친구를 때린다든가, 여자아이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골려 준다.

혹은 평소에 얌전하던 아이가 화가 나면 닥치는 대로 물건을 던지고 물어뜯고 그 노여움을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경우이다. 나아가 행동이 과격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조심성이 요구된다.

화가 나면 안색까지 변해 경련을 일으킨 것처럼 되어서 날뛰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때는 서둘러 전문가에게 의논해야 한다. 이는 간질증세 등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위 발작적인 난폭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실은 상처받기 쉽고, 자기 방어를 위해 난폭이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때 난폭의 두 가지 유형, 즉 에너지가 넘쳐서 하는 난폭이냐, 아니면 감정의 왜곡으로 그런 것이냐를 구별해야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경우는 아이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지만, 감정의 왜곡은 반드시 심각한 소외를 유발할 것이다. 이는 청년기의 비행과도 연결되는 만큼 아동기에 올바른 처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애정결핍 상태

애정결핍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신하는 측면이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존재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다. 이런 존재에의 불신은 물론 긍정적 에너지의 결여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우리는 애정의 결핍이라고 한다.

아동의 존재에의 불신은 심리학적으로 비난이나 책임감의 내사로부터 기인된다. 아동에게는 작은 비난이 존재의 위축을 초래한다. 비난은 그것이 아무리 작아도 아동의 존재를 끝내 박탈하고야 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동의 박탈감은 흔히 자신이나 어머니 혹은 부모 모두에게 연결되어 경험되는 편이다. 이로써 아동은 무모한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아동이 자신의 박탈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침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박탈의 근본적 원인이 아동에게는 없지만, 아동이 그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될 경우 침울해지는 것이다. 자신이 아니라 외부의 대상에게로 미루거나 투사한다면 대상을 의심하는 편집적 경향을 발달시키게 될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러한 침울 증상은 대개 나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 감정에 대한 죄책감과 가책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나쁜 어머니’라는 개념은 아동이 생각하는 대상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의 측면을 의미한다.

이런 우울증상에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인 감정은 심한 경우 좋은 어머니도 손상시킨다는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기까지 하다.

3. 자기방어적 측면

폭력성이 많은 아이들은 어느 정도 자기방어적 측면이 없지 않다. 물론 이 방어성이 지나치다는데 문제다. 조금만 자극적이어도 이를 참지 못하고 과격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과잉적으로 반응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부모가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는 때부터일 것이다.

이처럼 부모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자신도 모르게 방어적이 되고 만다. 다시 말해 아이를 과격하고 충동적이게 만든 장본인은 부모다.

부모가 아이의 태도를 수용하고 존재를 인정했다면, 아이의 행동은 부드러워졌을 것이다. 이런 과잉 반응이 아동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측면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아이에 대한 꾸중보다는 부모의 대응이 중요시된다.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행동으로 지나치게 잘잘못을 가리려 하는 태도보다는, 아이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자아정체감은 개인의 역사 산물이며, 동시에 현재를 가치 있게 하는 유기체의 미화 작업인 것이다.

또한 미래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로서 유기체의 주체이다. 즉 성격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자아 구조의 기능이다.

따라서 자아 정체감이란 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해 내리는 정의와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자신을 보는 안정된 시간이면서 개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시기의 자아 정체감은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가족,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폭력성이 많은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